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FA 2루수 안치홍 깜짝 영입

-안치홍은 2년 뒤 자유계약 도전, 구단은 선수 최전성기 활용…윈-윈 계약

-2019시즌 롯데 센터라인 내야 리그 최하위권 성적…안치홍-마차도로 환골탈태

-안치홍 이적, FA 연쇄 이동 신호탄 될 가능성도

KIA에서 롯데로 이적한 안치홍(사진=엠스플뉴스)
KIA에서 롯데로 이적한 안치홍(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공·수에서 리그 최약체였던 롯데 자이언츠 키스톤 콤비가 ‘환골탈태’했다. FA(자유계약선수) 내야수 최대어 안치홍 영입으로 단숨에 리그 정상급 내야 센터라인을 구축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안치홍의 전성기를 쓸 수 있게 됐다”고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롯데는 1월 6일 안치홍과 2+2년 총액 56억 원의 FA 계약을 발표했다. 롯데는 리그에서 검증된 2루수인 안치홍 선수를 영입하며, 타선의 강화와 함께 내야의 치열한 경쟁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합리적인 계약을 통해 구단과 선수 모두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팬분들께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보여드리려 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리그 꼴찌 롯데 키스톤 콤비, ‘안치홍-마차도’로 업그레이드

안치홍은 2019시즌 침체를 딛고 반등을 노린다(사진=KIA)
안치홍은 2019시즌 침체를 딛고 반등을 노린다(사진=KIA)

지난 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취득한 안치홍은 스토브리그 기간 여러차례 원소속팀 KIA와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전체 금액 규모에서 구단과 견해차가 컸고 좀처럼 계약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안치홍과 KIA 사이에 생긴 빈틈을 롯데는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성민규 단장은 엠스플뉴스와ㅇ 의 통화에서 안치홍에게 꾸준히 관심이 있었다. 워낙 공격력이 좋은 선수 아닌가. 내년에 FA가 되는 선수들과 비교해도 안치홍 정도 공격력을 가진 선수는 없었다영입 장벽이 높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안치홍과 롯데의 계약은 일반적인 4년 계약이 아닌 2+2년 계약이다. 계약기간 2년, 최대 26억 원(계약금 14억2천만 원, 연봉총액 5억8천만 원, 옵션총액 6억 원)에 더해 2022년부터 2년간 최대 31억 원의 구단-선수 상호 계약 연장 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 따라 연장이 실행될 경우 계약은 최대 4년 56억 원이 된다.

만약 2년 뒤 구단이 계약 연장을 선택할 경우 안치홍은 계약 연장 또는 자유계약선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롯데도 2년 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게 되며, 이 경우 선수에게 바이아웃 1억 원을 지급하면 안치홍은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성 단장은 안치홍은 2년 뒤 (자유계약) 도전을 원했고, 우리 역시 4년 계약 기간의 부담을 덜고 선수의 전성기를 쓸 수 있다는 점에 메리트를 느꼈다고 밝혔다.

안치홍 영입으로 리그 최약체였던 롯데는 내야진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2019시즌 롯데 2루수 OPS는 0.664로 리그 7위에 그쳤고, 유격수 OPS는 0.590으로 리그 꼴찌였다. 또 2루수 방향 타구처리율도 89.51%로 리그 최하위, 유격수 타구처리율은 86.17%로 리그 9위를 기록한 바 있다.

내야 센터라인의 부진은 롯데 수비진 전체를 뒤흔들었다. 2019시즌 롯데 수비진이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 처리한 비율(DER)은 0.665로 리그 최하위였다. 이는 투수들에게도 큰 악영향을 끼쳤다. 롯데 투수진의 수비무관 평균자책(FIP)은 4.39로 리그 7위 수준이었지만, 평균자책은 4.87로 리그 꼴찌를 기록했다. 수비수들이 제 몫을 했다면 좀 더 나은 평균자책을 기록할 수도 있었단 얘기다.

롯데의 영입이 성공으로 끝나려면, 안치홍이 2017, 18시즌 수준의 퍼포먼스를 재현할 필요가 있다. 안치홍은 2019시즌 실책 11개에 타구처리율 90.41%로 예년보다 수비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2018시즌 23개를 기록했던 홈런도 2019시즌엔 5개로 뚝 떨어졌다. 손가락 부상이 장타력 저하로 이어졌단 분석이다.

성 단장은 안치홍이 최근 몸무게를 5kg 감량하며 의욕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2루수로 좋은 수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장타력 저하로 이어진 손가락 부상에서도 회복한 만큼 타격에서도 기대가 된다고 했다. 적어도 지난 시즌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둘 거란 계산이다.

롯데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는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도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공격력 면에서도 기존 롯데 유격수들과 비교하면 큰 업그레이드다. 기량을 회복한 안치홍과 함께 리그 최강 키스톤 콤비를 이룰 전망이다. 롯데 투수력에 긍정적인 영향은 물론, 기존 주전 내야수들의 자리 이동으로 내야 뎁스가 탄탄해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안치홍 롯데 이적, FA 연쇄 이동 신호탄 될까

안치홍 영입으로 롯데 2루는 리그 최고 수준으로 탈바꿈했다(사진=엠스플뉴스)
안치홍 영입으로 롯데 2루는 리그 최고 수준으로 탈바꿈했다(사진=엠스플뉴스)

물론 외부 FA 영입에 따른 ‘보상선수’ 출혈이 있긴 하지만, 롯데는 큰 출혈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성민규 단장은 안치홍과 비교했을 때 보상선수가 큰 손실이라 보지 않는다올겨울만 놓고 보면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앞으로 롯데에 유망주가 많이 쌓이기 시작하면, 그때는 외부 FA를 데려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최근 시장 상황을 눈여겨본 한 야구 관계자는 “안치홍을 시작으로 FA 시장에서 타 구단 이적 사례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열렸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들이 내부 FA와 계약하는데 지나치게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조건 자체를 제시하지 않고 시간만 끌거나, 기존 FA에 비해 낮은 금액 조건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전까지는 높은 FA 몸값에 보상선수 부담까지 더해져 외부 영입을 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처럼 FA 몸값이 떨어진 상황에선 보상선수를 내주더라도 필요한 선수는 영입하려는 구단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FA 지출을 줄이려는 구단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오히려 내부 FA를 다른 구단에 내주는 결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계약 FA 중에 2명에 대해선 원소속팀 외의 구단에서도 영입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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