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 맞는 LG 타일러 윌슨

-동료 외국인 선수 한국 적응 ‘특급 도우미’ 역할…지난해 켈리, 올해는 라모스 도와

-“한국 무대 성공 비결? 오픈 마인드와 겸손한 마음”

-“2020시즌,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은 예감 든다”

LG의 3년 차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LG의 3년 차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LG 트윈스는 올 시즌 대권에 도전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외국인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 듀오의 존재다.

지난해 우승팀 두산이 조시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를, 양강 구도를 이뤘던 SK가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를 떠나 보낸 반면에 LG는 외국인 듀오를 모두 붙잡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3선발 차우찬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선발투수진만 놓고 보면 대권 후보로 손색이 없다.

물론 이는 윌슨과 켈리 듀오가 지난 시즌만큼의, 기왕이면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다는 걸 전제로 한다. 윌슨도 팀의 이런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비시즌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윌슨은 LG 외국인 선수들에게 최고의 ‘KBO리그 적응 도우미’ 역할도 한다. 지난해 켈리의 대활약 뒤에는 물심양면으로 리그 적응을 도운 윌슨의 기여가 적지 않았다. 올해는 새로 합류한 로베르토 라모스의 빠른 리그 적응을 위해 켈리와 함께 애쓰고 있다. 이에 대해 윌슨은 나 역시 처음 LG에 왔을 때 헨리 소사, 김현수의 도움을 받았다며 LG의 일원으로서 당연한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이제는 LG에서 외국인 선수 그 이상의 존재가 된 윌슨. 2020시즌이 “아주 특별한 해가 될 거란 예감이 든다”는 윌슨을 엠스플뉴스가 호주 시드니 1차 캠프 기간에 만나 인터뷰했다.

새 외국인 선수 ‘만점 도우미’ 윌슨 “나도 처음엔 소사, 김현수 도움받았다”

켈리와 함께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윌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켈리와 함께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윌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년 연속 호주 시드니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정말 좋다(웃음). 시드니는 참 멋진 도시다. 날씨가 좋아서 훈련하기에 좋았다. 중간에 며칠간 비가 오긴 했지만, 훈련 스케쥴에는 큰 차질이 없었다. 쉬는 날엔 시드니 하버 같은 곳에서 동료들과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구경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어떤 목표를 갖고 왔나.

최고의 컨디션과 몸 상태를 만들어 시즌을 잘 준비하는 게 최우선이다.


불펜피칭 때 보니 확실히 비시즌 기간에 몸을 잘 만든 듯싶다. 어떤 점에 초점을 맞췄나.

불펜 투구 때는 내가 던질줄 아는 모든 공을 다 던져봤다. 가장 포커스를 맞춘 건 아무래도 패스트볼이다. 아직 스프링캠프 기간인 만큼 100% 전력투구보단, 부상 없이 나만의 투구 리듬과 타이밍을 찾아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케이시 켈리와 함께한다. 둘이 굉장히 친한 거 같은데, 혹시 서로에게 라이벌 의식 같은 건 없나.

전혀. 내게 켈리는 너무나도 좋은 친구이자 팀메이트다. 우리 둘 사이엔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그게 뭔가.

함께 열심히 훈련하고, 도전하고, 그래서 같이 잘 되자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 친구다. 켈리처럼 마음이 잘 맞는 친구와 함께하는 건 정말 운이 좋은 일이다. 켈리와 2년 연속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


켈리가 한 인터뷰에서 ‘패션 감각은 내가 윌슨보다 낫다’고 했는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크게 웃으며) 사실이다. 케이시의 패션 감각은 정말 훌륭하다. 물론 나도 패션에 관심이 많고, 옷을 잘 입고 싶긴 하지만 아무래도 패션은 켈리가 좀 더 나은 것 같다. 올해는 나도 그 부분에서 더 노력할 생각이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올해는 켈리 외에도 새로운 동료 로베르토 라모스와 함께하게 됐다. 라모스가 KBO리그 적응을 도와준 당신과 켈리에게 굉장히 고마워하던데.

