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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홀드 신기록보단 팀이 먼저” 키움 ‘캡틴’ 김상수의 책임감

  • 기사입력 2019.09.21 10:58:17   |   최종수정 2019.09.21 1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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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상수, 시즌 38홀드로 KBO리그 신기록 달성

-대기록 앞두고도 팀만 생각한 김상수 “개인 기록보단 팀 승리가 우선”

-보기 드문 ‘투수 주장’ 역할, “동료들 도움 덕분에 잘 할 수 있었다”

-“이번 가을야구 기대돼…이 분위기 끝까지 이어갔으면”

 

개인 기록보단 팀이 우선이라며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강조한 김상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개인 기록보단 팀이 우선이라며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강조한 김상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는 기록 풍년이다. 우선 KBO리그 역대 5번째 100타점-100득점 듀오가 탄생했다. 김하성과 제리 샌즈가 주인공이다. 김하성은 20홈런-30도루 기록에도 홈런 하나만을 남겨둔 상태. 리그 득점 1위도 김하성의 차지다.

 

박병호는 KBO리그 최초의 6년 연속 100타점에 2타점만을 남겨둔 상태다. 33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도 유력하다. 여기다 200안타와 최다안타 1위에 도전하는 이정후, 타점 1위에 도전하는 샌즈도 빼놓을 수 없다.

 

마운드에선 주장 김상수가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9월 20일 인천 SK전에서 1이닝 무실점 호투로 홀드를 추가해 시즌 38홀드를 기록했다. 2015년 삼성 안지만(37홀드)을 뛰어넘은, KBO리그 개인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이다. 남은 경기에 따라선 최초의 시즌 40홀드도 가능하다.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시즌 40홀드를 기록한 선수는 5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대기록 달성을 앞두고 김상수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막 37홀드를 기록하며 안지만과 타이를 이룬 시점이었다. 홀드 신기록 얘길 꺼내자 김상수는 손사래를 쳤다. 지금 팀이 2위 싸움을 하는 중인데, 개인 기록을 생각할 때는 아닌 것 같다는 이유다.

 

김상수는 “아예 생각 자체를 안 하려 한다”고 했다. “물론 사람이다 보니 속으론 하나 더하고 싶고, 빨리 기록 깨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죠. 그래도 가급적 생각을 안 하려 합니다. 동료들이 ‘형, 타이기록이래요’ 해도 ‘아, 정말?’하고는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넘기려고 하고요.”

 

김상수는 “팀이 있어야 개인 기록도 있다”고 강조했다. “제일 중요한 건 팀의 승리입니다. 기록도 좋지만, 그보단 팀이 우선이에요. 팀이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는데 개인 기록을 세우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요? 홀드 기록을 세워도 팀이 지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결국 야구는 팀 스포츠잖아요.” 


“‘해피 바이러스’로 긍정적인 팀 분위기 만들려 노력했죠”

 

베테랑 김상수와 오주원은 마운드에서도, 더그아웃에서도 최고의 베테랑 역할을 해냈다(사진=키움) 베테랑 김상수와 오주원은 마운드에서도, 더그아웃에서도 최고의 베테랑 역할을 해냈다(사진=키움)

 

‘팀’ 얘기로 화제를 돌리자 그제야 김상수의 말문이 트였다. 김상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주장 자리를 맡았다. 투수로는 흔치 않은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해 보였다. 주장과 팀 성적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긴 쉽지 않지만, 분명한 건 키움이 매우 성공적인 2019시즌을 보냈다는 점이다. 키움은 3경기를 남겨둔 21일 현재 2위 두산과 승차 없는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해마다 끊이지 않던 선수단 내 사건・사고도 올 시즌엔 잠잠하다. 

