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는 제라드 호잉(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7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는 제라드 호잉(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야구는 144경기라는 긴 시즌을 치른다. 처음에 못했을 때의 모습으로 판단하기보단, 시즌이 끝났을 때 성적을 보고 판단해줬으면 한다.”

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은 지난 시즌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활약했다. 홈런이면 홈런, 도루면 도루, 수비면 수비까지 모든 면에서 맹활약하며 한화의 전력을 크게 업그레이드했다. ‘호잉 이글스’란 말이 나올 정도로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호잉이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엔 타격감이 예년만 못했다. 4월까지 홈런 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9홈런)에 비해 장타 생산이 뚝 떨어졌고, 타율과 출루율 등 전체적인 타격 지표도 하락했다. 호잉이 주춤하면서 한화의 팀 성적도 하위권을 맴돌았다. 생각보다 부진이 길어지자 일각에선 ‘교체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교체설이 나올 때마다 한용덕 감독과 한화는 ‘호잉 교체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화의 믿음은 6월말부터 서서히 응답을 얻었다. 호잉은 6월 25일 NC전 4안타를 때려내며 반등 계기를 만든 뒤, 30일부터 7월 9일까지 8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는 중이다. 7월 7경기 25타수 14안타 2홈런 5타점. 7월 타율은 0.560에 장타율은 0.880에 달한다. 한때 0.260대로 떨어졌던 시즌 타율은 어느새 0.293로 올라 3할이 눈앞이다. 이제야 우리가 알던 호잉다운 모습이다.

7월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호잉은 시즌 초반 부진에 대해 “야구 시즌은 길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업앤다운이 있게 마련”이라고 밝혔다.

초반 타격 부진엔 ‘공인구 효과’도 한 몫을 했다. 올 시즌 KBO리그는 지난해까지 사용한 공보다 반발력이 크게 줄어든 공인구를 도입했다. 호잉은 이에 대해 “작년과 달리 홈런성 타구가 워닝트랙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더 세게 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공인구 적응을 마친 지금은 “홈런을 쳐야겠단 생각을 버리고 안타를 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호잉은 “며칠전 장종훈 수석코치와 실내타격장에서 기계볼을 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대화하면서 쓸데없는 생각이나 힘들었던 것들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최근 상승세의 비결을 설명했다.

시즌 초반 타격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호잉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여전했다. 공격적인 주루와 언제나 전력질주하는 자세도 돋보인다. 호잉은 “어릴 때부터 땅볼을 치든 어떤 타구를 치든 항상 전력질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어떻게든 베이스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항상 머리 속에 있다”고 했다.

끝으로 호잉은 “외국인 선수로서 KBO리그에서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며 “144경기라는 긴 시즌이 있다. 처음에 못했을 때 모습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시즌이 끝났을 때 성적을 보고 판단해줬으면 한다”며 남은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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