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히트를 기록한 유장혁(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멀티히트를 기록한 유장혁(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한화 이글스의 좌익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진다. 중견수 이용규와 우익수 제라드 호잉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정진호-장진혁-김문호-이동훈 등 여러 선수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여기에 입단 2년 차 유장혁이 공수에서 부쩍 발전한 기량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던졌다.

유장혁은 3월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청팀 8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2안타(2루타 1) 2타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특히 7회말 마지막 공격에선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기타석의 이용규(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대기타석의 이용규(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날 경기에선 유장혁 외에도 한화 외야수들의 고른 활약이 눈에 띄었다. 청팀 리드오프로 나온 이용규는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청팀 3번타자 정진호는 4타수 4안타(2루타 1)로 폭풍 같은 타격감을 뽐냈다.

백팀 2번타자 중견수로 나온 이동훈도 2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때렸고, 백팀 6번타자 좌익수로 출전한 김문호도 5회 절묘한 좌전안타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입단 2년차 외야수 유장혁의 활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입단한 유장혁은 이날 2회 첫 타석에서 선발 이현호 상대로 볼넷을 얻어 나간 뒤, 4회엔 우완 윤대경 상대로 중전안타를 기록했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선 특급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장타를 뿜었다. 볼카운트 2-2에서 정우람의 빠른 볼을 정확하게 받아쳐, 중견수 뒤로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유장혁의 2루타까지 장단 16안타를 몰아친 청팀은 백팀에 9대 2 대승을 거뒀다.

4안타 맹타를 휘두른 정진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4안타 맹타를 휘두른 정진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경기 후 만난 유장혁은 정우람에 대해 지난 경기에서 상대했을 때 체인지업이 정말 좋다고 느꼈다. 타자들이 왜 못 치는지 확실히 알았다오늘은 다행히 빠른 볼이 운 좋게 앞에서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유장혁은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수비 강화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고교 시절까지 내야수로 활약하다 프로에 와서 외야수로 전향해 아직은 많은 수비 훈련이 필요하단 판단에서다. 그는 “수비 펑고도 많이 받고, 타구 수비도 많이 하면서 외야 수비를 중점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장점인 타격에선 “정확하고 강하게 치려고, 라인드라이브를 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선배 이용규를 가까이에서 보며 배운 것도 도움이 된다고. 유장혁은 “이용규 선배님이 웨이트도 열심히 하시고, 몸 관리도 잘하신다. 타석이나 운동할 때 임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시즌 개막이 미뤄지고 어수선한 상황. 아직 어린 선수로선 마음잡고 훈련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에 대해 유장혁은 어차피 개막은 하게 돼 있다체력 조절이나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는 건 내게 필요 없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매 순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 외야진은 최진행, 장운호, 김민하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왼손타자로 구성돼 있다. 이런 선수 구성에서 기동력을 갖춘 우타자로 좌투수 상대 강점이 있는 유장혁은 쓰임새가 많은 선수다. 유장혁이 한화 좌익수 경쟁에서 다크호스가 될 수 있는 이유다.

한용덕 감독도 주전 좌익수로 한 선수를 낙점하기보단 시즌 개막까지 경쟁이 계속되길 바라는 눈치다. 한 감독은 “아직 (개막까지) 날짜가 많이 남았다. 그때 가서 좋은 모습 보여주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며 “누가 됐든 최종적으로 무조건 주전이라 하기보단, 컨디션을 봐가며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장혁은 “(외야수) 다 저보다 잘하는 선배들이고 형들”이라며 “나중에라도 기회가 온다면, 기회를 최대한 잡아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경기에 나가면 빠른 발을 어필하겠다”고 밝혔다. 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개인 목표를 수치로 정할 건 아니다. 그보단 성적표를 봤을 때 작년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성숙한 생각을 얘기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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