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 상태였던 한화-김태균 계약, ‘1년 계약’으로 돌파구 찾았다

-1년 총액 10억 원에 계약…“1년 뒤 재평가받겠다” 의지

-2020시즌 반등 자신…이승엽, 박용택도 38세 시즌 반등 사례

-“실망하셨을 팬들에게 김태균이 누군지 보여드릴 것”

이글스의 심장 김태균(사진=엠스플뉴스)
이글스의 심장 김태균(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1년 뒤 실력으로 재평가받겠습니다. 최근 제 성적에 실망하셨을 한화 팬들께도 반드시 김태균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 드리겠습니다.

‘이글스의 4번 타자’ 김태균이 2020시즌에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는다. 계약 기간을 줄여 마침내 합의점을 찾았다. 한화에 대한 애정과 2020시즌 성적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승부수다.

한화는 1월 23일 저녁 “자유계약선수(FA) 김태균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1년이며, 계약 규모는 계약금 5억 원과 연봉 5억 원 등 총 10억 원이다.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구단 혹은 선수 옵션 없는 단년 계약이다.

김태균 “1년 계약, 매년 발전하는 동기부여 될 것”

계약한 뒤 김태균과 정민철 단장이 포즈를 취했다(사진=한화)
계약한 뒤 김태균과 정민철 단장이 포즈를 취했다(사진=한화)

해를 넘겨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던 한화와 김태균의 계약은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됐다. 21일과 22일 연이틀 협상을 벌인 양측은 23일 오후 다시 만나 마침내 합의에 도달했다. 김태균이 한발 뒤로 물러나 ‘1년 계약’을 구단에 제안했고, 구단이 이를 수용하며 계약이 성사됐다.

한화는 이번 계약에 대해 구단은 김태균 선수의 팀 내 가치와 프랜차이즈 스타의 상징성을 높게 평가했고, 김태균 선수는 예우에 따른 보장보다는 올 시즌 결과를 통해 객관적 평가를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이뤄진 계약이라 설명했다.

김태균은 FA 협상 초반부터 반드시 한화에 남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2020시즌 동료들과 힘을 합해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 반등을 이루겠단 의욕이 강했다. 한화에서 숙원인 우승을 이룬 뒤 이승엽처럼 멋지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에 베테랑 선수에겐 흔한 언론플레이도 일체 하지 않은 채, 구단의 제안을 기다리며 개인 훈련에 몰두했다.

김태균은 “내 계약 문제로 구단과 오래 시간을 끌거나 대립각을 세우고 싶지 않았다. 하루라도 빨리 계약해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자신도 있다. 김태균은 4년 계약 마지막인 2018시즌과 2019시즌 다소 하락세를 겪었다. 2018시즌엔 부상으로 고전했고 지난해엔 공인구 여파와 팀 내 상황 탓에 경기력에 영향을 받았다.

현재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차질없이 시즌을 준비하는 중이다. 공인구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돌파하겠단 의지가 강하다. ‘부진’했단 평가를 받는 지난해도 김태균은 3할대 고타율을 기록했고, 패스트볼 계열 구종에 3할대 타율과 5할대 장타율을 기록했다. 2020시즌엔 더 확실하게 반등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당당하게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겠단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위험부담도 있다. KBO 규약의 FA 재취득 4년 조항 때문이다. 1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년계약이 불가능하다. 4년 동안 해마다 다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30대 후반 베테랑에게 매년 성적으로 평가받는 계약은 양날의 검이다. 만약 생각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내년에는 더 어려운 조건에서 계약해야 할 수도 있다. 김태균도 “에이전트에게 처음 이야기했을 때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고 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이를 위험부담이 아닌 동기부여로 받아들였다. 김태균은1년마다 실력으로 평가받고 싶었다. 그렇게 하는 게 스스로도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최근 성적 때문에 실망하셨을 팬들께 다시 한번 김태균이 살아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2020시즌 자신과 한화의 재도약을 자신하는 김태균이 던진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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