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2019시즌 보낸 KT 위즈, 2020시즌 준비 돌입

-10월 18일 타이완으로 출국해 36일간 마무리캠프 치른다

-최만호 코치 영입…게레로, 이지풍 코치는 KT와 작별

-선발투수, 좌완투수, 포수, 1루수 발굴이 과제

KT 위즈가 타이완으로 36일간 마무리캠프를 떠난다(사진=엠스플뉴스)
KT 위즈가 타이완으로 36일간 마무리캠프를 떠난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은 대개 쓸쓸한 가을을 보낸다. 텅 빈 야구장엔 스산한 바람이 불고, TV로 보는 가을야구는 딴 나라 뉴스처럼 별 감흥이 없다. 실패한 시즌을 놓고 쏟아지는 질책은 따갑고, 팬들의 무관심과 냉소는 아프다.

하지만 5강 진출에 실패하고도 찬사를 받는 팀이 있다. 2019시즌 6위로 창단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둔 KT 위즈다.

2015년 1군 진입 이후 줄곧 하위권에 머물던 KT는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시즌 마지막까지 5강 싸움을 펼쳤다. 창단 이후 최다승, 첫 5할 승률, 창단 첫 국내투수 선발 10승 등 의미있는 기록도 많이 나왔다. 프리미어 12 국가대표 선수도 둘이나 배출했다.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한 해를 보냈다.

그래도 여기서 만족할 순 없다. KT에 다가오는 2020 시즌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19시즌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 다시 하위권으로 내려앉아 ‘도로 KT’가 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

긍정적으로 볼 이유가 많다. 2019시즌 젊은 선수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토종 선발투수도 여럿 발굴했다. 소형준 등 특급 신인들도 입단할 예정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잠재력이 풍부하다.

반면 2019시즌 전력 이상의 성적을 올렸단 점에서, 내년 시즌엔 고비가 찾아올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2019시즌을 앞두고 다른 구단 대부분이 KT를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했던 게 사실.

그러나 KT는 부상 선수를 최소화한 가운데, 생각지도 못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 활약을 펼치면서 가진 전력을 극대화했다. 특히 이강철 감독과 투수 코칭스태프는 효과적인 피치 디자인을 통해 정체됐던 KT 젊은 투수들이 잠재력을 발휘하게 도왔다.

1군 선수 거의 전원이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고, 1군에 올리는 투수마다 성공을 거두는 ‘마법’이 내년 시즌에도 그대로 되풀이되긴 쉽지 않다. 이강철 감독도 이를 잘 안다. 이 감독은 시즌 후반 여러차례에 걸쳐 내년 시즌을 위해선 지금 전력 그대로는 안 된다. 더 강한 뎁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KT는 시즌 뒤 마무리캠프를 공들여 계획했다. 대부분의 팀이 국내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하는 가운데, 타이완 가오슝에서 36일을 보내는 ‘블록버스터급’ 마무리캠프를 마련했다. 사흘 훈련 뒤 하루를 쉬는 일정이지만, 약 9차례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어 만만찮은 스케쥴이다.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코칭스태프는 이강철 감독을 포함해 총 12명이다. 새로 합류한 최만호 코치가 이름을 올렸고 윤요섭, 조중근, 김연훈 등 퓨처스팀 소속 젊은 코치들도 포함됐다.

기존 1군 코치 중에 한혁수 작전・주루 코치와 2019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난 샌디 게레로 타격코치는 명단에서 빠졌다. 이강철 감독은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도 2019시즌이 끝난 뒤 KT를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코치는 2018시즌을 앞두고 합류해 두 시즌 동안 KT 트레이닝 파트를 맡았다.

게레로 코치의 빈 자리는 당분간 기존 김 강 타격코치가 대신한다. 한혁수 코치 자리는 새로 영입한 최만호 코치가 채울 예정이다. 후임 트레이닝 코치는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무리캠프 과제: 선발투수, 포수, 1루수를 찾아라

선수단 훈련을 지켜보는 이강철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선수단 훈련을 지켜보는 이강철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선수 명단은 입단 1, 2년차 이내 젊은 선수와 군제대 선수가 주축이다. 2019 입단 1년차 선수만 5명이 이름을 올렸다.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투수 한승지, 상무에서 전역한 내야수 이재근도 합류했다.

새로운 선발투수 감을 발굴하는 게 과제다. 2019시즌 안정적인 5인 로테이션을 가동한 KT지만, 5명만 갖고는 144경기 시즌을 치르기에 부족하다. 이 감독은 선발 후보가 10명은 돼야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즌 막바지 선발 오디션을 치른 2017 1차 지명 우완 이정현이 기대주다. 다른 팀에 비해 취약한 좌완선발과 좌완 불펜에 다크호스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타자에서 투수로 돌아온 하준호, 2016 1차지명 좌완 박세진, 2019 2차 2라운드에서 뽑은 기대주 이정훈이 후보다.

포스트 장성우를 찾는 것도 숙제다. 기존 1군 멤버 안승환과 2017년에 입단한 문상인, 2019 2차 8라운드에서 뽑은 고성민이 캠프 명단에 합류했다. 내년 시즌 대형 포수 강현우가 입단을 앞두고 있지만, 고졸 신인이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 포수진 가운데 장성우의 뒤를 받칠 후보를 발굴해야 한다.

내야진에선 취약한 1루수 자리에 확실한 주인을 찾아야 한다. 기존 1루 자원 오태곤과 장타력이 장점인 문상철이 경합한다. 문상철은 마무리캠프에서 1루 수비를 집중적으로 보강할 예정이다. 2루수와 유격수 수비가 가능한 내야 백업 요원을 찾는 것도 과제다. 강민성, 김영환, 이재근, 고명성 등 젊은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KT 이숭용 단장은 내년 시즌을 시작하는 ‘출발선’이라는 각오로, 1.5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비롯해 전 포지션에 걸쳐 강한 백업 선수 육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마무리캠프 계획을 밝혔다. KT 선수단은 오는 18일 오후 4시 40분 인천공항을 통해 가오슝으로 출국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