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실링(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커트 실링(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자신을 명예의 전당 후보에서 빼달라고 요구한 커트 실링(55)에 대해 투표권을 가진 당사자들이 반대에 나섰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1월 28일(이하 한국시간) 성명문을 발표하고 전날 있었던 실링의 명예의 전당 후보자 제외 요청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실링은 올해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가 나오자 성명문을 발표하고 "명예의 전당 투표 마지막 해에 참여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를 실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베테랑 위원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라는 말로 사실상 기자들의 투표를 거부했다.

BBWAA는 성명문에서 "실링의 후보 제외 요구는 명예의 전당 회칙에 위배된다"라고 주장했다. 명예의 전당 회칙에는 '전년도 투표에서 최소 5%의 득표율을 올렸거나 명예의 전당 심사위원 6명 중 2명 이상의 지명을 받은 선수'를 당해 입후보자로 명시했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실링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BBWAA는 "명예의 전당은 1936년부터 BBWAA를 유권자로 지정했다. 우리 협회는 85년 동안 규칙을 지켜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규칙은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예의 전당 이사회 측에 실링의 요구를 거절할 것을 요구했다.

실링은 올해 명예의 전당 9번째 도전에서 71.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올해도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했다. 이제 기회가 한 번밖에 남지 않았지만 잦은 구설로 인해 내년에도 투표율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실링이 이른바 '명예로운 죽음'을 택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만약 실링이 이번에 입성했다면 과연 이를 거절하거나 어제 같은 성명문을 발표했겠는가"라고 말하며 사실상 탈락이 확실해진 실링이 자신을 '희생자'로 만들기 위해 이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정웅 기자 dooge208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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