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삼성 라이온즈의 겨울, 2차 드래프트만 참전
-외국인 선수 재계약, 라이블리·러프 순으로 추진
-‘성적 하락’ 러프는 연봉 삭감 불가피, 다른 대안 찾기도 병행
-새 외국인 투수 영입도 시간 더 필요, 12월 ML 윈터 미팅까지 갈 수도

삼성은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왼쪽)와 외국인 타자 러프(오른쪽)와의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사진=삼성)
삼성은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왼쪽)와 외국인 타자 러프(오른쪽)와의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사진=삼성)

[엠스플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겨울이 조용하다. 최근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 계약 소식이 쏟아지는 분위기에도 삼성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걷고자 한다. 12월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까지 인내하며 가장 최적의 외국인 선수 조합을 구성하겠단 삼성의 계획이다.

왕조 시절은 이제 먼 과거가 됐다. 삼성은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쓴맛을 봤다. 삼성은 올 시즌 종료 뒤 오랜 기간 구단 전력분석을 담당한 허삼영 감독을 깜짝 선임하며 새로운 삼성 야구를 준비 중이다.

올겨울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선수가 없는 삼성은 외부 FA 시장 참전도 일찌감치 접었다. 조용한 스토브 리그를 보내던 삼성은 11월 20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투수 노성호(전 NC 다이노스)와 투수 봉민호(전 SK 와이번스)를 지명하며 투수진 보강에 나섰다. 노성호는 다른 구단에서도 지명을 고려했던 자원이다.

사실 삼성을 향한 가장 큰 관심사는 외국인 선수 구성이다. 삼성은 올 시즌 막판 외야수 맥 윌리엄슨을 영입하며 1투수·2타자 체제를 시험한 바 있다. 하지만, 선발 마운드 보강이 먼저라고 판단한 삼성은 내년 시즌 2투수·1타자 체제로 복귀한다. 허 감독까지 직접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건너가 투수 영입 후보군을 직접 살핀 뒤 최근 귀국했다.

기존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투수 벤 라이블리와 내야수 다린 러프는 재계약 대상자다. 먼저 올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한 라이블리는 9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평균자책 3.95 58탈삼진을 기록했다. 라이블리는 올 시즌 막판 평균 140km/h 중후반대 강속구와 더불어 긴 이닝 소화 능력(경기당 평균 6.3이닝 소화)을 자랑했다. 삼진(58개)과 볼넷(13볼넷) 비율도 훌륭했다. 볼넷 없는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에 이닝 이터 기질까지 보여준 라이블리와의 재계약 추진은 어쩌면 당연했다. 삼성이 가장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설 선수가 바로 라이블리다.

라이블리와 러프, 같은 재계약임에도 온도 차 있다

허삼영 감독은 도미니카 공화국까지 직접 건너가 후보 투수군을 관찰했다(사진=삼성)
허삼영 감독은 도미니카 공화국까지 직접 건너가 후보 투수군을 관찰했다(사진=삼성)

라이블리와 마찬가지로 러프도 재계약 대상자지만, 온도 차는 분명히 있다. 3년째 삼성에서 뛴 러프는 올 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138안타/ 22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러프는 올 시즌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인 170만 달러를 받았다.

삼성도 러프가 분명히 좋은 타자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타율(0.333->0.292), 홈런(33개->22개), 장타율(0.605->0.515)이 줄어들고, 나이 고려해 외국인 타자 최고 대우를 받는 러프의 연봉 삭감이 불가피하단 삼성의 자세다. 만약 러프와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를 대비해 다른 야수 자원 물색도 병행하는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러프와의 재계약에 최대한 집중하는 건 맞다. 하지만, 오로지 러프만 바라보는 건 아니다. 만약 끝내 조건이 안 맞을 경우엔 다른 외국인 야수와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 수비 포지션을 1루수로 한정 짓지 않겠다. 외야수 자원도 우리는 필요하다. 그리고 수비보단 타격 능력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은 한 자리엔 새 외국인 투수 영입까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허삼영 감독은 최근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건너가 투수 영입 후보군을 직접 관찰했다. 삼성은 서둘러 결정을 내리기보단 12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12월 9일~13일)까지 인내하며 최상의 선택을 내릴 계획이다. 삼성이 지켜보는 유력 후보 투수는 현재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 영입 발표가 연이어 나왔는데 비교적 빠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급하게 움직일 필요 없이 미리 세운 계획대로 움직이려고 한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묶인 후보들도 있기에 12월 윈터 미팅까지 시장 상황을 계속 지켜보며 영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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