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소토(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후안 소토(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워싱턴 내셔널스가 드디어 ‘가을야구’ 1라운드 탈락 악몽을 지웠다. 2년 차 ‘신예’ 후안 소토(20·워싱턴 내셔널스)가 8회 역전승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워싱턴은 2일(한국시간)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단판전서 8회 석 점을 뽑아 짜릿한 4-3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워싱턴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에서 LA 다저스와 맞붙게 됐다.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소토는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첫 세 타석엔 무안타 침묵을 지켰고 4회 수비에선 ‘만세’를 불러 에릭 테임즈의 타구를 2루타로 둔갑시키는 실책성 플레이까지 저질렀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말처럼 8회 소토에게 만회 찬스가 찾아왔다. 팀이 1-3으로 뒤진 8회 2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것. 소토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밀워키의 끝판왕 조시 헤이더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 손맛을 봤다.

여기에 상대방의 수비 실책까지 겹쳤다.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대신해 우익수로 나선 ‘루키’ 트렌트 그리샴이 소토의 타구를 뒤로 흘리고 만 것. 그사이 앤서니 렌던은 3루를 돌아 4-3을 달아나는 역전 득점을 올렸다. 소토가 2루를 지나쳐 오버런하다 태그 아웃된 건 옥에 티.

짜릿한 반전 드라마를 연출한 워싱턴은 네 차례(12·14·16·17)나 계속됐던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 아픔을 씻었다. 참고로 내셔널스가 한 경기에 모든 것이 걸린 ‘위너 테이크 올(승자독식)’ 경기에서 승리한 건 1981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워싱턴 전신) 시절 이후 처음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을 찾은 소토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헤이더를 상대로 어떤 접근법을 가져갔는지를 묻자 "그가 곤경에 처한 걸 알았다. 속구와 슬라이더로 나를 윽박지르리라 생각했다. 그저 공을 맞혀 중간 담장 쪽으로 안타를 치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토는 우익수 실책 때 '오버런'으로 아웃된 장면을 묻는 말엔 "그들이 (홈이 아닌) 3루를 향해 공을 던지도록 하고 싶었다. 거기서 런다운에 걸려 역전 득점을 올리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추가 득점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버런'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승장’ 데이브 마르티네즈 워싱턴 감독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소토의 활약에 관해 묻는 말에 “그는 늘 이랬다. 우리 팀원들은 끈질긴 이들이고 소토도 그들 중 한 명”이라며 “소토는 중요한 순간을 즐긴다. 그리고 거기가 승부처였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