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우승 이끈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 주전 포수로서 첫 KS 출전
-아버지 박철우 2군 감독 이어 사상 첫 부자 KS MVP 노린다
-박철우 감독 “당시 지명타자였던 나보다 포수인 세혁이가 더 머리 아플 것”
-“MVP보단 주전 포수 꿈 이룬 세혁이가 자랑스러울 뿐, 멀리서 우승 응원하겠다.”
[엠스플뉴스]
10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에게 사상 첫 부자 한국시리즈 MVP 수상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이정후의 아버지인 LG 트윈스 이종범 2군 총괄코치는 1993년과 1997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2009년 아버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잠실구장에서 지켜봤던 이정후는 어느새 10년 뒤 대를 이어 한국시리즈 MVP를 노리게 됐다.
관련 질문을 받은 이정후는 “한국시리즈 MVP는 전혀 생각 안 하고 있다. 내 역할에 충실하며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하겠다. 개인적으로 MVP는 (조)상우 형이 받았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이렇게 이정후·이종범 부자에 살짝 가린 감이 있지만, 두산 베어스에도 대를 이은 한국시리즈 MVP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두산 포수 박세혁이다.
자신만의 색깔로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한 박세혁
박세혁의 아버지인 두산 박철우 2군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 출신으로 1989년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 주전 포수로 거듭난 박세혁은 아버지의 뒤를 잇는 사상 첫 부자 한국시리즈 MVP 수상을 이정후와 경쟁하게 됐다.
두산은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시리즈에선 올 시즌 주전 포수로 자리 잡은 박세혁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다.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에서 팀을 이끌어야 할 포수의 리드 능력은 밤새 강조해도 모자랄 정도다. 그간 두산은 ‘양의지’라는 포수가 있었기에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분명한 건 박세혁도 자신만의 색깔로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포수라는 점이다. 박세혁은 시즌 최종전 끝내기 안타로 우승을 달성한 뒤 ‘주전 포수가 되는 알을 깬 느낌’이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그만큼 부담감이 큰 자리에서 박세혁은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주전 포수 박세혁의 확신이 필요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상대 전력분석은 알아서 다 하는 거다. (박)세혁이에게 경기 운영에 관해 확신을 가지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래야 우리 팀 투수가 믿고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단기전에서 포수가 흔들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철우 감독 “아버지로서 봐도 세혁이는 믿음직하다.”
아버지인 박철우 감독도 주전 포수로 처음 한국시리즈를 맞이하는 아들 박세혁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바로 옆에 있으면 아들에게 직접 조언하겠는데 지금 교육리그 지휘로 멀리 떨어져 있어 아쉽다. 주전 포수로서 첫 풀타임 시즌 소화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선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아들에게 ‘긴장하지 마라’고 말해서 긴장을 안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무언가 잘해야겠다고 숙소 방에서 가만히 있는 것보단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친구들과 만나 대화하면 조금 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거다.” 박 감독의 말이다.
박 감독은 정규시즌 최종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아 우승을 확정 짓게 한 아들의 끝내기 안타를 직접 지켜봤다. 경기 중반까지 겪은 어려움 속에서도 마지막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한 아들을 지켜보며 한국시리즈까지 그 좋은 기운이 이어지길 기원했다.
“정규시즌에 그런 경기는 처음 경험했지 않나. 어려움을 겪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만회했다. 최종전 때 조금이나마 힘을 주려고 야구장에 갔는데 그런 결과가 나오니까 정말 기뻤다. 이제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 나갈지 잘 알 거다. 포수가 든든하게 한국시리즈를 이끌어줘야 한다. 아버지 위치에서 봐도 세혁이는 정말 믿음직하다. 대표팀 발탁까지 이뤄졌는데 그 좋은 기운이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