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2020.11.25

LIVE SCORES

이전으로 다음으로

[이현우의 MLB+] 로이 할러데이, 고통과 싸웠던 삶

  • 기사입력 2020.05.28 21:00:02   |   최종수정 2020.05.28 20:09:19
  • 카카오  페이스북  트위터 

로이 할러데이(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로이 할러데이(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지난 2017년 11월, 양대 리그 사이영상 투수이자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던 로이 할러데이가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대투수의 허무한 마지막에 메이저리그는 충격에 휩싸였고 그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현역 시절 몸담았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그의 등번호를 영구결번으로 지정했고, 할러데이는 2019년 첫 번째 투표에서 85.4%의 득표율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면서 경력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 뒤, 할러데이에 관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4월 AP 통신은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017년 11월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로이 할러데이가 약물을 과다 복용한 상태에서 곡예비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할러데이의 몸에선 졸피뎀(수면제), 암페타민(각성제), 하이드로모르폰(마약성 진통제), 플루옥세틴(항우울제), 바클로펜(근육 이완제) 등이 검출됐다.

 

그의 죽음을 애도했던 팬들에게 허망함을 안겨준 소식이었다. 그 후 7개월이 지난 28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아내 브랜디 할러데이를 비롯한 주변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화려한 무대 뒤 할러데이의 불행했던 삶을 다시 한번 조명했다.

 

 

 

할러데이는 전성기였던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연평균 17승 8패 219이닝 170탈삼진 평균자책점 2.97 WAR 6.3승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던 투수다. 이 기간 할러데이는 사이영 투표 5위 안에 6차례나 들었고, 그중 2번(2003, 2010)은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현역 시절 할러데이는 정교한 제구력과 강력한 구위를 모두 갖춘 투수였다.

 

그런 그의 가장 큰 장점을 하나만 뽑자면 단연 '완투 능력'이었다. 할러데이는 2002년부터 2011년까지 63번 완투를 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두 번째로 많은 완투를 한 CC 사바시아(33완투)보다 거의 2배 가까이 많은 기록이다. 이에 따라 할러데이는 투수 분업화가 자리 잡은 현대 야구에서 '마지막 완투형 에이스'라고 불렸다.

 

하지만 그를 향한 기대 속에서 할러데이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할러데이는 토론토 시절부터 등판 전날마다 구토하고 진정제에 의지해 잠을 청하는 등 불안 증세를 보였다. 아내 브랜디에 따르면 할러데이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는 것에 대해 극도로 두려움을 느끼는 등 사회 불안 증세를 보였다. 그렇게 내성적이었던 그는 프로 진출 후에도 미디어와의 인터뷰와 팬들의 반응을 두려워했다.

 

이런 할러데이의 불안 증세는 거액의 계약을 맺고 당시 월드시리즈에 연달아 진출하던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후 더 강해졌고, 자연스레 무리하는 일이 많아졌다.

 

할러데이의 통산 성적(자료=팬그래프닷컴) 할러데이의 통산 성적(자료=팬그래프닷컴)

 

할러데이는 2010년 샌프란시스코와의 NLCS 5차전에서 1회 투구 도중 사타구니 부상을 입었으나 이를 참고 6회까지 버텼다. 한편, 2011년 세인트루이스와의 NLDS 5차전에서는 경기 초반 허리 통증을 느꼈지만, 이를 참고 8회 교체되기 전까지 126구를 던졌다. 경기 후 할러데이는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바닥에 쓰러져 엎드린 채로 10분 넘게 일어나지 못했다.

 

이듬해인 2012년 스프링캠프부터 할러데이는 통증을 없애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기 시작했다. 그해 겨울 할러데이는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며 침대에서 떨고 땀을 흘렸는데 브랜디가 병원에 가보자고 하자, 그때서야 아내에게 진통제 중독과 그에 따른 금단 증세를 알렸다. 그렇게 할러데이는 3주 가까이 침대에 누워 지내며 금단 증세와 싸웠다.

 

아내 브랜디에 따르면 그 후로도 몇 달 동안 할러데이는 차에 타거나, 침대에서 일어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신체 기능이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할러데이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3년 5월, 그는 웃자란 뼈를 다듬고 손상된 관절와순과 회전근개를 치료하는 수술을 받은 후 시즌 후반 복귀해 6경기를 더 던지고 은퇴했다.

 

하지만 당시 필라델피아 팀 동료들의 증언에 의하면 수술에서 복귀한 할러데이는 이전과 달라져 있었다.

