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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나 홀로 시즌’ 노경은 “최고 146km/h, 내일 당장 등판 가능”

  • 기사입력 2019.07.31 17:03:55   |   최종수정 2019.07.31 17: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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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노경은, 현재 동의대에서 개인 훈련 중

-후반기 접어든 현재까지 'FA 미아' 신세

-정규시즌 일정에 맞춰 개인 훈련…속구 최고 구속 146km/h 기록

-“5월에 모 구단이 롯데에 '노경은의 선수생활 연장 돕고 싶다'고 밝혀. '보상 선수 대신 보상금으로 영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모 구단 요청에 롯데가 차일피일 답변 미루며 '없던 일' 됐다 

-“불러만 준다면 내일이라도 등판 가능” 노경은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노경은은 마음속에 쌓아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야구장을 향한다(사진=엠스플뉴스) 노경은은 마음속에 쌓아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야구장을 향한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부산]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노경은은 지금 혼자만의 고독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2019 KBO리그 페넌트레이스는 어느새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노경은은 여전히 소속팀 없는 ‘FA 미아’ 신세다.

 

2018시즌이 끝난 뒤 부푼 꿈을 안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신청했지만, 원소속팀 롯데와의 협상은 불발로 끝났다. 노경은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가치와 구단이 생각하는 선수의 가치가 달랐던 까닭이다.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사이 롯데는 협상 데드라인을 공표했다. 그리고 결론이 나지 않자 "노경은과의 추가 협상은 없다"고 못 박은 채 문을 닫았다.

 

노경은은 포기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자신을 불러줄 팀을 기다리면서 부산 동의대학교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을 계속했다. 

 

처음엔 한두 달이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나 홀로 훈련'은 석 달, 넉 달이 돼도 끝나지 않았다. 8월의 시작을 하루 앞둔 7월 31일에도 노경은은 여전히 혼자다.

 

노경은 “5일 로테이션 맞춰 훈련, 최고구속 146km/h 나와”

 

지난해 롯데 소속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좋은 활약을 펼친 노경은(사진=엠스플뉴스) 지난해 롯데 소속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좋은 활약을 펼친 노경은(사진=엠스플뉴스)

 

노경은은 매일 같은 시간 동의대 야구장에 나간다. 롯데나 다른 팀 연락을 기다리면서 계속 운동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만난 노경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노경은은 정규시즌 때와 똑같은 루틴으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시즌을 치르는 중이란 생각으로 훈련하고 있어요. 선발 로테이션에 맞춰 불펜 피칭도 하고, 라이브 피칭도 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120구까지 전력으로 던지기도 해요. 100구 피칭은 계속해서 하고 있고요. 노경은의 말이다.

 

어디에서 '노경은이 몸이 안 만들어진 상태라서 롯데가 영입을 안한다'고 했더라고요. 그거 보고 몸이 안 만들어진 선수가 어떻게 시속 146km 속구를 던질 수 있는지 되묻고 싶었어요. 줄곧 노경은의 투구를 옆에서 지켜봐왔던 아마추어 야구 관계자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하지만, 정작 노경은은 담담하기만 했다. 노경은은 “지난 시즌 좋았던 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팀에서 불러만 준다면, 다음날 던질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할 수 있다’고 대답할 정도로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솔직히 심적으로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도 제가 계속 공을 던지고,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이유는 팀에서 언제든 저를 불러줬을 때 바로 도움이 되고 싶어서에요. '몸을 만들 시간이 필요하다', '2군에서 몇 경기 뛰고 올라와야 한다'는 말이 안 나오게 하고 싶은 게 제 솔직한 바람입니다.

 

최근 동의대 스피드건으로 측정한 노경은의 속구 최고구속은 146km/h다. “지난해에 비해 스피드나 공의 힘이 떨어졌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아요.” 노경은의 말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노경은의 주관적인 느낌일 수 있다. 실전에서도 그만큼의 스피드가 꾸준히 나올지, 1군 타자들을 상대로 싸워서 이길 수 있을지, 치열하고 압박감 심한 실전에서 얼마만큼 버텨낼 수 있을지는 실제로 1군 마운드에 오르기 전엔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노경은이 여전히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공을 던지고 있단 점이다. 그가 있는 곳이 동의대 야구장 마운드건 사직야구장이건, 투수 노경은은 아직 살아있다.

