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개장한 FA 시장, 계약 완료는 이지영 잔류 한 건뿐
-대부분 구단이 내부 FA 잔류 천명 “외부 FA 영입 부담 느껴져”
-11월 20일 2차 드래프트 뒤 트레이드 전개 분위기, FA 협상도 미뤄진다
-올겨울 외부 FA 이적, 1~2명 정도 극소수에 그칠 분위기

올겨울 FA 자격을 취득한 내야수 김태균(사진 왼쪽부터)과 투수 정우람, 그리고 내야수 이성열(사진=엠스플뉴스)
올겨울 FA 자격을 취득한 내야수 김태균(사진 왼쪽부터)과 투수 정우람, 그리고 내야수 이성열(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11월 4일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개장됐다. 그리고 12일이 지났지만, FA 시장에 나온 19명의 선수 가운데 단 한 명만이 도장을 찍었다. 선선한 가을 날씨에서 어느새 몸을 움츠리게 되는 초겨울 날씨가 찾아왔음에도 FA 시장은 여전히 고요하다. 야구계는 11월 20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에야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가 시작될 거로 예상한다.

2020년 FA 승인 선수 명단(사진=KBO)
2020년 FA 승인 선수 명단(사진=KBO)

올해 FA 계약 1호의 주인공은 키움 히어로즈 포수 이지영이었다. 키움은 11월 13일 이지영과 계약 기간 3년,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옵션 최대 6억 원(3년 기준) 등 총액 18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외부 이적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이지영의 잔류로 FA 시장은 당분간 고요한 분위기를 더 유지할 전망이다. 포수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롯데 자이언츠는 이지영에게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지영은 그보다 더 높은 계약 조건을 제시한 원소속팀 키움 잔류를 택했다.

‘최대한 느긋하게’ FA 시장 흐름, 올겨울도 여전히 느리다

올겨울 외부 이적 가능성이 존재하는 FA 외야수 전준우(사진=엠스플뉴스)
올겨울 FA 외야수 전준우(사진=엠스플뉴스)

롯데가 포수 관련 FA 영입 철수를 사실상 선언한 가운데 외부 FA 이적을 볼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다. 내부 FA 선수들과 협상 중인 한 구단 관계자는 FA 시장이 얼어붙은 건 사실이다. FA 선수들의 원소속팀이 대부분 다 ‘우리 선수를 뺏기지 않겠다’라는 메시지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FA 선수를 데려오려면 FA 프리미엄을 엄청나게 더 얹어줘야 한다. 올겨울엔 그런 출혈까지 하며 외부 영입에 나설 구단이 없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시장에 나온 대부분 FA 선수는 원소속팀과 협상 테이블을 주로 차렸다. 대어급으로 꼽히는 KIA 타이거즈 내야수 안치홍과 김선빈 측도 2~3차례 구단 관계자와 만나 탐색전을 펼쳤다. 내야수 김태균과 이성열, 그리고 투수 정우람과 윤규진 등 올겨울 내부 FA 선수 숫자가 가장 많은 한화 이글스도 정민철 신임 단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와 한 차례 이상씩 대화를 나눴다.

그나마 외부 FA 영입 가능성이 남은 팀이 바로 한화다. 한화는 FA 외야수 전준우에게 적지 않은 관심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심이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한화는 내부 FA 선수들의 잔류를 우선순위로 해결한 뒤 그다음 외부 FA 보강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민철 단장은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선수와 접촉해야 하는 건 맞다. 외부 FA 보강은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차 드래프트가 FA 시장 기점 “논의할 시간 더 필요”

정민철 단장은 2차 드래프트 뒤 외부 FA 보강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사진=한화)
정민철 단장은 2차 드래프트 뒤 외부 FA 보강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사진=한화)

결국, 11월 20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가 FA 시장의 기점이 될 전망이다. 2차 드래프트 전력 보강과 유출에 따라 내부 및 외부 FA 협상에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정민철 단장은 2차 드래프트가 있는 해는 FA 선수들과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한 듯싶다. 속도전에 매몰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2차 드래프트로 로스터가 정리된 다음엔 곧바로 트레이드 진행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미 물밑으로 협의가 이뤄진 트레이드가 2차 드래프트 뒤 곧바로 발표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FA 시장은 2차 드래프트 다음 트레이드까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마무리될 듯싶다. 지난해처럼 연말부터 해를 넘기는 장기전까지 충분히 나올 수 있단 게 대부분 구단의 분위기라고 내다봤다.

외부 FA 이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보상 선수 문제다. 롯데가 포수 이지영과 계약에 자체적인 최소 기준선을 둔 이유도 35세 이상 포수에 보상 선수까지 내주는 결정은 ‘오버 페이’라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까닭이다. 오히려 구단 입장에선 보상 선수 제도 완화 및 FA 등급제가 시작될 가능성이 큰 내년 시즌 FA 시장에 참전하는 게 효율적인 투자다. 올 시즌 외부 FA 이적 사례가 1~2건에 그칠 거란 야구계의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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