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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최대 11명 이탈? 두산, 그래도 준비 없는 이별은 없다

  • 기사입력 2020.01.13 10:30:03   |   최종수정 2020.01.13 11: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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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2020시즌은 우승 기회이자 큰 위기

-2020시즌 뒤 내부 FA 최대 10명까지 가능…김재환 포스팅 재도전도 변수

-과거 주전 선수 유출 철저하게 대비해 공백 최소화한 두산

-최원준, 류지혁, 김인태 등 준비된 대체 전력 있어…선택과 집중 필요

 

두산은 2020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사진=두산) 두산은 2020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사진=두산)

 

[엠스플뉴스]

 

이용찬, 유희관, 권혁, 장원준, 이현승, 오재일, 허경민, 최주환, 김재호, 정수빈, 그리고 김재환.

 

두산 베어스를 2019시즌 우승으로 이끈 멤버 명단이 아니다. 어쩌면 2020시즌이 끝난 뒤 두산을 떠날 수도 있는 선수 명단이다.

 

두산은 2020시즌에도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란 평가를 받는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팀을 떠났지만, ‘150km/h 듀오’를 새로 영입했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도전 불발과 호세 페르난데스 재계약으로 강타선 유지에 성공했다. 끈끈한 팀워크와 절정에 달한 주전 멤버들의 기량은 키움, LG, NC의 거센 도전 속에서도 두산이 돋보이는 이유다. 

 

2020시즌 두산 강세가 예상되는 또 다른 이유는 FA(자유계약선수)다. 2020시즌이 끝난 뒤 두산 주전 중에 FA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가 여럿이다. 4선발 이용찬과 5선발 유희관을 비롯해 베테랑 좌완 권혁・장원준・이현승이 FA를 앞두고 있다.

 

타자 중에선 1루수 오재일, 2루수 최주환,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재호까지 내야진 전원이 예비 FA다. 중견수 정수빈도 2020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여기에 김재환도 2020시즌이 끝나면 다시 포스팅을 통해 MLB 재도전을 공언한 상태. 저마다 FA와 미국 진출이란 뚜렷한 동기가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만약 이들 전원이 FA 자격을 취득할 경우, 두산은 내부 FA 10명과 협상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는다. 두산 관계자는 주전 야수 5명과 주전 선발 투수 2명이 동시에 FA 자격을 얻는 건 일부러 맞추려고 해도 힘든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FA 시즌을 앞둔 한 두산 선수도 “내부 FA 선수가 최대 10명이나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정말 놀랍다”고 반응했다.

 

두산은 결코 주전 선수와 ‘준비 없는 이별’을 하지 않는다

 

2020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정수빈과 허경민(사진=두산) 2020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정수빈과 허경민(사진=두산)

 

주전 선수 최대 11명 이탈 가능성을 안고 시작할 2020시즌은 두산에 큰 도전이다. 2020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2020시즌 이후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두산은 전력 유출 가능성에 치밀하게 대비하는 팀이다. 주전 선수가 FA 자격을 얻기 한참 전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대안을 준비한다. 신인드래프트에서도 하위 지명권이라고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 기존 선수의 입대와 FA, 세대교체 시점 등을 미리 계산해 꼭 필요한 포지션에 지명권을 쓴다. 이후 장기간 퓨처스에서 담금질을 거치고, 1군 백업 기간을 거친 뒤 경쟁에서 살아남는 선수에게 주전 기회를 부여한다.

 

2013시즌 직후 두산은 이종욱과 손시헌이 신생 NC로 이적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주전 중견수와 유격수가 빠져나갔지만, 이미 주전급으로 성장한 정수빈과 김재호가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15년 우승 직후 김현수가 미국으로 향했을 때도, 2년간 1군 적응기를 거친 김재환이 그 자릴 채웠다.

 

만사가 생각한 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2017시즌 뒤 민병헌이 떠나는 건 두산의 계산에 있었지만, 지미 파레디스가 외국인 타자에서 관광객으로 돌변하는 건 계산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산은 일단 시즌 중에 여러 국내 선수들로 구멍을 메운 뒤, 시즌 막판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수빈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2018시즌 뒤 양의지의 NC행도 두산의 계산에는 없었던 상황. 그러나 두산엔 이미 주전 도약 준비를 마친 박세혁이 있었고, 박세혁과 함께 두산은 2019시즌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이처럼 두산은 결코 주전 선수와 ‘준비 없는 이별’을 하는 법이 없는 팀이다. 누군가 팀을 떠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는 미리 대안을 준비해 둔다. 2015년 오재원, 2016년 김재호처럼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는 꼭 잡는다. 확실한 대안이 있고 팀 입장에서 크게 아쉽지 않은 선수일 때는 과감하게 보낸 뒤 준비해둔 카드를 꺼낸다. 양의지의 경우처럼 잡으려던 선수가 떠나도 플랜 B가 있기에 뒤늦게 허둥대는 일은 없다. 

