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7호 실책을 범한 김성현(사진=SK)
시즌 17호 실책을 범한 김성현(사진=SK)

[엠스플뉴스=인천]

바짝 잡아당긴 활시위처럼 팽팽했던 투수전이 SK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 하나로 크게 요동쳤다. 잘 던지던 에이스 김광현은 무너져내렸고, 승부의 균형추가 한순간에 키움 쪽으로 넘어갔다.

7월 12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시즌 10차전. 제이크 브리검과 김광현의 에이스 맞대결은 6회까지 투수전 양상 속에 초고속으로 진행됐다. 키움이 4회초 제리 샌즈의 투런포로 먼저 앞서가자 SK도 4회말 고종욱의 적시타와 이재원의 희생플라이로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2대 2의 팽팽한 균형이 깨진 건 7회초. 앞 타석 홈런의 주인공 샌즈가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해 무사 1루. 여기서 박동원의 강한 땅볼 타구가 유격수 김성현 정면을 향해 굴러갔다. 완벽한 병살타성 타구였지만 김성현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흘리면서 주자 모두 세이프.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무사 1, 2루가 되고 말았다.

키움 벤치는 임병욱 타석에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그러나 김광현의 구위에 연거푸 번트파울이 되면서 볼카운트는 2-2. 여기서 김광현이 던진 낮은 슬라이더가 폭투가 되면서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해 희생번트를 대준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됐다.

김광현은 임병욱을 삼진으로 잡고 1아웃 2, 3루를 만들었지만, 앞 타석에서 11구 승부를 펼쳤던 우타자 장영석 상대로 제구가 흔들리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김혜성 타석에선 유격수쪽 빗맞은 타구가 텍사스 안타가 되는 불운까지 따랐다. 샌즈가 홈을 밟아 3대 2 키움의 리드(박동원은 홈에서 아웃). 이지영의 우전안타로 다시 만루가 되자, SK 벤치는 김광현을 내리고 서진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앞 타석에서 김광현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던 이정후는 바뀐 투수 서진용의 2구째를 받아쳐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루타로 연결했다. 3루, 2루, 1루주자까지 전부 홈을 밟아 점수는 6대 2로 크게 벌어졌다. 7회 내준 4점 중에 김광현의 자책점은 한 점도 없었다. 6.2이닝 2자책으로 11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은 이어갔지만, 5경기 연속 승리 행진은 끝을 맺었다.

결국 병살타를 아웃으로 만들지 못한 김성현의 실책이 가져온 나비효과다. 이날 전까지 16실책으로 리그 최다실책을 기록한(2위 이학주 14실책) 김성현은 이날 실책 하나를 추가해 17실책으로 일찌감치 지난해 풀시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SK는 전날 한화전에서 송구실책을 저지른 2루수 최 항을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최준우를 콜업해 바로 선발 기용했다. 60승에 가장 먼저 도달하며 리그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SK지만 실수가 잦은 내야진, 특히 키스톤 콤비는 적잖이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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