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투수 류제국, 23일 현역 은퇴 발표

-은퇴 공식 사유 “최근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최근 KBO, LG에 류제국 관련 경위서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류제국이 사생활 폭로 스트레스로 힘들어해” 증언

-“LG, 냉철하게 류제국 문제 판단. 은퇴 사유는 선수 입장 최대한 반영”

현역 생활 은퇴를 결정한 류제국(사진=엠스플뉴스)
현역 생활 은퇴를 결정한 류제국(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류제국이 8월 23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LG는 이날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류제국의 은퇴 사실을 알렸다. LG는 “류제국이 22일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고, 23일 구단이 수용했다”며 “류제국이 지난해 허리 수술 이후 1년 간의 재활을 거쳐 올 시즌 복귀해 재기를 노렸으나, 최근 몸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22일 류제국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을 때도 말소 사유는 어깨 통증과 주사 치료였다. 그러니까 부상이 은퇴의 직접적인 이유라는 뜻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은퇴 사유는 대개 구단이 선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다.

하지만, 구단 안팎에선 류제국의 은퇴가 ‘부상’보단 무차별적인 사생활 폭로전과 더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실제로 류제국은 자신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특히나 폭로 내용 가운데 일부 의혹에 대해 최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LG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며 류제국이 더 괴로워했다는 이야기가 돈다. 류제국과 가까운 야구계 관계자는(류)제국이가 ‘나 때문에 구단이 더는 피해를 입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여러 고민 끝에 은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KBO, LG에 류제국 관련 경위서 요구…상벌위 제재 가능성도

류제국은 최근 SNS를 통한 사생활 폭로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엠스플뉴스)
류제국은 최근 SNS를 통한 사생활 폭로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엠스플뉴스)

LG 구단 관계자는 ‘SNS에 무차별적으로 폭로된 내용 가운데 일부가 KBO 규약에 위반된다’는 신고가 KBO에 들어온 것으로 안다이와 관련해 KBO가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요청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KBO는 선수를 포함한 리그 구성원이 사건·사고에 연루됐을 때 진상 파악을 위해 구단에 경위서를 요구한다. 구단이 경위서를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상벌위원회에 회부해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류제국의 갑작스러운 은퇴 결정을 단순히 부상과 기량 하락 탓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부상보단 계속된 폭로전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류제국이 KBO 제재 가능성까지 더해지자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며 “LG가 류제국을 무조건 감싸기보다 문제를 냉철하게 판단하면서 류제국의 은퇴 결정이 빠르게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덕수정보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린 류제국은 2001년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16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이후 컵스, 탬파베이 레이스 마이너에서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잦은 팔꿈치 부상 탓에 빅리그에선 자리 잡지 못했다.

미국 생활을 접고 돌아온 류제국은 2007 국외파 특별지명 당시 자신을 선택했던 LG에 2013년 입단했다. 첫 시즌 12승 2패 평균자책 3.87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류제국은 이후 2017시즌까지 꾸준히 1군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16시즌엔 13승 11패 평균자책 4.30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고, 2017시즌엔 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2018시즌 허리 부상으로 내리막이 시작됐다. 그해 류제국은 1군 경기에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고, 시즌 중반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을 마치고 올 시즌 복귀했지만, 11경기에서 승패 없이 2패 평균자책 4.2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마지막 등판인 21일 KIA전에선 2.2이닝 동안 5피안타 3실점 한 뒤 조기 강판 당했다. KBO리그 통산 기록은 136경기 등판, 46승 37패 평균자책 4.66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