쿠보 다케후사(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쿠보 다케후사(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최근 일본인 선수 쿠보 다케후사(18)가 당한 인종차별적 행위에 라리가 사무국이 어이없는 답변을 내놨다.

쿠보의 소속팀 레알 마요르카는 지난 2월 9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RCDE 스타디움에서 열린 RCD 에스파뇰과의 2019-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쿠보는 후반 20분 살도르 세비야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돼 25분 가량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쿠보는 소속팀의 체력 코치 다니 파스토로 코치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파스토로 코치는 교체 투입을 위해 몸을 풀던 쿠보를 부르며 양쪽 눈을 찢었다. 이는 동양인의 작은 눈을 비하하는 대표적 인종차별 행위다.

그러나 사건 이후 마요르카 구단은 이와 관련한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다. 라리가 사무국 역시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매체 'CNN'은 13일 사무국에 직접 인터뷰를 요청해 "라리가는 이런 제스처가 인종차별의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무국은 이어 "다른 의도 없이 선수에게 워밍업을 하라고 부르는 방법일 뿐"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최근 축구계는 인종차별 행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손흥민의 동료, 델리 알리는 동양인 남성을 동의 없이 촬영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농담의 소재로 삼았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알리를 향한 징계 수위를 고민하고 있다.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구호를 외친 한 본머스 팬은 평생 홈구장 출입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영국에 비해 이탈리아,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부족한 인식과 경각심을 보여왔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로 무대를 옮긴 로멜루 루카쿠 역시 수 차례 관중들의 원숭이 소리 구호를 들었지만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손을 놓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인종차별 행위와 관련해 '인종, 피부색, 민족에 따른 불필요한 언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명목화해 처벌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도상현 기자 shdo@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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