나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헨리 소사, 김현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소사는 내가 오기 전까지 한국에서 6년을 뛴 선수였다. 소사가 KBO리그에 대해 뭐든 잘 알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다른 팀에 대한 정보, 한국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정보를 소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볼티모어 시절 팀메이트였던 김현수도 마찬가지다. 매일 내 안부를 묻고 필요한 게 없는지 챙겼다.


당신 역시 지난해 켈리, 토미 조셉의 리그 적응을 도와준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도움을 받아서 잘 적응했던 것처럼, 나 역시 한국이 처음인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 합류한 라모스는 벌써 팀에 적응을 잘한 것 같다. 팀 동료, 스태프들과 너무도 편안하게 잘 어울린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MLB 재도전? 지금 내 팀은 LG…2020시즌 LG 승리에만 집중할 것”

윌슨은 2020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자신했다(사진=LG)
윌슨은 2020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자신했다(사진=LG)

라모스 외에도 올 시즌 KBO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 외국인 선수가 많다. 그중에는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활약한 거물급 선수도 여럿 있다.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이번에 새로 온 선수 중에 몇몇과는 미국 시절 상대로 만났던 적이 있다.


그중에 윌슨의 경쟁심에 불을 지피는 상대는 누군가.

그보다도 새로 KBO리그에 온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이 다들 잘 적응했으면 한다.


윌슨, 켈리처럼 잘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오픈 마인드가 중요하다. 항상 긍정적으로 열린 마음을 갖고, 겸손한 마음으로 한국야구를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자세로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 나간다면, 분명 좋은 기억과 경험을 갖고 돌아갈 수 있을 거다.


에릭 테임즈, 조시 린드블럼처럼 KBO리그에서 성공한 외국인 선수가 빅리그로 금의환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시즌 당신이 등판한 경기를 보러 온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꽤 있었던 것으로 안다. 빅리그 재도전 계획은 없나.

지금 내 팀은 LG 트윈스다. LG에서 성공적인 2020시즌을 보내는 데만 집중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은 아주 특별한 한 해가 될 거란 예감이 든다. LG가 2년 전 내게 기회를 줬던 것처럼, 나 역시 LG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래서 LG의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게 내가 하려는 일이다.


지난 2년간 당신이 리그 타자들에게 익숙해진 만큼, 타자들 역시 당신의 공에 익숙해졌을 것이다. 3년 차 시즌을 위해 준비한 새로운 무기나 비장의 카드가 있을까.


지난 두 시즌 동안 타자별로 많게는 4, 50번씩은 상대한 것 같다. KBO리그 타자들이 얼마나 좋은 타자들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런 만큼 나도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타자들을 아웃으로 잡아낼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타자들의 타격 밸런스나 컨디션을 확인하고 한 발 먼저 빠르게 대응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올 시즌 목표로 삼은 기록이 있나.

개인 기록 목표는 없다. 굳이 개인 목표를 들자면 우리 팀의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고, 매 경기 발전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그렇다면 팀으로서 LG의 목표는 어떤가. 차명석 단장,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위’를 목표로 언급했다. 반면, 외부에서는 LG를 향해 ‘우승후보’라는 평가도 나오는 분위기다. 당신 생각은 어떤가.

단장, 감독님의 예상에 나 역시 공감한다. 다만 단장, 감독이 시즌 전체를 보고 플랜을 짜는 역할이라면 나는 투수진의 일원으로서 팀 승리에 이바지하는 게 역할이다. 우리 팀의 지난 시즌이 어떻게 끝났는지를 기억한다. 올 시즌에는 그보다 더 나은 결과를 거두길 바란다.


LG 팬들 역시 같은 바람일 거다. 당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타일러 윌슨입니다. 응원해주는 모든 LG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LG 유니폼을 입고 2020시즌을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다가올 시즌이 기대된다. 하루빨리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열심히 운동하면서 잘 준비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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