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롤디스 채프먼과 대화를 나누는 조 매든 감독(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아롤디스 채프먼과 대화를 나누는 조 매든 감독(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조 매든 현 LA 에인절스 감독은 2016년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겨 명실상부한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108년 묵은 염소의 저주를 깬 매든 감독에게도 '이러지 말 걸'하고 후회되는 일이 있다.

미국 ‘NBC 스포츠’는 5월 28일(한국시간) 자사 스포츠 캐스터 밥 코스타스가 진행하는 라이브 스트림 방송을 인용해 “매든 감독이 '2016년 월드시리즈 6차전 당시 아롤디스 채프먼을 9회엔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2016년 11월 2일에 벌어진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6차전. 7-2로 앞선 7회 2사 1, 2루에 매든 감독은 컵스의 마무리 채프먼을 마운드로 호출했다. 채프먼은 7, 8회를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기대에 부응했고, 9회 초엔 앤서니 리조가 투런 홈런을 터뜨려 격차를 9-2로 벌렸다.

사실상 경기가 컵스 쪽으로 기운 상황. 하지만 매든 감독은 9회 말에도 채프먼을 마운드에 올렸고 그는 첫 타자를 볼넷으로 보낸 뒤에야 다른 불펜투수에게 바통을 넘길 수 있었다. 이에 '5차전에서 공 42개를 던진 채프먼을 굳이 9회에도 올려야 했나'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것이 문제였을까. 채프먼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선 거하게 불을 질렀다. 3점 차로 앞선 8회 말 2사 1루에 브랜든 가이어에게 적시타, 라자이 데이비스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 컵스가 연장 승부 끝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둬 채프먼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진 않았으나, 매든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쓸데없이 혹사했다는 지적을 피하진 못했다.

매든 감독도 당시 판단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채프먼을 9회에 투입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다. 리조가 홈런을 쳐 7점 차로 벌어졌는데, 6차전의 결정적인 순간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채프먼을 불펜으로 되돌려보내 팀을 패배로 몰아넣고 싶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매든 감독은 “당신이 월드시리즈에서 감독을 맡으면 누구를 기용하고 싶으냐”고 되물은 뒤 "어떤 상황이든 다른 불펜투수보다 ‘피곤한 채프먼’을 더 선호할 것 같다”며 “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똑같은 일을 반복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단, 한 가지는 예외다.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채프먼을 9회에 투입해 공 5개를 던지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시점보다 더 일찍 다른 불펜투수를 투입했을 것”이라며 “그게 내가 (2016 월드시리즈에서 범한) 가장 큰 실수”라고 털어놨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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