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에 들어선 구대성(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타석에 들어선 구대성(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1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는 구대성(51)의 2루타를 잊지 않고 있다.

'MLB.com'은 5월 21일(이하 한국시간) "15년 전인 2005년 5월 21일, 구대성은 메츠의 전설이 됐다"라며 당시 뉴욕 메츠 소속이던 구대성이 '빅 유닛' 랜디 존슨에게 2루타를 뽑아내고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득점을 올린 장면을 조명했다.

36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구대성은 2005년 5월 21일 셰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서브웨이 시리즈'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7회말 타석에 등장한 구대성은 존슨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내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했다.

구대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음 타자 호세 레이에스가 희생번트를 대는 사이 홈에 아무도 없는 것을 발견한 구대성은 홈까지 파고들었다. 느린 화면상으로는 아웃으로 보였지만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투수' 구대성이 타자로 만들어 낸 최고의 장면이었다.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선보이는 구대성(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선보이는 구대성(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당시 구대성은 메이저리그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이전에 있었던 첫 타석에서 구대성은 타자석 제일 바깥에 멀찍이 서서 루킹 삼진을 당했다. 그래서 팀 동료 아무도 안타를 기대하지 않았다. 매체는 "마이크 피아자는 "구대성이 안타를 치면 자선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며 누구도 기대하지 않은 장면을 만들어냈다고 소개했다.

구대성의 2루타는 상대가 존슨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놀랐던 장면이었다. 존슨은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199를 기록할 정도로 좌타자에게 강했다. 거기다가 통산 투수 상대로는 피안타율이 0.106밖에 되지 않았다. 랜디존슨에게 장타를 뽑아낼 확률은 2%밖에 안 됐다. 팀 동료였던 데이비드 라이트는 2018년 인터뷰에서 "그 상황에서 랜디 존슨에게 안타를 기록할 확률? 꽤나 희박할걸?"이라며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매체는 구대성이 2루에서 홈까지 바로 파고든 상황도 흔치 않은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2000년부터 20시즌 동안 주자 2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성공한 횟수는 4915번, 이 상황에서 구대성처럼 홈까지 파고든 것은 고작 6번에 불과했다. 'MLB.com'은 팀 동료들이 "충격받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구대성 본인은 "난 충분히 홈까지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확신에 찼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구대성은 2005년 메츠에서 3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6홀드,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이후 해외 도전을 포기하고 2006년 한화 이글스로 돌아왔다.

양정웅 기자 dooge2080@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