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다저스 시절 댄 해런(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2014년 다저스 시절 댄 해런(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올해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이하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는 단 한 선수도 입성 기준점인 75%를 넘지 못했다.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은 이제 내년 한 번의 기회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이슈가 된 선수에 묻혔지만 올해 명예의 전당 투표지에 처음 이름을 올린 11명의 선수 중에서는 마크 벌리, 토리 헌터와 팀 허드슨을 제외하면 모두 5%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즉, 이 선수들은 내년부터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빠지게 된다. 8명의 탈락자 중에서 한 표도 받지 못한 선수도 5명이나 된다.

선수 개인에게는 굴욕일 수도 있는 이런 상황을 재치있게 넘긴 사람이 있다. 2014년 LA 다저스에서 뛰며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댄 해런(41)은 올해 명예의 전당 투표에 처음으로 입후보했다.

해런은 통산 153승을 거두며 3차례 올스타에도 선정된 선수다. 그러나 2015년 은퇴 후 올해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 투표에 이름을 올린 해런은 한 표도 얻지 못하고 탈락했다.

(사진=댄 해런 트위터)
(사진=댄 해런 트위터)

투표 결과가 발표된 1월 27일(한국시간) 해런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트위터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나는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선택받지 못했다"라고 말한 해런은 엉뚱한 말을 덧붙였다.

해런은 "그들은 내가 내년 후보에서 빠진다고 말하겠지. 하지만 나는 내년 투표에서 빠지겠다고 스스로 결정했다는 걸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투표로 인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본인을 탈락시켰다는 농담을 하며 아픔(?)을 달랜 것이다.

해런은 자신의 SNS를 통해 재치 있는 말을 자주 남기곤 한다. 자기소개란에도 해런은 "나는 88마일(약 141.6km/h)을 던졌고... 은퇴했지"라는 문구를 남기며 자기비하적 유머를 보여줬다.

(사진=짐 애보트 트위터)
(사진=짐 애보트 트위터)

이번 명예의 전당 투표를 두고 멘트를 남긴 은퇴선수는 또 있다. '조막손 투수'로 유명한 짐 애보트는 같은 날 SNS에 "혹시 (명예의 전당 투표지에) 공석이 생기면 내 이름을 다시 넣어줘"라는 말을 남겼다. 애보트는 2005년 투표에서 2.5%의 득표율을 얻어 탈락했다.

애보트는 왜 이런 말을 남겼을까. 이날 명예의 전당 9번째 도전에 실패한 커트 실링이 "내년에는 투표지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라는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보트가 다시 후보에 오를 일은 없지만 현 상황에 맞춘 농담을 선보인 것이다.

양정웅 기자 dooge208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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