 

2010년 필라델피아 선발진. 좌측부터 콜 해멀스, 로이 할러데이, 로이 오스왈트, 카일 켄드릭, 제이미 모이어 순이다. 여기에 2011시즌 클리프 리가 합류하면서 할러데이-클리프리-오스왈트-해멀스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가 결성됐다(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0년 필라델피아 선발진. 좌측부터 콜 해멀스, 로이 할러데이, 로이 오스왈트, 카일 켄드릭, 제이미 모이어 순이다. 여기에 2011시즌 클리프 리가 합류하면서 할러데이-클리프리-오스왈트-해멀스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가 결성됐다(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복귀한 할러데이는 때때로 멍한 표정을 짓거나 쉽게 땀을 흘리고 말투가 어눌했다. 그와 절친했던 카일 켄드릭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할러데이는 아팠고 기분이 나아지려고 노력했다. 보는 게 끔찍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그해 10월, 그의 상태를 염려한 아내 브랜디는 할러데이가 약물 중독 치료를 받도록 권했다.

 

그리고 12월 10일, 할러데이는 기자회견을 갖고 메이저리그에서 공식 은퇴했다. 

 

은퇴 후 할러데이는 친한 친구였던 스티브 트랙스에게 전화를 걸어 "정상적인 삶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18년 만에 프로야구를 떠난 할러데이는 새로운 삶에 적응하지 못했고, 몸무게가 300파운드(약 136kg)까지 늘어났다. 그런 그가 활력을 찾은 것은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지만, 계약 조항 때문에 현역 시절엔 못했던 비행기 조종에 빠지면서부터다.

 

아내 브랜디는 할러데이의 약물 중독 경력을 우려해 비행기 조정을 말렸지만, 그에게 새로 열정을 쏟을만한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취미를 지원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끔찍한 선택이 됐다. 

 

ESPN이 할러데이의 부검을 한 4명의 의료 검사관과 인터뷰를 한 바에 따르면 그의 죽음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 우선 할러데이의 혈액에서 검출된 약물의 양은 실제 충돌 당시보다 훨씬 높게 측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사망자의 신체 한 부위에서 채취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부위에서 채취한 결과와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할러데이의 아내 브랜디(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할러데이의 아내 브랜디(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실제로 할러데이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약물 중독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은퇴 후 할러데이는 매주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으며, 2017년 초에는 아들들이 뛰는 야구팀에서 투수 코치로 일할 정도로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사고 당시 할러데이가 약물을 복용했고, 위험한 비행을 한 사실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말이다.

 

할러데이는 토론토 시절부터 지역 사회 봉사에 앞장섰다. 팀 내 복지재단에 매년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고, 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와 가족들을 초청했다. 또한, 팀 동료들과의 관계도 원만했고, 시즌 중에는 새벽 다섯 시에 훈련장에 출근할 정도로 누구보다도 성실한 선수였다. 단지, 부상의 고통에서 비롯된 약물 중독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아내 브랜디는 "그의 의도는 약을 복용하는 게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그가 원했던 것이 뭔지 알고 있다. 단지 그는 할 수 없었을 뿐이다. 그게 가장 날 가슴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 잘봤어요 0
  • 화나네요 0
  • 팬이에요 0
  • 후속기사 원해요 0
    • 새로고침
    • 도움말
      Best 댓글
      공감 투표 비율이 높은 댓글입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공감수가 증가하거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경우, 예고없이 제외 될 수 있습니다. 레이어 닫기

    news

    더보기

    video

    더보기
    그랜드파이널 배너
    스페셜 팩 홍보배너

    hot 포토

    더보기
    김태리, 캐주얼부터 우아함까지...다채로운 매력의 화보 공개
    [줌 in 포토+] 피트니스 ‘퀸’ 신다원 ‘맥스큐’ 12월호 표지 선공개…..
    '두산 치어리더' 박소진, "두산 승리를 향해 다같이 워워워~"
    [줌 in 포토+] 시선 ‘강탈’, 맥스큐 백성혜-박은혜 2021 시크릿 캘..
    [M+현장] '승리 요정' 오마이걸 유아, 시구 도우미 철웅이 껴안은 ..
    '역시 센터 of 센터' 김연정, 원톱 치어리더의 화려한 군무
    [줌 in 포토+] 평범한 회사원에서 모델이 되기까지, 회사원 혜린의 ..
    [줌 in 포토+] '서울대 출신 미녀 변호사' 송서윤, 머슬마니아를 홀..
    [줌 in 포토+] 레이싱모델 도유리, 미맥콘 최종 3위로 현역 모델의 ..
    [M+현장] 송하윤, 올블랙 패션으로 물들인 '로코 여신' (제발 그 남..
    KBO리그포스트시즌이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