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 2실점 완투승을 따낸 루친스키(사진=NC)
9이닝 2실점 완투승을 따낸 루친스키(사진=NC)

[엠스플뉴스=창원]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운 나쁜’ 투수다. 8월 19일까지 루친스키의 경기당 득점지원은 3.66점으로 롯데 자이언츠 브록 다익손(3.38점) 다음으로 적은 득점지원에 눈물을 쏟았다.

NC 타선은 루친스키가 선발등판한 23경기 가운데 16경기에서 3득점 이하에 그쳤다. 특히 5월 21일 키움전부터 8월 14일 한화전까지 최근 14경기 중에 12경기에서 3득점 이하. 이 기간 동안 2득점에 그친 경기가 3차례, 1득점에 그친 경기가 2차례, 무득점 경기가 1차례였다.

지지리도 점수를 못 내는 타선 탓에 루친스키는 평균자책 리그 6위(2.90)에 퀄리티스타트만 15차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13번을 하고도 6승 8패에 그쳤다.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천 프리드릭이 폭발적인 타선 지원 속에 단 6경기만에 5승을 따낸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8월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전에서도 NC 타선은 단 3점에 그쳤다. 경기 내내 답답한 공격이 계속됐다. 2회말 1사 2, 3루 찬스에선 김태진의 내야안타로 어렵게 선취점 1점을 냈고, 5회말엔 1사 2루에서 이명기의 적시타로 1점을 더했다.

2대 0으로 앞선 6회말엔 제이크 스몰린스키의 시즌 4호 솔로포로 더도 덜도 말고 딱 3점째를 뽑았다. 1회 2사 만루 찬스에선 무득점, 5회 이명기의 적시타 후 잡은 2사 1,2루 추가득점 찬스에서도 점수를 내지 못한 NC 타선이다.

그러나 이날 루친스키에겐 3점이면 충분했다. 루친스키는 최근 물오른 두산 타선을 상대로 9이닝 동안 볼넷 없이 단 4안타만 맞고 2점을 내주며 완투승을 따냈다. 주력 타자 박건우, 오재일, 허경민이 부상으로 빠진 것도 루친스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시즌 최고의 역투로 지난 한화전(5이닝 8실점 6자책) 부진을 말끔히 씻었다.

공격적인 피칭이 빛을 발했다. 루친스키는 위력적인 패스트볼과 투심, 커터 등 다양한 변형 패스트볼을 앞세워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1회를 공 7개로 막아낸 뒤 2회와 3회는 각각 공 9개로 순식간에 삭제했다. 6회까지 루친스키의 투구수는 56구로, KBO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노려볼 만한 페이스였다.

3대 0으로 앞선 7회초 이날 첫 실점을 허용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세혁에게 던진 3구 몸쪽 빠른 볼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이어졌다. 9회에도 2사후 최주환에게 던진 초구가 우월 솔로포로 연결돼 2점째를 내줬다(3대 2).

그러나 루친스키는 4번타자 김재환 상대로 2볼 이후 3구 연속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시즌 7승째를 데뷔 첫 완투승으로 장식한 루친스키다. 루친스키의 완투승은 올 시즌 KBO리그 11호이자 NC 구단 2호(1호는 프리드릭) 기록이다. 루친스키 개인으로는 5월 8일 삼성전 완투패(8이닝 2실점) 이후 두번째 완투 경기다.

루친스키의 투구수는 총 93구. 최고 150km/h의 포심 패스트볼(57구)을 중심으로 투심, 커터, 포크볼 등 다채로운 구종으로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특히 느린 커브(17구)를 타이밍을 뺏는 용도로 적재적소에 구사한 것도 주효했다. 아웃카운트 27개 중에 내야땅볼 아웃이 12개, 내야 뜬공 아웃이 6개로 좀처럼 내야를 벗어난 타구가 나오지 않았다.

경기후 이동욱 감독은 “루친스키가 양의지 선수와 좋은 호흡으로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승부했다. 삼진을 잡는것보다 범타를 유도하는 전략이 좋았던 것 같다. 루친스키의 첫 완투승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총평을 남겼다.

첫 완투승을 장식한 루친스키는 “불펜 피칭하며 경기를 준비할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경기를 하면서 좋아져서 다행이다. 오늘 경기가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어 기쁘다. 미국에서도 한두번 완투승을 해봤는데 오늘만큼 기억에 남지는 않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투구 내용에 대해선 “오늘 경기 두산 타자를 대비한 부분은 영업비밀이지만, 초반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공격적으로 피칭한 것이 통했다. 양의지 선수와는 포수 콜에 고개를 한번도 흔들지 않을 만큼 더할 나위없이 호흡이 잘 맞았다. 두 번의 홈런이 아쉽긴 하지만 경기를 뒤집을 만한 점수가 아닌만큼 신경쓰지 않고 마지막 타자까지 집중해서 이겨내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이닝을 많이 소화하면서 메커니즘 부분 때문에 고전했는데 고쳐가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도 그중 한사람으로서 시즌 마지막까지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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