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김용달 타격코치, 열정적인 캠프 훈련 지도
-집중 관리 대상은 박해민 “2018년 좋았던 느낌으로 돌아가야”
-“살라디노는 기본기가 정말 탄탄, 중·장거리 타자로 기대”
-“‘용달 매직’은 옛말, 이제 선수가 자발적으로 따라오는 게 중요.”

김용달 타격코치는 고령에도 이번 삼성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인물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용달 타격코치는 고령에도 이번 삼성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인물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오키나와]

삼성 라이온즈 김용달 타격코치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뜨거운 열정을 내뿜는 지도자다. 야간 훈련 지도뿐만 아니라 엑스트라 타격 훈련 지도에도 직접 나서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지켜본다. 다른 코치들이 모두 점심 식사를 마친 한참 뒤에야 밥숟가락을 드는 일이 일쑤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각 파트 코치가 능동적으로 훈련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끌어주길 기대한다. 허 감독의 기대대로 김 코치는 1956년생의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훈련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젊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팀 타선 체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모든 타자를 두루 살피고 있지만, 김 코치가 특별하게 지켜보는 세 선수가 있다. 바로 박해민과 김동엽, 그리고 강민호다. 허 감독은 “세 선수는 지난해 타격에서 큰 아쉬움을 겪었고, 올 시즌 분명히 살아나야 할 선수들이다. 김용달 코치께서 캠프 기간 세 선수를 집중적으로 관리하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달 코치의 특별 관리 “박해민이 1번에서 살아나야!”

김용달 코치가 야간 훈련 내내 박해민을 전담해 지도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용달 코치가 야간 훈련 내내 박해민을 전담해 지도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실제로 엠스플뉴스가 직접 취재한 삼성 캠프 야간 훈련에서 김용달 코치는 훈련 한 시간 내내 박해민의 옆을 떠나지 않았다. 박해민의 스윙이 멈출 때마다 김 코치는 바로 선수 옆으로 다가가 타격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해민은 지난해 타율 0.239/ 출루율 0.318/ 장타율 0.328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박)해민이가 1번에서 꼭 활약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 팀이 4점 이상 득점했을 때 승률이 7할 이상이었다. 가을야구를 위해선 경기당 4점 이상 내는 횟수를 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해민이의 선두 타자 출루율이 높아져야 한다. 2018년 타격 성적(타율 0.299/ 172안타/ 9홈런/ 68타점)이 좋았으니까 그 느낌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 코치의 말이다.

김 코치는 박해민에게 앞으로 중심 이동하며 스윙하는 것과 투수와 3루 방향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을 거듭 강조했다. 김 코치는 지난해 해민이의 스윙 메커니즘을 보면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타율 3할과 출루율 4할을 목표로 해민이의 빠른 주력을 살릴 타구 생산이 필요하다. 뜨는 타구보단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더 생산해야 한다. 앞으로 중심 이동하며 타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잘 바뀐다면 원하는 그림이 나올 거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박해민도 김 코치의 뜻을 잘 이해하고 타격 자세를 완전히 수정하는 모험에 나선다. 박해민은 “지금까지 내가 해온 야구와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도전하는 거다. 지금까진 수비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면 김용달 코치님은 투수 쪽으로 몸을 움직이며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라고 하신다. 물론 오랫동안 이어온 습관을 고치는 일은 절대 쉽지 않더라. 지난해 성적이 원체 안 좋았기에 지금은 내 고집을 부릴 때가 아니다. 코치님의 말씀을 다 받아들이려고 마음먹었다. 하나하나 다 디테일하게 모든 걸 수정하고자 한다”라며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득점권 상황과 득점 짜내기에서 더 강해지길 원해”

김용달 코치가 캠프 첫 팀 청백전 소화 뒤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해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용달 코치가 캠프 첫 팀 청백전 소화 뒤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해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동엽도 지난해 겨울 김용달 코치의 지도 아래 타격 자세에 큰 변화를 줬다. 예전 타격 자세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김동엽은 레그 킥 장착과 더불어 콘택트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김동엽의 스윙을 지켜본 김 코치는 (김)동엽이는 캠프 초반부터 준비를 잘 해왔다. 타석에서 반응과 결과가 모두 좋다. 실전 경기에서 타이밍을 잡고 자신감만 회복하면 된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와 경산에서 스윙을 새롭게 만들어왔다. 혼자서도 잘 만들고 있다. 가면 갈수록 루틴과 스윙이 좋아진다. 동엽이에겐 큰 걱정이 없다라며 흐뭇한 시선을 보냈다.