 

“5월에 모 구단이 롯데에 노경은 영입 의사 밝혀. '보상 선수 대신 보상금으로 영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모 구단 요청에 롯데가 차일피일 답변 미루며 '없던 일' 됐다."  

 

롯데 시절 노경은(사진=엠스플뉴스) 롯데 시절 노경은(사진=엠스플뉴스)

 

노경은은 담담하지만, 5일마다 한 번씩 100구를 던지는 노경은의 노력은 자칫 ‘헛수고’로 끝날 수 있다. KBO 규약상 원소속팀 롯데가 손을 내밀지 않으면 노경은의 프로 무대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FA 보상 규정’ 때문이다. 

 

KBO 규약 제172조 제1항전 소속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년(前年)도 연봉의 200% 금액 + 보상 선수 1명(영입구단의 보호 선수 20인 제외)이나 '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의 300% 금액'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세대교체가 트렌드인 최근 KBO리그에서 노경은처럼 주전급이지만, 슈퍼스타는 아닌 30대 중반 베테랑 영입을 위해 보상 선수를 내줄 구단은 없다. 원소속팀이 제시하는 조건에 눌러앉는 게 최선은 아닐지 몰라도 차악인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FA를 신청한 베테랑 선수의 절대다수는 처음엔 원소속팀의 제안에 강한 불만을 표하다가도, 나중엔 어쩔 수 없이 구단의 조건을 받아들인다. 이름만 ‘자유계약선수’지 실제로는 이적의 자유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셈이다. 

 

일부 선수와 구단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서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2018시즌을 앞두고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FA 자격을 얻은 채태인을 영입한 롯데, 2019시즌을 앞두고 키움에서 3루수 김민성을 데려온 LG 트윈스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소속팀이 선수의 미래를 생각해 ‘호의’를 베풀고, 다른 구단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롯데는 단호하다. 구단 고위층의 의사가 확고한 만큼, 앞으로도 입장이 바뀔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는 게 야구계의 중평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5월께 한 구단에서 롯데에 '노경은의 선수생활 연장을 돕고 싶다. 보상선수 대신 보상금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바로 노경은을 영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하지만, 롯데에서 차일피일 답변을 미루면서 결국 모 구단이 노경은 영입을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귀띔했다. 

 

우리도 노경은 영입을 고려한 적이 있다. 역시 전제는 보상 선수 대신 보상금이었다. 하지만, 롯데가 보상 선수 문제를 양보해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우린 절대 계약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팀에도 절대 보낼 수 없다'는 게 롯데 입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롯데 구단 최고위층이 노경은이 자신의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 여전히 분노해 있다는 소릴 듣고선 아예 롯데엔 노경은과 관련해 말도 꺼내지 않았다 같은 관계자의 얘기다. 

 

노경은은 이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말문을 굳게 닫았다.

 

노경은의 지인은 선수와 구단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야 할 프로야구선수협회가 회원인 노경은을 위해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며 선수협에 강한 불만을 토해냈다.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만들어진 게 선수협 아닙니까. (노)경은이가 도와달라고 했을 때 선수협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우리가 구단에 전화 걸어서 무슨 애길 합니까'였어요. 다른 곳에서 '선수협이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니까 그제야 마지 못해 롯데에 전화 한 통화 건 게 전부입니다.” 

 

KBO도, 구단도, 선수협도, 누구도 문제 해결을 위해 선뜻 나서지 않는 가운데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 주축 투수가 빠진 롯데는 현재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다. 노경은 영입에 나섰던 복수의 팀은 여전히 '롯데가 쓰지도 않을 노경은을 왜 저렇게 대할까'하는 의문을 품고 있다.

 

노경은은 오늘도 홀로 자신만의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관중도 없고, 동료도 없는 운동장에서 혼자 몸을 만들고, 5일마다 한번씩 공을 던지며 자신을 불러줄 구단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전화가 아니면 그저 깜빡이는 불빛만이라도, 신호가 오길 기다릴 뿐이다.

 

내일 당장이라도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돼 있습니다.노경은이 말했다. 오로지 다시 마운드에 오를 날만을 생각하며 운동하고 있습니다. 롯데 선수들과 팬들이 그립기도 해요. 베테랑으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후배들을 도와주는 역할도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게 너무 아쉬울 뿐입니다. 누가 뭐래도 아직 저는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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