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LG의 경기가 열린 9월 10일 청주야구장(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한화와 LG의 경기가 열린 9월 10일 청주야구장(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청주]

경기만 열렸다 하면 만원 관중이 야구장을 가득 채웠던 청주의 야구 열기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인기구단 LG와 경기를 해도 관중석 반을 겨우 채울 정도다. 올 시즌 KBO리그를 덮친 흥행 한파가 제2 홈구장 청주까지 찾아온 모양새다.

한화 이글스는 9월 10일 청주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시즌 14차전, 올 시즌 6번째 청주 홈경기를 치렀다. 전국 어딜 가나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흥행팀 LG 상대 경기인데도 이날 관중수는 총 4,865명에 그쳤다. 올 시즌 청주 홈경기 최소 관중이다.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청주 홈경기는 흥행 보증수표로 통했다. 청주는 85만이란 적지 않은 인구가 사는 도시지만, 지역내에 연고 스포츠팀이나 문화생활을 할 만한 공간이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스포츠 경기와 대형 이벤트에 대한 지역민들의 갈증이 크다.

이렇다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없는 청주에서 한화 홈경기는 가뭄 속의 단비와 같았다. 경기만 했다 하면 상대팀에 관계없이 구름 관중이 야구장에 몰려들었다. 상대팀이 KIA, LG 같은 흥행 구단이건 그렇지 않은 팀이건 가리지 않았다.

7경기를 치른 지난 시즌 청주야구장은 첫 3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이후 열린 3경기에서도 모두 9천명 이상의 많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7경기 평균 관중은 9590.4명으로 지난 시즌 한화의 홈경기 전체 평균(10,196명)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수용 관중수는 13,000명. 청주야구장은 1만 명만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이다.

열정적인 청주 팬들은 한화의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야구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보냈다. 리그 8위에 그친 2017시즌, 청주에선 6경기 평균 8914.8명이 야구장을 찾았고 3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2016시즌엔 청주경기 역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그해 한화는 청주 홈 5경기에서 전부 매진을 기록했다. 평균 관중은 1만명. 그해 한화의 시즌 평균(9,173명)을 추월한 흥행 성적이다. 2015시즌에도 5경기 중에 4경기가 매진을 이뤘고, 역시 경기당 평균 9887.4명이 야구장을 찾아 시즌 평균(9,126명)을 뛰어넘었다.

2015년부터 올 시즌까지 한화 청주 홈경기 평균관중. 2015~2018 4년간 기록과 올 시즌 관중수가 큰 차이를 보인다(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015년부터 올 시즌까지 한화 청주 홈경기 평균관중. 2015~2018 4년간 기록과 올 시즌 관중수가 큰 차이를 보인다(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018년부터 경기를 치를 때마다 꾸준히 줄어드는 청주 홈관중(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018년부터 경기를 치를 때마다 꾸준히 줄어드는 청주 홈관중(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그러나 청주의 ‘흥행불패’ 행진이 올 시즌 뚝 끊어졌다. 시즌 첫 경기부터 심상치 않았다. 7월 16일 열린 NC 다이노스전 7,240명을 시작으로 2차전 8,184명, 3차전 6,846명으로 3경기 연속 매진에 실패했다. 한화는 당시 NC전에서 싹쓸이 패배, 청주경기 7연패 늪에 빠졌다.

이후 8월 27일부터 열린 키움 히어로즈 상대 2연전에선 관중이 더 크게 줄었다. 첫 경기 4,924명, 2차전 5,512명이 야구장을 찾는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관중수가 ‘반토막’났다. 급기야 이날은 흥행카드인 LG전마저 가파른 관중 감소를 멈추지 못했다.

시즌 첫 청주 경기를 앞두고 리그 9위(35승 56패 승률 0.385)로 추락한 팀 성적이 기대감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 시즌엔 첫 청주 경기를 앞두고 리그 2위(39승 30패 승률 0.565)로 상위권을 질주했고, 이 분위기가 고스란히 첫 3경기 연속 매진으로 이어진 바 있다.

크게 줄어든 청주 홈관중은 홈팀 한화에도 고민을 안긴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청주 지역 팬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제2 홈경기를 7경기로 늘렸다. 사실상 원정경기나 마찬가지인 악조건과 낙후된 시설, 부상 위험성, 관중수익 감소를 감수하며 경기수를 늘렸지만 올 시즌엔 기대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제2 홈경기를 통해 구단이 얻는 별다른 실익이 없는 가운데, 희생을 감수하고 제2 홈경기를 치를 이유가 있는지 회의론이 제기될 수 있다.

한편 이날 한화는 선발 조기강판과 타선의 집중력 부재 속에 LG에 2대 5로 패했다. 선발 김진영은 3.2이닝 4실점으로 일찌감치 물러났다. 3회 만루 찬스에서 최재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얻은 1점, 7회 장진혁의 적시타로 낸 1점이 이날 한화 득점의 전부였다. 안타수는 10대 10으로 LG와 같았지만 찬스에서 집중타가 나오지 않았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올 시즌 청주경기 1승 5패의 부진을 이어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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