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샌즈, 키움 히어로즈와 재계약 불발…KBO리그 떠난다

-“재계약 제안에 응답 없어…더 기다릴 수 없어 교체 결정”

-키움, 샌즈 보류권 풀지 않을 예정…국내 구단 이적 가능성 없다

-새 외국인 타자 발표 임박, 멀티 포지션 선수 가능성 높아

제리 샌즈와 키움의 계약이 결국 결렬됐다(사진=엠스플뉴스)
제리 샌즈와 키움의 계약이 결국 결렬됐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미스터 샌드맨’ 제리 샌즈가 KBO리그를 떠난다. 키움 히어로즈와 재계약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2020시즌 한국 무대에서 뛸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키움은 샌즈를 대신할 새 외국인 타자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엠스플뉴스에 아쉽게도 샌즈와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게 됐다. 최종 후보를 두 명으로 압축한 단계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고형욱 스카우트 상무가 영입 작업 마무리 단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샌즈 대체할 새 외국인 타자, 멀티 플레이어 가능성 높다

2시즌 동안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로 군림한 샌즈(사진=엠스플뉴스)
2시즌 동안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로 군림한 샌즈(사진=엠스플뉴스)

샌즈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저비용 고효율’ 외국인 타자의 대명사였다. 총액 10만 달러를 받은 2018시즌 25경기에서 12홈런을 때려내며 100만 불짜리 활약을 펼쳤고, 2019시즌에도 50만 달러 몸값으로 MVP급 활약을 이어갔다. 2년 연속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샌즈다.

최고 외국인 타자인 만큼 당연히 재계약 대상으로 분류됐다. 키움은 100만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총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50만 달러에서 200% 가까운 인상률이다.

최근 재계약에 성공한 3년 차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95만 달러)과 비슷한 조건으로, 그간 키움의 기조에 비춰볼 때는 적지 않은 투자다. 다만 선수 입장에서는 100만 달러 이상 받는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해 아쉬울 수 있는 조건이다.

키움 관계자는재계약 제안에도 샌즈 측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선수가 원하는 조건을 얘기해야 절충을 할 수 있는데, 기다려도 답이 없었다. 협상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키움을 보험으로 남겨두고 일본프로야구 등 다른 무대 진출을 물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키움 관계자는 “마냥 샌즈만 기다리다가는 리스트에 올려둔 외국인 타자를 다른 팀에 뺏길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이에 샌즈와 재계약을 진행하면서 한편으로는 ‘플랜 B’를 준비했단 설명이다. 그리고 정해둔 데드라인을 넘기자,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샌즈와 결별하고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결정이다.

샌즈가 KBO리그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없다. 키움 관계자는 “보류권을 풀긴 어렵다. 이전에 구단에서 재계약 불가를 통보한 선수들의 경우엔 보류권을 풀어준 예가 있지만, 이번엔 우리로서도 나름대로 재계약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타자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구단들로서는 아쉬운 소식이다. 다만 키움이 제시한 재계약 조건이 선수 쪽에서 받아들일 만한 조건이었는지는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샌즈를 대신할 새 외국인 타자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키움 관계자는 새 외국인 타자가 내야수인지 묻자 “꼭 그렇지는 않다”고 전했다. 내야와 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선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키움은 샌즈가 빠져나갈 코너 외야와 함께 3루수 자리가 약점이다. 만약 새 외국인 타자가 코너 외야와 코너 내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면, 손혁 감독의 야수진 운영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키움은 저비용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자신감이 있는 팀이다. 에릭 요키시, 브리검, 샌즈 등은 100만 달러 상한선에 크게 못 미치는 금액으로 영입했지만 실제 활약은 200만 달러짜리 선수가 부럽지 않았다. 샌즈와 아쉬운 작별에도, 키움이 걱정보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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