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장정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키움 장정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키움 히어로즈는 SK 와이번스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선발투수 조기강판이 적은 팀이다.

8월 16일까지 115경기를 치를 동안 키움 선발투수의 조기강판은 단 19차례뿐. 113경기에서 16번 조기강판을 한 SK 다음으로 적은 횟수다. 반면 퀄리티스타트는 총 57회로 SK, 두산에 이은 최다 3위다.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탄탄한 선발진과, 선발투수를 길게 끌고가는 장정석 감독의 운영 스타일이 만난 결과다.

그런 장 감독이 16일 고척 NC전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조기강판을 단행했다. 1회 2안타로 1실점, 2회엔 볼넷 2개와 안타 2개로 2점을 내준 이승호를 일찍 마운드에서 내렸다. 장 감독은 6대 3으로 경기를 뒤집은 3회부터 김동준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키움 불펜진은 3회 1점을 내준 뒤 4회부터 9회까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 6대 4 승리를 지켰다.

17일 고척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장 감독은 전날 경기 조기강판 배경을 설명했다. 장 감독은 “만약 추가점이 나왔으면 2회에 바꿔버렸을 수도 있다”며 “이승호가 2이닝을 던지는 동안 수비 도움을 못 받은 면도 있지만, 피칭도 이승호의 본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NC 선발 구창모도 좋은 공을 가진 선수라, 더 실점하면 어려워지니까 1점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조금씩 과감한 승부수를 꺼내드는 장 감독이다. 6월까지만 해도 키움은 조기강판이 13회로 SK(14회)보다 적은 리그 최소였다. 그러나 7월 이후엔 6차례로 시즌 초반보다 조기강판 횟수가 늘었다. 시즌 초에 비해 키움 영건들의 안정감이 떨어진 것도 원인이지만, 한편으론 1승 1승이 중요한 후반으로 가면서 키움 벤치가 좀 더 과감한 운영을 하는 면도 있다.

키움은 이승호를 이날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대신 등록한 선수는 좌완 이영준이다. 장 감독은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없어진 것 같다.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며 “차근차근 다시 한 번 정비하는 시간을 줄 것”이라 했다.

이승호와 안우진은 올해가 첫 풀타임 시즌이다. 시즌 내내 기복없이 안정적인 피칭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어떤 면에선 시즌 초반 로테이션을 소화한 것만으로도 이미 자신들의 역할을 100% 해줬다고 볼 여지도 있다. 장 감독은 “이승호가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내년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승호의 빈 자릴 대신할 대체선발은 사이드암 신재영이다. 신재영은 이날 1군 엔트리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선수단에 합류해 함께 훈련하며 선발 등판을 준비한다. 앞서 신재영은 전반기 막바지 안우진의 대체선발로 올라와 5경기 1승 무래 평균자책 2.41로 제몫을 해냈다. 신재영을 비롯해 김동준, 김선기 등 키움의 풍부한 대체선발 자원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한편 키움은 이날 에릭 요키시가 선발로 등판하고, 박동원이 포수로 호흡을 맞춘다. 전날 많은 이닝을 던진 김동준, 김상수, 조상우는 등판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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