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로 크리스 플렉센 영입 확정

-이적료 협의로 미뤄진 발표, 메츠의 지명양도로 급물살

-1994년생 젊은 나이와 빠른 싱킹 패스트볼이 강점, KBO리그 성공 가능성 크다

-두산, 에이스급 새 투수 구하기와 페르난데스 재계약 고민 이어간다

두산 베어스가 뉴욕 메츠 출신 투수 크리스 프렉센을 영입했다(사진=gettyimages)
두산 베어스가 뉴욕 메츠 출신 투수 크리스 프렉센을 영입했다(사진=gettyimages)

[엠스플뉴스]

두산 베어스가 외국인 투수 새 판 짜기의 첫 주인공을 결정했다. 바로 최근 3년간 뉴욕 메츠 소속으로 활약한 우완투수 크리스 프렉센(Chris Flexen)이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 정통한 에이전트는 최근 엠스플뉴스에 12월 6일 뉴욕 메츠가 투수 크리스 프렉센을 양도지명했다. 프렉센은 KBO리그 구단과 입단에 합의한 상태다. 몇 가지 절차만 마무리되면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 전했다. 메츠는 우완 브래드 브락과 재계약하며 로스터에 자리를 만들기 위해 프렉센을 양도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츠가 프렉센을 양도지명한 이유는 바로 두산 이적 때문이었다. 두산은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의 보류권을 포기하며 새 외국인 투수진을 찾는 상황이었다. 기존 외국인 투수들과 이별을 예감했던 두산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젊고 유망한 우완 투수인 프렉센을 이적료 포함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두산은 프렉센 영입을 위해 최근 몇 개월 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프렉센과 개인 협의에 성공한 두산은 메츠와의 이적료 협상으로 시간을 잠시 지체했다. 결국, 메츠가 프렉센을 40인 명단에서 제외하며 두산 이적을 기정사실화 했다.

두산이 영입한 프렉센은 1994년생 젊은 우완 싱킹 패스트볼러다(사진=gettyimages)
두산이 영입한 프렉센은 1994년생 젊은 우완 싱킹 패스트볼러다(사진=gettyimages)

1994년생 프렉센은 내년 시즌 26살이 되는 젊은 우완투수다. 고교 시절 야구와 풋볼을 오가며 활약하다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14라운드 지명을 받고 뉴욕 메츠에 입단해 야구의 길을 택했다. 지명 순위는 14라운드지만 메츠는 프렉센에게 상위 지명 선수와 큰 차이 없는 계약금을 건넸다. 그만큼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단 얘기다.

입단 당시 프렉센의 구속은 평균 145km/h 정도로 빅리그 기준 강속구로 보긴 어려웠다. 그러다 2014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돌아온 2015년부터 구속이 부쩍 향상됐다. 150km/h대 힘 있는 싱커성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로 거듭난 것이다.

2016시즌 상위 싱글 A에서 134이닝을 던지며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입증한 프렉센은 2017시즌 트리플 A를 건너뛰고 곧장 빅리그 진입에 성공했다. 첫해 성적은 14경기 3승 6패 평균자책 7.88로 그리 좋지 않았다.

이후 2018시즌에도 빅리그에서 4경기(평균자책 12.79), 2019시즌 9경기(평균자책 6.59)에 등판해 세 시즌 연속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설 기회를 가졌다. 통산 빅리그 성적은 27경기 3승 11패에 평균자책 8.07을 남겼다.

프렉센의 장점은 키 190cm에 몸무게 113kg의 탄탄한 체구에서 나오는 싱킹 패스트볼이다. 평균 구속 148km/h에 최고 154km/h에 달하는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좋다. 메이저리그 기준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스피드다.

여기에 회전수 높은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특히 프렉센의 커브 회전수는 메이저리그 기준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4번째 구종으로 140km/h대 고속 슬라이더까지 구사한다. 다만 다소 큰 투구폼과 불안정한 커맨드가 약점이란 평가를 듣는다.

빅리그에서는 기대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트리플 A 레벨에서 보여준 피칭은 위력적이었다. 2시즌 동안 44경기에서 평균자책 4.43을 기록했고, 2019시즌엔 9이닝당 10.5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볼넷은 2.40개만 내줬다.

프렉센은 빠른 싱커와 커브, 체인지업 등 확실한 무기를 갖춘 만큼 KBO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만한 경쟁력을 갖췄단 평가를 받는다. 강한 투지와 승부 근성도 새로운 환경에서 성공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메이저리그 모 구단 스카우트는패스트볼 구속과 커브 구사 능력이 뛰어난 투수다. 내년 26살로 아직 한창 젊은 나이인데, 생각보다 일찌감치 아시아 야구 도전을 택했다는 게 의외다. KBO리그에서 여러 구단이 관심을 갖고 영입을 추진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프렉센의 양도지명을 두고 현지 메츠 팬포럼에서도 ‘아직 젊은 유망주를 충분한 기회도 줘보지 않고 너무 쉽게 포기했다’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프렉센과 계약에 성공한 두산은 이제 린드블럼을 대체할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를 물색할 계획이다.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의 재계약 가능성은 외야수 김재환의 포스팅 이적 여부에 달렸다. 만약 김재환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한다면 두산은 홈런을 생산할 거포 타자까지 선택지를 넓혀 고려할 전망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