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세 번째 이물질 검사를 받는 슈어저(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4회 세 번째 이물질 검사를 받는 슈어저(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베테랑 투수도 잦은 이물질 검사에는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슈어저(37) 이야기다.

슈어저는 6월 23일(이하 한국시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등판인 1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부상으로 1이닝만 던진 후 11일 만에 가진 복귀전이었다.

지난 22일부터 메이저리그의 이물질을 이용한 부정투구 단속이 강화된 후 첫 등판에 나선 슈어저는 1회 말 등판을 마친 후 심판진의 검사를 받았다. 다소 불만 섞인 표정이었지만 일상적인 검사였기에 슈어저도 순순히 응했다.

그런데 슈어저는 3회 말 브라이스 하퍼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낸 후 다시 '허수아비'가 됐다. 심판진이 다시 한 번 이물질 검사를 요청한 것이다. 모자를 벗은 슈어저는 양 팔을 옆으로 벌리며 이물질 사용은 없었다는 듯 검사에 임했다.

벨트를 풀고 있는 슈어저(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벨트를 풀고 있는 슈어저(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여기까지도 넘어갈 수 있었다. 슈어저를 화나게 한 것은 4회에 일어난 일 때문이었다. 4회 말 알렉 봄을 삼진 처리한 후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감독이 심판진에게 무언가를 어필했다. 이후 4심이 모였고 슈어저에게 다시 한 번 이물질 검사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헛웃음을 지은 슈어저는 바지의 벨트까지 풀면서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심판진이 오히려 슈어저를 말리기도 했다. 이에 지지 않고 지라디 감독은 머리까지 검사하라는 동작을 취했고, 슈어저는 머리를 보여주며 자신은 이물질을 바르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 역시 슈어저를 옹호하며 심판진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슈어저도 참지 않았다. 슈어저는 5회 말 투구를 마친 뒤 필라델피아 벤치를 향해 몇 마디를 던졌다. 이에 지라디 감독도 벤치를 박차고 나와 강한 분노를 드러냈고, 슈어저는 지라디 감독을 향해 모자와 글러브를 보여주며 조롱했다.. 결국 지라디 감독은 퇴장 조치를 당했다.

그 동안 이물질을 이용한 부정투구를 사실상 방관했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 시즌부터 집중 단속에 나섰다. 이에 많은 투수들이 불만을 드러낸 가운데 결국 팀 간의 갈등으로까지 이어지는 사태가 일어나게 됐다.

양정웅 기자 dooge208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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