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할당 처리’ 오승환·강정호, KBO리그 복귀 가능성 주목
-KBO 중징계가 두 선수 복귀 협상·계약에 미치는 큰 영향
-‘후반기 계약 추진’ 오승환·삼성, “곧 좋은 소식 들려드릴 것”
-강정호 기다리는 키움 “선수 본인이 한국 복귀 의사 없다.”

투수 오승환(왼쪽)과 내야수 강정호(오른쪽)과 나란히 지명할당 조치를 받았다. 이미 자유계약신분이 된 오승환은 국내로 복귀해 삼성과 협상을 시작했다. 강정호는 다른 팀의 클레임을 기다리는 상황이다(사진=gettyimages)
투수 오승환(왼쪽)과 내야수 강정호(오른쪽)과 나란히 지명할당 조치를 받았다. 이미 자유계약신분이 된 오승환은 국내로 복귀해 삼성과 협상을 시작했다. 강정호는 다른 팀의 클레임을 기다리는 상황이다(사진=gettyimages)

[엠스플뉴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렀던 투수 오승환과 내야수 강정호가 동병상련의 처지가 됐다. 원소속팀에서 지명할당 처리가 된 두 선수는 이제 KBO리그 복귀의 갈림길에 섰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중징계를 소화해야 한다. 물론 두 선수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오승환은 중징계에 한국으로 돌아오고자 하지만, 강정호는 중징계 가능성에 한국으로 오지 않고 미국에 남아 도전을 이어가고자 한다.

“오승환은 당연히 우리 선수”삼성의 강한 협상 의지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고 돌직구를 던지는 오승환의 그림을 삼성 팬들이 볼 수 있을까(사진=삼성)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고 돌직구를 던지는 오승환의 그림을 삼성 팬들이 볼 수 있을까(사진=삼성)

오승환은 올 시즌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20경기(17.1이닝)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 9.33을 기록했다. 지난해 73경기에 등판해 거둔 6승 3패 3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 2.63의 호성적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올 시즌 오승환의 성적이었다.

부진의 원인은 몸 상태였다. 오승환은 7월 11일 왼쪽 옆구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17일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결정하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결국, 콜로라도는 24일 오승환을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고자 지명할당 처리했다. 30일까지 다른 메이저리그 팀에서 클레임이 없었던 오승환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었다.

KBO리그로 돌아온다면 당연히 친정팀인 삼성으로 복귀하겠다는 게 오승환의 오랜 계획이었다. 삼성은 국외 무대 진출을 허락할 당시 오승환을 임의탈퇴 처리했다. 오승환의 한국 복귀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KBO리그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다. 오승환은 2015년 국외 원정 불법도박과 관련해 벌금형을 선고받고서 KBO로부터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국내에서 팔꿈치 수술 예정인 오승환에겐 올 시즌 후반기부터 삼성에 합류해 내년 시즌 초반까지 회복기 동안 KBO 출전 정지 징계를 소화한 뒤 곧바로 마운드에 오르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이미 삼성도 FA 신분이 된 오승환 측과 접촉해 협상을 시작했다. 조만간 긍정적인 협상 결론을 도출할 거로 예상된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오승환과의 협상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오승환은 당연히 우리 팀으로 와야 할 선수다. 곧 긍정적인 결과를 팬들에게 보여드릴 듯싶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아닌 KBO리그 다른 팀들도 오승환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이 임의탈퇴 처리를 풀어주지 않는다면 오승환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건 불가능하다. 구단 관계자는 다른 팀으로 이적 때문에 우리 구단이 오승환의 임의탈퇴 처리를 풀어줄 일은 전혀 없다. 그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승환이 올 시즌 후반기 삼성과 잔여 계약을 맺는다면 팔꿈치 수술 뒤 재활에 매진할 전망이다. 오승환은 후반기부터 내년 시즌 초반까지 최대한 징계 경기를 소화한 뒤 곧바로 복귀할 수 있다. 현장에서도 오승환의 합류 가능성을 반긴다.

