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 지명받은 '즉시 전력감' 우완투수 김선기(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넥센 히어로즈에 지명받은 '즉시 전력감' 우완투수 김선기(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엠스플뉴스]

l KBO리그에 입성하기까지 오랜 길을 돌아온 느림보가 있다. KBO 신인 2차 지명회의 '최고령 참가자' 김선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경험으로 무장한 김선기는 '즉시 전력감'이란 평가를 받으며, 1라운드 8순위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다.

넥센 히어로즈의 선택은 ‘즉시 전력감’ 우완투수 김선기였다.

김선기는 9월 11일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2018 KBO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1라운드 8순위로 넥센의 부름을 받았다. 김선기는 아이처럼 활짝 웃으며 넥센 유니폼을 받아들었다.

넥센 고형욱 단장은 “즉시 전력감과 장래성이 있는 선수를 두고 누굴 뽑을지 고민했다. 결국, 당장 활용 가능한 우완투수 김선기를 지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 단장은 “특히 김선기가 던지는 슬라이더는 프로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선기는 ‘국외 유턴파’ 우완투수다. 2010년 세광고를 졸업한 김선기는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김선기는 미국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15년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하며 국내로 복귀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19경기 등판 5승 6패 평균자책 4.08을 기록한 김선기다.

이제 김선기는 넥센 히어로즈 신인으로 KBO리그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KBO리그 입성까지 참 먼 길을 돌아온 '즉시 전력감' 김선기를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솔직담백 김선기 “넥센행? 전혀 예상 못했다”

신인지명회의가 끝난 이후 이승헌-이승관과 함께 공식 인터뷰에 참석한 김선기(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신인지명회의가 끝난 이후 이승헌-이승관과 함께 공식 인터뷰에 참석한 김선기(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지명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내 팀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정말 홀가분한 기분이에요.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과 상무 박치왕 감독님께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제 나이가 제일 많더라고요. 늦은 출발인 만큼, 더욱 절실하게 해보겠습니다.

넥센에 지명될 걸 예상했나요?

전혀 예상 못했어요(웃음). 제 생각보단 낮은 순위에서 지명됐는데요. 그래도 넥센이란 좋은 팀을 만나서 그런지 전혀 실망스럽지 않습니다.

넥센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있다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야구하는 팀’이란 게 떠올라요. 저 역시 미국에서 5년 동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야구를 했기 때문에, 넥센과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넥센은 메이저리그식으로 팀을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익숙함이 왠지 제 마음을 편하게 해요.

넥센에 친한 동료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상무에 같이 복무중인 문성현이랑 친해요. 양 훈이랑도 친합니다. 이제 앞으로 많은 선수와 친하게 지내며 즐겁게 야구하겠습니다(웃음).

그래도 고척 스카이돔에서 뛰는 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름에 덥지 않으니까요(웃음).

제가 더위를 많이 타는 편입니다. 시원한 돔구장에서 경기하면 훨씬 좋죠(웃음). 넥센 유니폼을 입고 고척 스카이돔에서 뛸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꾸준한 선발투수가 되겠습니다”

“꾸준한 선발투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힌 넥센 히어로즈 신인 김선기(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꾸준한 선발투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힌 넥센 히어로즈 신인 김선기(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2017년 3월 2일 '한국 WBC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4이닝 1실점 호투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 날 몸 상태가 최상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자신 있게 내 공 던지자’고 생각한 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연습경기를 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과 겨루는 경기는 처음이었거든요. 꼭 이기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어요.

상무에서 2년간 한국의 퓨처스리그를 경험했습니다. 미국의 마이너리그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야구 쪽에선 큰 차이를 못 느꼈습니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은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요. 마이너리그에선 언어가 통하지 않아 가장 힘들었습니다. 한국은 ‘언어 장벽’을 느낄 일이 없으니 훨씬 좋았던 것 같아요.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생활했던 동료 가운데, 현역 메이저리거가 있습니까?

저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제 친구들은 많이 갔습니다(웃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케텔 마르테, 시애틀 매리너스 제임스 팩스턴, LA 다저스 크리스 테일러 등이 저와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선수입니다.

상무에 있는 기간 동안 다른 ‘국외 유턴파’에게 조언을 들은 적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롯데 자이언츠 나경민하고 친하거든요. 경민이가 “(상무에서) 야구하면서 기다리면 좋은 결과 있을 거야”라고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오늘 그 '좋은 결과'를 받아든 것 같아 기쁩니다(웃음).

오늘 육군 근무복을 입고 왔는데, 전역은 언제 하나요?

(활짝 웃으며) 9월 20일에 합니다. 군 생활을 마쳐가니, 마음에 안정감이 생기는 기분이에요. 이 안정감을 마운드로 그대로 이어가 ‘꾸준한 선발투수’가 되겠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야구에 집중하면서 내년 시즌을 바라보겠습니다. ‘즉시 전력감’이란 평가를 마운드 위에서 실현하는 김선기가 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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