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의 숫자로 보는 NC다이노스의 2020시즌

-외국인 1선발은 누구? 박민우 뒤를 이을 2번타자는 누가 될까

-박석민과 함께할 3루수…김태진, 노진혁 물망

-치열한 외야 경쟁, 5선발 경쟁도 관심 집중

2020시즌 큰 꿈에 도전하는 NC(사진=엠스플뉴스)
2020시즌 큰 꿈에 도전하는 NC(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NC 다이노스는 지난 시즌 5위로 가을야구 무대 복귀에 성공했다. 올 시즌엔 5위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최고의 포수, 두꺼운 야수 뎁스, 풍부한 국내 선발자원 등 다른 팀이 갖추지 못한 장점도 많다. 대망을 꿈꾸는 NC의 2020시즌을 1부터 5까지 5개의 숫자를 통해 미리 살펴봤다.

1: 1선발이 누구야?

루친스키와 라이트(사진=NC)
루친스키와 라이트(사진=NC)

지난 시즌 NC의 1선발은 드류 루친스키였다. 애초 개막 전까지만 해도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에디 버틀러의 1선발이 유력했지만, 제구 불안과 부상에 메이크업 문제까지 불거지며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올겨울 NC는 루친스키와 짝을 이룰 투수로 역시 강력한 구위를 지닌 마이크 라이트를 데려왔다. 라이트는 메이저리그 통산 9이닝당 7.26개의 탈삼진을 솎아낸 파워 피처다. 아웃카운트의 대부분을 땅볼로 잡아내는 루친스키와는 다른 유형이다.

스프링캠프와 청백전에서 라이트가 보여준 구위는 확실히 위력적이었다. 라이트는 귀국 후 첫 청백전에서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두 번째 청백전에서도 3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냈다. 최고 150km/h 강속구와 커터,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구종도 선보였다. 포수 양의지는(캠프에서) 라이트의 여러 구종을 체크해봤는데, 공격적으로 투구한다면 좋을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평했다.

루친스키는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이 끝난 투수다.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라이트가 위력적인 공으로 많은 삼진을 잡아내며 타자들을 압도한다면, NC는 가장 이상적인 원투펀치를 구축할 수 있다. 이동욱 감독은 귀국 직후 “1선발은 라이트, 루친스키의 컨디션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선의의 경쟁을 독려했다.

2: 2번타자는 누굴까

이명기와 김성욱, 그리고 박민우(사진=NC)
이명기와 김성욱, 그리고 박민우(사진=NC)

NC엔 박민우라는 확실한 리드오프가 있다. 2015시즌부터 최근 5년간 타율 0.334(6위)를 기록한 박민우는 리그 최정상급 콘택트 능력에 기동력을 겸비한 톱타자다. 지난 시즌엔 팀 내 최다인 74경기에 1번타자로 출전해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한편 중심타선에도 나성범, 양의지, 박석민, 모창민 등 강타자가 즐비해 큰 걱정이 없는 NC다.

유동성이 큰 자리는 2번이다. 2번은 1번타자와 중심타선의 가교 역할을 한다. 1회 첫 공격 때 반드시 타석에 나오고, 시즌 전체로 따지면 1번 다음으로 타석에 나올 기회가 많은 중요한 자리다. 지난해엔 ‘강한 2번론’이 화두가 되면서 몇몇 팀에선 팀 간판타자를 2번에 배치하는 실험도 이뤄졌다.

지난해 NC는 붙박이 2번 없이 다양한 선수를 2번타자로 실험했다. 김태진이 40경기로 가장 많은 경기에 2번타자로 나섰고, 이명기(36경기), 노진혁(19경기)이 뒤를 이었다. 또 박민우, 나성범, 모창민 등 다른 타순이 익숙한 선수들도 2번타순을 경험했다. 이상호, 권희동, 지석훈, 김준완, 김성욱,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강진성, 최승민도 한 차례 이상 2번 출전 경험이 있었다.

올 시즌에도 2번타자 후보가 많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이명기를 필두로 김태진, 김준완이 ‘전통적’인 2번 스타일이라면, 장타력이 뛰어난 노진혁을 2번으로 올리는 옵션도 있다. 여기에 ‘강한 2번타자’를 원한다면 나성범, 애런 알테어가 2번으로 나오는 그림도 생각할 수 있다.

NC는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경기마다 가장 기대득점이 높은 라인업을 선보이는 팀이다. 경기마다 라인업이 수시로 바뀐다. 올해도 NC에선 다양한 타자가 2번으로 나설 전망이다.

3: 3루수는 누구야

NC는 박석민의 뒤를 받칠 3루수로 김태진을 준비했다(사진=NC)
NC는 박석민의 뒤를 받칠 3루수로 김태진을 준비했다(사진=NC)

지난해 NC 팀 내에서 3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출전한 선수는 박석민(61경기)이었다. 올 시즌도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한 박석민이 주전 3루수 자릴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박석민 혼자 144경기 풀타임 3루수 역할을 하긴 어렵다. 지난 시즌에도 팀 내 최다인 44경기에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박석민이다.

