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장정석 감독이 통산 200승에 도달했다(사진=엠스플뉴스)
키움 장정석 감독이 통산 200승에 도달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인천]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개인 통산 200승 고지를 밟았다. 간판타자 박병호가 손목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호투와 제리 샌즈-이정후의 맹타에 힘입어 1위팀 SK 와이번스를 제압했다. 장 감독의 200승은 KBO리그 역대 26번째 기록이다.

키움은 7월 12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 상대 시즌 10차전에서 6대 2로 승리했다. 선발 브리검은 6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틀어막는 호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병호 대신 4번타자로 출전한 샌즈도 선제 2점홈런과 7회 대량득점의 포문을 여는 안타를 때려내며 맹활약했다. 톱타자 이정후는 7회 주자일소 3타점 3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대 2로 앞선 키움은 7회부터 이보근-김상수-김성민을 차례로 투입해 SK의 막판 추격을 따돌렸다. 이 승리로 키움은 SK 에이스 김광현의 5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고, 파죽의 6연승 행진을 달렸다. 1위 SK와 승차를 5.5경기차로 좁히고, 이날 패한 두산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키움이다.

이날 전까지 통산 199승을 기록한 장정석 감독은 이 승리로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역대 KBO리그 사령탑 가운데 26번째 200승이다. 통산 승률도 0.527로 역대 사령탑 12위. 200승 이상 감독 중에선 역대 승률 10위다.

장 감독의 200승은 감독 선임 이후 줄곧 따라다닌 저평가를 딛고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다. 현역 시절 8시즌 580경기 타율 0.215로 선수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가 아닌 선수단 매니저와 운영팀장으로 활동하다 감독직을 맡았다.

화려한 스타 출신, 명 지도자 출신 사령탑에 익숙한 기존 관점에선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장정석 감독을 불신의 시선으로 바라봤던 게 사실이다. 일부 팬은 장 감독을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해 비하하기도 했다.

감독 데뷔 시즌인 2017년 리그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때만 해도 세간의 평가가 적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거친 지난해 2년차 시즌부터 장 감독의 야구가 서서히 궤도에 올랐다.

장정석 감독은 감독을 가리키는 영어 표현 매니저(manager)의 역할에 충실하다. 기존 KBO리그 ‘명장’들이 선보인 현란한 작전과 신출귀몰한 용병술과는 거리가 멀다. 프런트와 완벽한 역할분담 속에, 철저한 계획에 의한 시즌 운영과 체계적인 선수단 관리를 추구한다. 코칭스태프 개개인의 역할을 존중하고, 선수단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감독 개인이 아닌 키움 히어로즈 구단과 선수단 전체가 함께하는 야구다.

그 결과 키움은 지난 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올 시즌에도 꾸준히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며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스타 출신 명장들이 즐비한 프로야구에서 진정한 의미의 ‘매니저’로 거둔 200승, 장 감독의 통산 200승이 가치있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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