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 개인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전
-부상 공백에도 타율 1위 유력 “타율왕 신경 안 쓰려고 노력”
-“창원에서 잘 치는 오재일. 가장 위압감 느낀 친정 팀 타자”
-“LG와 WC 맞대결? 잠실구장이라 더 재밌을 듯싶다.”

NC 포수 양의지가 생애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도전에 나선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NC 포수 양의지가 생애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도전에 나선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가 마스크를 쓴 역사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없다. 양의지는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업셋’ 우승까지 경험한 포수다. 한국시리즈만 해도 무려 네 차례나 경험한 빅게임 캐처가 바로 양의지다.

NC로 이적한 첫해 양의지는 다소 생소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도전에 나선다. 만약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선다면 양의지의 발걸음은 친숙한 잠실구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그 상대는 LG 트윈스일 확률이 높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뒤 5위 팀이 4위 팀을 이기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나마 2차전까지 간 것도 2016년 KIA 타이거즈(LG 상대 1승 1패)가 유일하다. 양의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 그 최초의 역사를 만들고자 한다. 엠스플뉴스가 양의지에게 올 시즌 타율 1위의 맹활약의 비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도전에 관한 얘길 직접 들어봤다.

공인구 재앙을 피해간 양의지 “수비 시간 짧아져 좋다.”

양의지는 올 시즌 공인구 변화 여파와 상관없이 자신의 타격 실력을 완벽하게 뽐냈다(사진=NC)
양의지는 올 시즌 공인구 변화 여파와 상관없이 자신의 타격 실력을 완벽하게 뽐냈다(사진=NC)

어느새 이적 첫해 시즌이 끝나간다.

중간에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길어서인지 시간이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타격 성적만 보면 어느 정도 잘하고 있는 듯싶은데 부상 공백이 정말 아쉬웠다. 팀 흐름이 좋았는데 부상으로 마이너스가 조금 되지 않았나 싶다.

외부 요인이 아닌 거로 다친 건 처음이라고 들었다.(양의지는 타격 훈련 도중 연골 손상으로 7월 12일 1군에서 말소돼 8월 12일 1군에 다시 등록됐다)

배팅 훈련을 하다가 갈비뼈 밑 연골이 손상됐다. 평소에 하는 걸 하다가 갑자기 다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군으로 내려가니까 야구를 빨리하고 싶었다. 그래도 빨리 나아야겠단 욕심보단 다시 다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완벽한 복귀에 집중했다. 마무리가 중요하니까 공백이 또 생기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2군에서 관리를 잘해주셔서 감사했다. 끝까지 건강하게 뛰고 싶다.

부상 공백 동안 백업 포수들이 잘 버텨줬다.

내가 힘들 때마다 다른 포수들이 잘해주니까 지명타자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 체력 안배도 그렇고 팀에도 플러스 요인이다. 144경기 체제를 모두 소화하는 건 야수들의 입장에선 진짜 힘든 일이다.

한 달여의 공백에도 여전히 타율 1위에 오른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 1984년 이만수(당시 삼성 라이온즈) 이후 35년 만의 포수 타율왕이 탄생할 분위기다.

부상이 왔을 땐 (박)민우 보고 ‘네가 상을 타라. 나는 2등만 하겠다’고 말했는데(웃음). 어떻게 하다 보니까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느꼈지만, 타율왕을 신경 쓰기 시작하면 타격감이 떨어지더라. 이번에도 복귀 뒤에 주위에서 타율왕 얘기가 계속 나오니까 무언가 잘 안 풀리기 시작했다. 그냥 끝까지 건강하게 안타 하나씩 치려는 마음가짐으로 계속 뛰겠다.

올 시즌 공인구 변화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는 타자로 꼽힌다. 지난해와 비교해 장타력(0.585->0.580)이나 홈런(23홈런->19홈런) 부문에서 큰 차이가 없다. 공인구를 이겨내는 실력을 보여줬다.

그 정도는 아닌 듯싶다(웃음). 내년엔 다시 떨어질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물론 올 시즌 흐름을 계속 유지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솔직히 나도 타구가 잘 안 나가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그래도 방망이 중심에 맞히려는 연습을 많이 하니까 정타 확률이 높아진 듯싶다. 지난해 타격 지표와 크게 차이가 안 나기에 다행이다. 공인구 변화로 좋아진 게 하나 있다면.

있다면?