 

김상수는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공을 돌렸다. 동료들이 잘해준 덕분에 저도 주장 역할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또 믿고 맡겨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도 감사하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에 소통이 잘 이뤄졌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키움은 로스터에서 20대 젊은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팀이다. 그만큼 김상수, 오주원 등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상수는 “주원이 형과 서로 대화도 많이 나눴고,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다. 어린 후배들에게도 배울 건 배우고, 가르쳐줄 건 가르쳐주며 소통하는 시간이 많았다. 다행히 주원이 형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김상수가 생각하는 베테랑의 강점은 ‘소통’에 있다. 김상수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려면 결국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고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 점에서 베테랑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감독님, 코치님들과 관계는 물론 팬들과의 관계, 프런트와의 관계가 다 중요합니다. 어린 선수들은 아직 그런 관계를 만드는 데 익숙하지 못해요. 그럴 때 베테랑이 중간에서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도와주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린 선수들이 마음 놓고 야구에 전념할 수 있어요. 베테랑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죠.김상수의 말이다.

 

김상수는 최근 연패 기간 선수들에게 “서로 많이 웃자, 어떤 상황에든 최선을 다하자는 얘길 많이 나눴다”고 했다. 

 

“성적을 떠나 운동장에서 많이 웃고 서로 힘을 주자고 얘기했습니다. 야구 안 된다고 인상 쓰고, 블론세이브 했다고 기죽어 있으면 팀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잖아요. 서로 좋은 말 많이 하고, 웃으면서 ‘해피 바이러스’를 전하려 했던 게 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봅니다.”


“홀드는 개인 기록 아닌 팀 기록, 개인적으론 4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이 더 큰 의미”

 

때론 마무리 투수로, 필요할 땐 롱릴리프로, 김상수는 팀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돼 있다(사진=키움) 때론 마무리 투수로, 필요할 땐 롱릴리프로, 김상수는 팀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돼 있다(사진=키움)

 

김상수는 올 시즌 데뷔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중이다. 홀드 신기록은 물론 평균자책(3.13)도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추가한 승리확률을 보여주는 WPA 스탯이 0.87로 15세이브 9홀드를 기록한 2017시즌(-2.60)보다도 실질적인 팀 승리 기여도는 훨씬 높았다. 

 

지난해 평균 142.5km/h였던 패스트볼 구속이 올해는 144.2km/h로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포크볼 구사율을 줄이고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면서 변화를 시도한 것도 성적 향상에 도움을 준 대목이다. 피홈런도 지난해 9이닝당 1.46개에서 올 시즌엔 0.49개로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해 김상수는 “공의 반발력이 낮아지면서, 컨트롤과 로케이션이 좋은 베테랑 선수들이 좀 더 이득을 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상수가 생각하는 올 시즌 ‘커리어하이’ 성적의 진짜 비결은 따로 있다. 김상수는 제가 잘해서라기보단 팀 성적이 좋고, 동료들이 워낙 잘해준 덕분이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홀드도 개인 기록이라기보단 팀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불펜이 리그 평균자책 1위(3.42)잖아요. 중간 투수들 모두가 워낙 잘 던지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다 보니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힘들 땐 다른 선수들이 잘 막아줬고, 다른 선수가 힘들 땐 제가 많은 경기에 나가는 식으로 호흡이 잘 맞아 떨어졌어요. 

 

김상수는 “개인적으로 홀드 신기록보단 4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최근 4년간 리그 중간계투 투수 중에 제가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더라고요. 4년 동안 꾸준하게 250경기 이상 등판했다는 게 제겐 홀드보다 더 의미있는 기록입니다.” 팀이 필요로 할 때면 마무리든, 롱릴리프든, 셋업맨이든 마다하지 않고 쉼없이 마운드에 오른 김상수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한 마디다. 

 

대기록을 달성한 김상수의 눈은 이제 가을야구를 향한다. 김상수는 우승은 기회가 왔을 때 해야 한다. 아직 우승을 못 해본 우리 팀으로선 올 시즌이 좋은 기회라며 포스트시즌 활약을 약속했다. 

 

“작년 가을야구에서 만든 좋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올 시즌도 지금까지 오는 과정이 괜찮았어요. 우리 선수들도 올가을에 거는 기대가 크고, 저 역시 이번 가을이 기대됩니다. 지금의 이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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