삼성 정현욱 투수코치는오승환이 만약 복귀한다면 믿을 수 있는 특급 마무리가 생긴다. 그렇게 된다면 다른 불펜진의 부담감을 크게 덜 수 있다. 또 젊은 투수들이 일본과 미국 무대를 모두 경험한 오승환을 바로 옆에서 보고 배우는 건 대단한 기회다. 내년 시즌 팀 마운드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만약 오승환이 복귀한다면 삼성의 내년 시즌 ‘불펜 뎁스’는 한층 더 두터워진다. 오승환을 중심으로 마무리 경험이 있는 우규민-장필준, 그리고 젊은 피인 최충연-·최지광·이승현·양창섭 등이 든든하게 활약할 전망이다. 여기에 상무야구단에서 복무 중인 투수 심창민도 내년 시즌 후반기에 제대 뒤 팀으로 합류할 수 있다. 불안한 팀 마운드를 한순간에 보강할 수 있는 ‘오승환 카드’다.

KBO 복귀 생각 없는 강정호, ML 도전 이어간다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를 다시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사진=히어로즈)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를 다시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사진=히어로즈)

오승환과 반대로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는 불투명해졌다. 강정호는 올 시즌 피츠버그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9/ 29안타/ 10홈런/ 24타점에 그쳤다. 삼진을 무려 60차례나 당한 강정호는 타격 정확도에서 실망스러운 장면을 보여줬다. 결국, 피츠버그는 8월 3일 강정호를 지명할당 처리했다. 강정호는 10일까지 다른 팀의 클레임을 받지 않는다면 FA 신분이 된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현지 언론을 통해 “강정호가 노력한 만큼 경기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가끔 3년 전 보여줬던 능력을 발휘하며 팀 장타력에 보탬이 되긴 했다. 그래도 2년 동안 공백이 강정호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기회를 많이 부여했다. 판단을 내리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강정호도 “올 시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팀과 감독, 동료,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무엇을 하든 다음에는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다. 조금 아쉽다. 한국에서 뛸 때부터 메이저리그 선수가 꿈이었다. 피츠버그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뛴 걸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에도 ‘징계’가 걸려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소속 시절인 2016년 12월 음주운전 사고를 저질러 2017년 3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실형을 받았다. 앞서 2009년 8월과 2011년 5월에도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강정호는 KBO리그 복귀가 이뤄질 경우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KBO는 지난해 처벌이 강화된 음주운전 사고 징계 규약을 발표했다. 이 경우 강정호는 3회 이상 음주사고 발생으로 3년 이상 유기 실격처분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강정호의 세 차례 음주운전이 소급 적용될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9월 개정된 KBO 음주운전 처벌 관련 규약(사진=KBO)
지난해 9월 개정된 KBO 음주운전 처벌 관련 규약(사진=KBO)

KBO 관계자는 강정호가 KBO리그 복귀를 결정할 경우 KBO 상벌위를 열어 징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문제는 지난해 강화된 처벌 규정으로 개정되기 전 발생한 강정호와 관련한 세 차례 음주운전 사고를 소급 적용할 수 있느냐는 거다. 상벌위가 판단을 내려야 할 부분이지만, 바뀐 처벌 규정으로 강정호 건을 100% 소급 적용하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강정호가 KBO리그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남아 도전을 계속 이어가겠단 강정호의 마음이다. 최소 두 팀이 강정호의 에이전트를 통해 관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관계자는 강정호의 지명할당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강정호 측에 연락했다. 그런데 강정호 선수가 한국으로 오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들었다. 또 메이저리그 두 팀이 강정호에 관심을 보였다고 하더라. 우선 자유계약 신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은데 우선 향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강정호는 일부 부정적인 국내 여론과 KBO의 중징계 가능성에 KBO리그 복귀를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남아 ‘야구로 보답하겠다’던 약속을 계속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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