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류현진(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 엠스플뉴스에서는 2019 MLB 전반기 코리안리거들의 활약상을 결산하는 '최고의 순간' 시리즈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그 1편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입니다.

[엠스플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의 2019시즌 전반기는 그야말로 화려했다. 개막전 선발승은 시작에 불과했다. 5월엔 평균자책 0.59의 압도적 성적으로 이달의 투수로 우뚝 섰고 전반기 막바지엔 올스타전 선발 등판이라는 쾌거까지 이뤘다. 처음부터 끝까지 흠잡을 곳이 없었다.

사실 2015년 어깨 수술 당시만 해도 류현진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선수가 예전 기량을 되찾을 확률은 고작 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류현진의 선수 생활이 '이대로 끝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모두가 '끝'을 얘기했지만, 류현진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힘든 재활 속에도 새로운 구종을 연마하며 자신을 갈고닦았다. '감'에만 의존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공부하는 투수'로 거듭났다.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온 후엔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해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투수"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기에 이르렀다.

2019년 전반기는 류현진이 정상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가 남긴 굵직한 발자취를 영상을 통해 되짚어봤다.

1. 류현진, 한국인 투수 두 번째로 개막전 선발 낙점

시즌 초반 다저스 선발진은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 그리고 리치 힐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게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겼고, 류현진은 6이닝 8K 1실점 호투로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2. 아찔했던 사타구니 부상, 다시 일어선 류현진

개막 첫 2경기에서 연달아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4월 9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선 부상 암초를 만났다.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을 느껴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이 지난해 다친 곳과 비슷한 부위를 다치자 팬들 사이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다행히 류현진은 4월 20일 다시 빅리그 무대로 복귀했고 26일엔 피츠버그를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제압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3. 화려한 5월, 이달의 투수로 우뚝

5월 첫 경기에서 8이닝 1실점 역투를 선보인 류현진은 8일 애틀랜타전에선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신고하는 기염을 토했다. 9이닝 동안 던진 투구수는 단 93개. 미국 매체들이 류현진을 ‘컨트롤 아티스트’ 매덕스와 비견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로버츠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호투 퍼레이드를 이어간 류현진은 5월 한 달간 평균자책 0.59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거뒀다. 감독으로부터 "달에서도 잘 던질 투수"라는 호평까지 받은 류현진은 박찬호 이후 한국인 두 번째로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누렸다.

4. 6월 지독했던 ‘아홉수’ 그리고 쿠어스필드

6월 4일 애리조나전에서 가볍게 9승을 챙긴 류현진은 이후 지독한 ‘아홉수 징크스'에 시달렸다. 11일 에인절스전엔 불펜 방화로 승리를 날렸고 17일, 23일엔 내야진의 실책성 수비에 울었다. 29일엔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쿠어스필드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제구가 평소에 비해 흔들렸고 홈런이 되지 않을법한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등 여러모로 힘든 하루를 보냈다.

5. 아홉수 끝. 화려한 전반기 마무리

올스타전 투수 명단이 공개된 7월 1일. 내셔널리그 올스타팀 지휘봉을 잡는 로버츠 감독은 곧바로 류현진을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미국 매체들은 '보통 올스타전 전날에 선발투수가 공개되는 걸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라며 발표 시점에 대해 놀라워하기도 했다.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를 이룬 류현진은 6이닝 5K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vs SD)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시즌 10승과 통산 50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도 잡았다. 한 경기에 3볼넷을 내준 점은 옥에 티. LA 타임스는 "3볼넷을 내준 건 류현진답진 않았지만, 여전히 그리고 충분히 효율적이었다"며 류현진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되돌아봤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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