다린 러프를 대체할 새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를 향한 김 코치의 시선은 어떨까. 김 코치는 과거 자신이 현대 유니콘스에서 지도했던 래리 서튼과 클리프 브룸바를 언급했다.

과거 서튼과 브룸바와 같이 훈련해봤는데 이들은 정말 노력형 타자다. 타고난 소질보단 한국 무대에 와 노력한 힘이 더 컸다. 살라디노도 캠프에서 엑스트라 타격 훈련을 할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서튼과 브룸바보다 기본기와 스윙 회전력에서 살라디노가 더 뛰어나다고 본다. 러프와 타이론 우즈 같은 장타력은 없어도 중·장거리 타자로 기대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듯싶다. 김 코치의 말이다.

김 코치는 연봉 협상 지체로 2월 12일 뒤늦게 캠프에 합류한 외야수 구자욱을 향해선 전혀 걱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코치는 비시즌 때 선수들에게 타격 훈련 영상을 찍어 보내 달라고 말했다. 당시 (구)자욱이의 스윙을 보니 부진했던 지난해 스윙과 다르게 좋을 때 스윙 메커니즘 방향으로 연습하고 있더라. 일정 수준에 이미 오른 선수라 알아서 잘할 거로 믿는다라고 전했다.

삼성 캠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훈련은 작전 상황 훈련이다. 여러 가지 득점권 상황을 가정한 뒤 즉흥적인 벤치 사인 아래 선수들이 팀 배팅을 연습하는 훈련이다. 김 코치는 2년 전까지 사용한 공인구로는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팀 배팅 없이 홈런만 노려도 통하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공인구 변화로 팀 득점과 장타 숫자가 하락했다. 득점권에서 팀 배팅과 한 점 짜내기에서 강해져야 한다. 실제로 선수들이 연습에서 습관을 들이면 실전에서 그런 자세가 나올 거로 기대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용달 매직’은 옛말,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오는 게 중요”

김용달 코치는 용달 매직이 아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오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강조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용달 코치는 용달 매직이 아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오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강조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용달 코치는 자신의 이름에 오랫동안 따라붙는 ‘용달 매직’이라는 단어에 고갤 내저었다. 젊은 지도자 시절 지나친 욕심이 만든 단어인 까닭이다.

김 코치는 누구나 지도자를 시작하면 욕심이 생긴다. 나도 젊었을 때 무언가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젠 그런 욕심을 버렸다. 그런 욕심이 선수들을 무리하게 움직이게 하고 심적으로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 이젠 선수가 자발적으로 따라올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뒤 현역에서 은퇴하는 LG 트윈스 박용택을 지도했던 추억이 김 코치의 태도 변화를 이끌었다. 김 코치는 박용택 선수와 함께한 지도자로서 보람을 크게 느낀다. 처음엔 아웅다웅 다툰 적도 많았지만, 그게 서로를 발전하게 만들며 좋은 결과로 나왔다. 용택이와 추억이 있었기에 나중에 다른 선수들과 부딪혀도 인내심으로 기다리고 소통하고자 노력하게 됐다. 은퇴를 앞둔 용택이에게 정말 고생했고,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김 코치는 고령에도 현장에 복귀한 이유로 ‘신구 조화’를 꼽았다. 김 코치는 젊은 코치진들의 열정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풍부한 경험으로 도움을 주고 싶었다.

최근 프로팀 코치진이 매우 젊어졌다. 젊은 열정과 내 경험을 섞어 신구 조화를 이룰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현장 복귀를 택했다. 선수들의 실력이 키워질 좋은 훈련 환경을 만들고 싶다. 캠프에 와서 직접 보니까 순수하고 야구를 한창 열심히 할 젊은 나이라 의욕이 돋보인다.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삼성에 괜찮은 젊은 타자들이 정말 많다. 기량이 올라오면 행복한 고민해야 할 시기도 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그런 기대를 해본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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