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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KIA의 겨울 내우외환, 개인기보다 시스템이 먼저

  • 기사입력 2020.01.28 09:58:09   |   최종수정 2020.01.28 11: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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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이 가득한 KIA 타이거즈의 올겨울 스토브리그
-지난해 11월 조직 개편으로 촉발된 구단 내부 잡음
-결과적으로 완패한 KIA의 올겨울 FA 협상 테이블
-개인기보단 시스템과 조직 문화 혁신이 KIA에 절실한 때

 

매트 윌리엄스 감독(가운데)이 한국을 떠나자 KIA의 올겨울 스토브리그는 아수라장이 됐다(사진=KIA) 매트 윌리엄스 감독(가운데)이 한국을 떠나자 KIA의 올겨울 스토브리그는 아수라장이 됐다(사진=KIA)

 

[엠스플뉴스]

 

KIA 타이거즈의 올겨울 스토브리그는 말 그대로 ‘내우외환’이다. 매트 윌리엄스 신임감독 선임으로 희망을 보여주다 프랜차이즈 스타 내야수 안치홍의 이탈로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급하게 내야수 김선빈을 잡았어도 구단 안팎으로 날아오는 비난과 비판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사실상 지난해 11월 초 갑작스러운 조직 개편과 보직 이동이 내우외환의 출발점이 됐다. 보통 조직 개편은 시스템의 효율성과 혁신을 위해 이뤄진다. 당시 KIA 구단은 단장 산하로 운영팀을 운영지원팀과 운영기획팀으로 나눴다.

 

운영지원팀은 선수단(1군·2군·육성) 지원 및 관리, 전력분석을 책임지고, 신설된 운영기획팀은 선수단의 중장기 운영계획 수립·데이터 분석·국내외 스카우트 업무를 맡는다. 조직 개편으로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했단 게 당시 KIA의 설명이었다.

 

KIA의 FA 협상 테이블 완패, 조직 개편 여파?

 

안치홍의 롯데 이적은 구단과 팬들에게 모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사진=롯데) 안치홍의 롯데 이적은 구단과 팬들에게 모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사진=롯데)

 

하지만, 조직 개편 뒤 구단 내부에선 엇박자와 잡음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업무에 정통한 실무자가 해당 부서에 배치됐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내부 분위기였다. KIA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조직 개편 뒤 부서 간 업무 분담 문제로 계속 어려움을 겪었단 얘길 들었다. 특히 구단 내부에서 핵심인 운영팀을 굳이 두 개의 다른 부서로 나눈 게 의문이 드는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겨우내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건 FA(자유계약선수) 협상이었다. 평행선이었던 실제 협상 테이블 분위기와 다른 ‘워딩’이 밖으로 새어 나가자 한 에이전트는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최종 책임자인 조계현 단장과 FA 협상 담당자 사이에서 원활한 소통이나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의문인 상황이 이어졌다. 조 단장은 비상 상황이 되자 그때서야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섰다.

 

결과적으로 KIA는 새로운 조직 개편 아래 진행한 FA 협상 테이블에서 완패했다. 무조건 잡겠다던 FA 두 선수 가운데 한 명은 구단의 조건을 듣자마자 부산으로 떠났고, 한 명은 구단이 원래 책정한 가격대 그 이상을 제시한 뒤에야 잡을 수 있었다. 실리와 명분에서 모두 무너진 KIA의 올겨울 스토브리그였다.

 

당장 올겨울 성과만 보면 KIA 구단의 조직 개편은 실패와 다름없다. 기존 부서에서 역량을 잘 발휘하던 직원이 다른 부서로 갑작스럽게 이동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요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화원 대표이사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던 결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부서 개편과 보직 이동은 결과적으로 시행착오를 겪게 할 지름길이었다.

 

개인기보단 조직 혁신이 먼저다

 

그저 한 개인에게만 화살을 돌릴 수 없는 KIA의 상황이다. 전반적인 조직 문화 혁신이 절실한 때다(사진=KIA) 그저 한 개인에게만 화살을 돌릴 수 없는 KIA의 상황이다. 전반적인 조직 문화 혁신이 절실한 때다(사진=KIA)

 

이렇게 시스템이 흔들리는 분위기에서 오로지 윌리엄스 감독의 개인기에만 의존한다면 KIA는 더 악화 일로를 걸을 수 있다. 결과가 좋든 안 좋든 제대로 된 시스템과 조직 문화 개혁 없이 윌리엄스 감독 뒤로 숨는 모양새가 되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윌리엄스 감독이 절대 마법사는 아니다. 있는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순 있어도 없는 재료까지 새로 만들어내는 훌륭한 농부까지 되길 바라는 건 과욕이다.

 

KIA도 겉 포장지에만 신경 쓰지 말고 내부 시스템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발 빠른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직에서도 시스템과 문화가 올바르게 정착해야 그다음 개인기가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숫자 보여주기식 보고서로 상급자에게 잘 보이려는 개인기만 중요시한다면 그 조직이 잘 굴러가는 건 꿈속에서나 있을 일이다. 옛 영광에 취해 있거나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넘어간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 단장은 운영팀장과 대화에서 ‘팀장님이 반대 의견을 내줬기에 내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한 번 더 생각하며 확신을 느끼게 된다’라고 말한다. 상명하복 조직 문화가 아닌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가능한 수평적 조직 문화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그리고 ‘팀장님이 맞을 때도 있다’라는 백 단장의 마지막 여운은 해묵은 프런트 조직 문화를 바꿀 단서를 또 제공한다. 개인기가 아닌 시스템과 조직 문화의 중요성은 올겨울 내우외환을 거세게 겪은 KIA에 거듭 강조해도 모자랄 요소가 됐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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