 

최원준, 류지혁, 김인태…두산의 검증된 대안

 

윈나우와 리빌딩을 동시에 진행하는 게 두산의 강점이다(사진=엠스플뉴스) 윈나우와 리빌딩을 동시에 진행하는 게 두산의 강점이다(사진=엠스플뉴스)

 

물론 내부 FA 10명(+포스팅 1명)은 아무리 두산이라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우승 경험 풍부하고 야구 잘하는 두산 선수는 어느 팀에 가도 매력적인 자원이다. FA 등급제 시행으로 일부 FA 선수가 B등급으로 분류되는 것도 두산엔 불리한 조건이다. 이 경우 보호선수 범위가 20인에서 25인으로 헐거워져, 다른 구단이 보다 적극적으로 두산 선수에 러브콜을 보낼 수 있다.

 

현실적으로 내부 FA 10명을 다 잡는 건 백승수 단장과 김태룡 단장이 손잡아도 불가능한 일이다. 두산 입장에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현재 전력에서 가장 필요한 선수에 우선순위를 두고 협상에 힘을 실어야 한다.

 

전력 유출 가능성이 높은 자리엔 2020시즌 내에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반드시 잡을 계획인 선수의 자리에도 어느 정도는 대안을 만들어놔야 만에 하나까지 대비할 수 있다.

 

두산은 충분한 1군 검증 기간을 거치지 않은 선수는 전력으로 치지 않는다. 지금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도 처음엔 장기간 이천 생활을 거쳤고, 1군 백업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신인 선수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 어떻게 되겠지, 주워온 선수로 어떻게 되겠지는 두산이 판단하는 방식이 아니다. 

 

젊은 선수 중에 어느 정도 1군 검증 기간을 거친 선수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수 중엔 사이드암 최원준이 있다. 2019시즌 선발로도 등판 경험이 있고, 1군 타자들 상대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발휘했다. 만약 선발진에 이탈 선수가 나올 경우, 대안으로 떠오를 만한 이름이다. 

 

현재는 불펜 소속이지만 2017시즌 선발로 활약했던 함덕주가 선발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한 그림 중에 하나다. 그 외 김민규, 전창민이 퓨처스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고 있지만 아직 1군용으로 검증된 카드는 아니다. 

 

대거 이탈이 예상되는 좌투수 쪽엔 아직 확실하게 검증된 대단은 없다. 퓨처스에선 좌완 김호준이 계속 불펜으로 등판하며 경험치를 쌓는 중이다. 

 

내야수 쪽에선 류지혁이란 확실한 대안이 있다. 2루, 유격수, 3루가 모두 가능하고 빠른 발과 컨택트 능력을 갖춘 자원이다. 만약 기존 내야수 중에 유출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름이 될 것이다. 비교적 1군 경험이 있는 신성현과 서예일, 이유찬과 퓨처스에서 경험을 쌓는 중인 송승환, 권민석의 성장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야에도 김인태라는 준주전급 예비 전력이 있다. 상위 지명 유망주로 입단해 장기 이천 생활을 거치고, 최근 1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단 점에서 기존 두산 주전들과 공통점이 있다. 김재환의 포스팅 재도전 등 외야 공백이 생기면 제일 먼저 떠오를 만한 이름이다.

 

그 외 국해성, 백동훈, 김경호도 외야수 중에 간간히 1군 경기 출전 기회를 받았던 선수들. 프로 데뷔 시즌 아쉬움을 남긴 김대한을 두산이 어떻게 육성할지, 2020시즌 말미 상무에서 전역할 조수행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팀 내 자원들만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엔 과감한 트레이드로 선택지를 넓히거나, FA 보상선수로 빈자리를 채우는 방법이 있다. 이형범, 이흥련, 정재훈, 김승회, 이원석 등 두산은 보상선수 활용에 일가견이 있는 팀이다. 예상되는 전력 유출에 어떻게 대비하는지 지켜보는 건 2020시즌 두산을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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