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내부 FA 이지영과 3년총액 18억 원 계약 합의

-주축선수 유출 많았던 과거 접고…이제는 내부 FA도 잡는다

-베테랑투수 오주원과 협상도 속도 낸다

-복잡한구단 상황, 그래도 2020시즌 준비는 차질없이 진행중

신중하게 계약서에 사인하는 이지영(사진=키움)
신중하게 계약서에 사인하는 이지영(사진=키움)

[엠스플뉴스]

키움 히어로즈가 FA(프리에이전트)포수 이지영 지키기에 성공했다. 또 다른 내부 FA 오주원과도협상에 속도를 내는 등 ‘집토끼 사수’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해마다 주축 선수가 다른 팀으로 빠져나갔던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히어로즈 내부 FA 선수는 잔류 대신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8년11월 LG로 이적한 정성훈을 비롯해 2015년 유한준(KT)과 손승락(롯데) 등 스타급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어 팀을 옮겼다.

기껏 내부 FA 계약을 해도 곧장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때가 많았다. 2014년말 2년 FA 계약을맺은 이성열은 이듬해(2015년) 한화로 트레이드 했고, 2018년 1월 계약한 채태인도 현금이 포함된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롯데로 보냈다. 올 초엔 3루수 김민성을 계약 후 LG로 트레이드 했다. 히어로즈에서 FA잔류에 성공한 선수는 2012년 이정훈, 2015년마정길(현 불펜 코치), 이택근, 2019년 이보근 정도다.

이에 FA 자격을 신청한 이지영을 두고도 키움이 아닌 다른 구단으로이적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애초 키움이 이지영을 영입한 건 당시 참가활동 정지 상태였던 박동원의‘보험’ 성격이 강했다. 불미스러운사건에 연루돼 전력에서 이탈한 박동원의 2019시즌 출전이 불투명한 가운데, FA 자격 취득에 1년을 남겨둔 이지영으로 공백을 채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상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지영은 ‘1년 렌탈선수’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공격은 물론 수비와 주루까지 맹활약했고, 특히 포스트시즌 기간 눈부신 활약으로 키움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팬들사이에 ‘이지영 사주세요’ 캠페인이 펼쳐질 정도로 팬들의지지도가 높았다.

구단 둘러싼 상황 복잡해도…“할 일은 한다”

이지영과 FA 협상을 주도한 김치현 단장(사진=키움)
이지영과 FA 협상을 주도한 김치현 단장(사진=키움)

키움도 이지영의 팀 공헌도와 투수들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높게 평가했다. 결국이지영은 이번 FA 시장 1호 계약 선수가 됐다. 13일 키움의 발표에 따르면 “계약기간 3년,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옵션 최대 6억 원(3년기준) 등 총액 18억 원”의조건이다.

협상을 진두지휘한 김치현 단장은 첫협상으로부터 일주일 만에 끝났다. 지난주 화요일 처음 만나 어제 합의에 도달했고, 오늘 계약서에 사인했다. 결과적으로 계약이 빠르게 이뤄졌다고 했다. 구단도 FA 신청이처음인 선수의 마음을 이해하려 했고, 선수도 현재 구단과 시장 상황을 이해했기에 빠르게 합의에 도달했단설명이다.

키움은 최근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논란이 다시 불거지며 구단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김단장은 여러 상황과 별개로 할 일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엔 손혁 신임 감독을 보좌할 새 코칭스태프 선임을 마쳤고, 또다른 내부 FA 오주원과도 신속하게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단장은 “협상은 이지영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계약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며 “구단도 오주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선수 역시 팀에 남고 싶은 의사가강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오주원까지 FA 잔류에 성공할 경우, 키움으로 메인스폰서가 바뀐 뒤 나온 4명의 내부 FA 중에 3명이잔류하게 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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