공인구 변화로 경기 진행 시간이 빨라졌기에 포수로선 수비 시간이 짧아져 좋다(웃음). 또 지난해엔 투수들이 홈런 엄청나게 맞으면 멘탈이 나가는데 이젠 홈런을 맞으면 상대 타자를 인정하게 되는 분위기가 됐다. 투수들을 리드하는 게 더 수월해졌다.

“창원구장 오재일의 위압감은 정말 대단했다.”

양의지는 잠실구장에서 투수들을 리드하는데 익숙하다.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바라는 이유기도 하다(사진=NC)
양의지는 잠실구장에서 투수들을 리드하는데 익숙하다.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바라는 이유기도 하다(사진=NC)

공인구가 아닌 ‘탈 잠실’ 효과는 느껴지나.

분명히 영향이 있다. 잠실에선 2루타가 될 타구가 홈런이 되고, 외야수에게 잡히는 게 2루타가 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좌중간·우중간으로 타구를 날려도 손해 보는 경우가 잠실에선 잦았다. 또 개인적인 느낌엔 홈런이다 싶었는데 외야수 글러브로 쏙 들어가더라. 올 시즌엔 그런 느낌이 별로 없었다.

20홈런까진 단 한 개가 남았다.

딱 하나만 더 쳐야 한다. 원래 시즌 30홈런이 목표였는데 공인구 여파로 숫자를 줄였다(웃음). 지금 홈런 1위(33홈런 박병호·키움 히어로즈)가 유일한 시즌 30홈런 타자가 아닌가. 그 사람은 우리나라 선수가 아니다(웃음). 정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박병호 선수와 상대할 땐 포수로서 약점이 안 보이겠다.

(박)병호 형이랑 정말 친하다. 솔직히 어디다 던지라고 사인을 낼지 잘 모르겠다. 몸쪽밖에 없는데 병호 형이 공에 맞으면 또 미안하고. 볼넷 아니면 안타로 한 베이스만 주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

옛 친정인 두산 타자들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선수는 누구인가.

(곧바로) 오재일이다. 같은 팀에 있었지만, 창원구장에서 그렇게 위압감이 있는 타자인지 몰랐다. 시즌마다 슬로 스타터에 매일 삼진만 먹는 걸 봐서 그런가(웃음). 새 구장인데도 정말 미친 듯이 잘 치더라. 타석에서 내가 장난으로 ‘치지마, 치지마’를 외쳤는데도 위압감이 장난 아니었다. 정말 힘든 상대였다.

(오재일은 올 시즌 창원 원정 경기에서 타율 0.524/ 11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만약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친정 팀을 만난다면 또 감회가 새롭겠다.

두산이 우선 우리 팀보다 위에 있으니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하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부담감이 없진 않다. 두산 투수들의 공을 잘 안다고 내가 잘 치는 것도 아니다. 당일 컨디션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내 타격감이 좋을 때 만난 적은 없는 듯싶다. 사실 내가 두산 투수들의 공을 아는 만큼 두산 투수들도 내 약점을 잘 안다. 그래서 머릿속이 더 복잡할 때도 있다. 또 잠실구장에선 가끔 1루 쪽 김태형 감독님 얼굴을 보게 되더라. 상대팀 포수로 김태형 감독님 얼굴을 보는 것도 여전히 어색하다(웃음).

“KT와 5위 경쟁 경험, 가을야구에 간다면 큰 도움이 될 것”

NC가 양의지와 함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이라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사진=NC)
NC가 양의지와 함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이라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사진=NC)

우선 5위를 확정 짓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하는 게 먼저 필요하다.

최근 KT WIZ와 치열한 5위 싸움을 펼친 게 포스트시즌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거다. 이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단 마음가짐으로 집중력이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가을야구의 긴장감도 미리 느낀 셈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뒤 5위 팀이 4위 팀을 이긴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업셋’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포수이지 않나.

솔직히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가봤지만,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고 괴로웠다. 큰 경기를 계속 치르는 건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 우선 5위를 빨리 확정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처음으로 통과해보고 싶다. 아무래도 잠실구장에서 경기하는 건 나에게 나쁘지 않다. 현재 4위인 LG와 잠실에서 만나면 더 재밌지 않을까. 만약 성사된다면 기대되는 맞대결이다.

NC 팬들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뒤 준플레이오프로 향하는 첫 사례를 기대한다.

얼른 5위를 확정해 NC 팬들이 편안하게 야구를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팀이 올 시즌 내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금 위치까지 잘 버텼다고 본다. 내년과 내후년이 더 기대되는 팀이다. 만약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팬들께서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셨으면 한다. 항상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웃음).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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