이에 이동욱 감독은 박석민의 뒤를 받칠 3루수로 김태진을 준비했다. 이 감독은 김태진에 대해 시즌 중 3루수로 박석민 선수 뒤에 많이 기용하려고 캠프 훈련을 시켰다더 이상 후보 선수가 아닌, 다방면에서 주전 선수로 나설 수 있는 실력을 봤다. 타격에서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고 평가전에서는 좋은 타격감을 보여줘서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호평했다.

상황에 따라선 노진혁이 3루수로 출전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노진혁은 지난해에도 31경기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 경우 김찬형이 유격수를 맡고(2019년 36경기) 노진혁이 3루수로 출전하는 형태가 된다. 수비 면에서는 좀 더 나은 라인업이 될 수 있다. 노진혁의 지난 시즌 3루수 타구처리율은 92.16%로 300이닝 이상 3루수 가운데 리그 1위였다.

4: 4번째 외야수는 누구인가

김성욱과 권희동(사진=NC)
김성욱과 권희동(사진=NC)

NC는 올 시즌 나성범의 부상 복귀, 새 외국인 타자 알테어 영입으로 외야진을 보강했다. 중견수 알테어-우익수 나성범은 확정적이다. 좌익수 자리도 커리어로 볼 때는 이명기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변수가 있다. 무릎 십자인대 수술에서 돌아온 나성범은 시즌 초반 지명타자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서서히 경기 감각을 조율하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위험 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뒤부터 수비수로 나올 전망이다. 시즌 중에도 관리 차원에서 종종 지명타자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NC 외야수들은 이 빈틈을 파고들어야 한다.

현재 가장 앞서가는 선수는 기존 주전 중견수였던 김성욱이다. 최근 2시즌 부진을 겪었던 김성욱은 지난 시즌 후반부터 타격폼 교정을 시도했다. 멀리서 보면 꼭 양의지처럼 보이는 타격폼이다. 이동욱 감독은 김성욱이 지난 시즌 중반 타격코치와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CAMP 1에서부터 본인의 것을 적립하고 타석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격폼을 바꾼 뒤부터 상승세다. 지난 시즌 전반기 타율은 0.173에 그쳤지만, 후반기엔 0.304로 활약이 좋았다. 국내 청백전에서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시작 전부터 ‘그분이 오신’ 모드로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김성욱은 “CMAP 2에서 준비했던 부분들이 생각보다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작년 후반기 타격폼 교정 후 성적이 좋은데 그 폼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감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매일매일이 시즌이라 생각하고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김준완도 외야 한 자리를 노리는 도전자다. 김준완은 넓은 수비범위, 선구안, 콘택트 능력이 강점. 특히 계속 파울 타구를 만들어내며 상대가 많은 공을 던지게 유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경기 후반 대수비, 대타는 물론 상대에 따라서는 테이블 세터로도 활용 가능한 옵션이다.

김준완은 “공격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기회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수비에서 가장 자신 있다. 수비에 집중하다 보면 공격할 수 있는 기회도 올 것이라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여기에 ‘한 방’이 있는 권희동, 강진성 등도 NC 외야 경쟁에 도전장을 던졌다. 권희동은 “외야 경쟁이 치열한데 매 타석마다 집중해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지난 시즌보다 뎁스가 높아졌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경쟁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5: 5선발은 누가 될까

5선발 후보 최성영, 김영규, 신민혁(사진=NC)
5선발 후보 최성영, 김영규, 신민혁(사진=NC)

NC는 탄탄한 4선발을 구축한 팀이다. 루친스키-라이트가 원투펀치를 놓고 경쟁하고 이재학과 구창모가 3선발 경쟁을 펼치는 구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건 5선발 한 자리다. 이동욱 감독은김영규, 최성영, 신민혁이 5선발 후보라며자체 청백전으로 최종 점검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 선수가5선발을 아직 결정 내리지 못하게 할 만큼 잘 해줬다. 선의의 경쟁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진 것 같다는 게 이 감독의 평가다.

일단 청백전에선 지난해 깜짝 활약을 펼쳤던 김영규가 앞서가는 분위기. 김영규는 최근 청백전에서 3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142km/h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포크볼을 앞세워 효과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이 감독도 “선발로 나왔던 김영규 선수가 볼이 좋았다. 상대한 타자들도 김영규 선수의 구위가 좋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미 지난해 보여준 게 있는 김영규다. 개막 초반 선발 한 자리를 꿰차고 첫 6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 3.86으로 호투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선 LG를 상대로 9이닝 7피안타 8탈삼진 완봉승을 장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금의 페이스를 개막까지 잘 유지한다면, 5선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직 경쟁이 끝난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중반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준 최성영, 고교 시절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신민혁도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다. 4월 말 개막전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라 선발 경쟁을 펼칠 시간적인 여유도 많다. 시즌 중 선발투수 부상, 컨디션 난조 등을 생각하면 경쟁력 있는 선발 후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 감독도 “아직까지 5선발 경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켜볼 계획”이라고 여지를 뒀다. 김영규는 “5선발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 위치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잘 준비를 하려 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최성영, 신민혁 선수도 잘해주고 있는데 옆에서 배울 점도 많다. 팀이 우승하는 데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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