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프로야구, 4월 11일 무관중 경기 개막 결정
-코로나19 잘 막은 타이완, CPBL 개막 가능한 사회적인 분위기 형성
-KBO리그도 개막 결정에 참고할 수 있는 CPBL의 무관중 개막
-CPBL, 다른 나라 프로스포츠 종목 운영에 있어 기준점 된다

CPBL이 공개한 새로운 리그 로고. 선수가 마스크를 끼고 손을 씻는 개인 위생 관념을 강조한 그림이다(사진=CPBL)
CPBL이 공개한 새로운 리그 로고. 선수가 마스크를 끼고 손을 씻는 개인 위생 관념을 강조한 그림이다(사진=CPBL)

[엠스플뉴스]

KBO리그 개막 결정에 큰 도움을 줄 ‘바로미터’가 생겼다. 바로 타이완 프로야구(CPBL)의 무관중 개막이다. 코로나19 방역이 비교적 잘 이뤄진 국가로 알려진 타이완이기에 프로야구 개막에도 큰 문제가 없는 거로 알려졌다. 타이완 프로야구의 무관중 개막 시즌 진행 상황을 지켜볼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참고할 사항이 많아졌다.

CPBL은 4월 1일 코로나19 관련 대책 회의를 열고 4월 11일 정규시즌 개막을 결정했다. 중신 브라더스, 유니 세븐일레븐 라이온스, 라쿠텐 몽키스, 푸방 가디언스 등 타이완 프로야구 4구단은 정규시즌에서 총 240경기를 치른다. 정규시즌 일정은 10월 중순에 끝나고, 우승팀을 가리는 챔피언십 시리즈도 11월 15일 전에 마치기로 했다.

150명 제한->무관중 개막,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CPBL

4월 1일 열린 CPBL의 코로나19 사태 관련 회의. 이날 무관중 개막이 결정됐다(사진=CPBL)
4월 1일 열린 CPBL의 코로나19 사태 관련 회의. 이날 무관중 개막이 결정됐다(사진=CPBL)

가장 주목할 점은 무관중 개막을 결정한 것이다. 원래 CPBL의 계획은 경기당 관중 150명 제한이었다. 관람하는 관중 간 거리를 1m 이상으로 정하고, 마스크 착용 및 음식 섭취 금지 조항을 정했다. ‘150명’이라는 숫자는 시즌권자에 한해 입장을 허용하겠단 방침이었다. 하지만, 그 150명 관중 제한 정책마저도 위험성을 고려해 철회했다. 완전한 무관중 개막으로 정규시즌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타이완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타이완 내 확진자 수는 모두 322명이다. 그 가운데 사망자는 5명이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코로나19 사태를 잘 제어하는 거로 알려진 타이완은 최근 코로나19가 급증하는 미국와 유럽에 1,000만 개의 마스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타이완 야구에 정통한 한 현지 관계자는 현재 타이완 사회의 분위기는 신천지 교인 집단 감염 사태가 터지기 전 한국의 분위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초기 입국 통제로 감염자 숫자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확연히 낮다. 타이완 국민들도 과거 전염병 ‘사스’ 사태를 경험하며 한국 사회보다 더 철저하게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문화가 잘 정착돼 있다. 프로야구를 진행해도 상관없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라고 전했다.

무리하게 관중 입장을 진행할 이유도 없었다. CPBL은 최근 4년 연속 관중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2019시즌엔 2018시즌보다 6.76% 증가한 139만 8,246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과거 프로야구의 인기를 서서히 회복하는 상황이지만, 경기당 평균 관중은 5,826명으로 여전히 아쉬운 수치다. 오히려 TV 중계를 통해 집안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타이완 국민들의 눈을 사로잡겠다는 게 CPBL의 방향이다.

앞선 관계자는 타이완 관중 입장 숫자가 회복세에 있지만, 과거 전성기와 비교하면 그리 큰 숫자는 아니다. 또 무더운 지역이 많아 구단별 관중 편차도 큰 편이다. 오히려 무관중이지만, TV 중계가 이뤄진다면 집안에 있는 타이완 국민들의 눈길을 더 끌 수 있다. 원래 타이완 국민들에겐 주로 밖에서 밥을 먹는 외식 문화가 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테이크아웃을 통해 밖에서 밥을 가져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는 문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야구 중계에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CPBL의 무관중 개막, KBO리그 개막 결정 바로미터 된다

타이완 프로야구 선수들은 이미 연습 경기와 2군리그 경기를 소화하며 정규시즌 개막 준비에 한창이다(사진=CPBL)
타이완 프로야구 선수들은 이미 연습 경기와 2군리그 경기를 소화하며 정규시즌 개막 준비에 한창이다(사진=CPBL)

타이완 구단과 선수단도 비교적 잘 통제되는 상황에서 연습 경기와 2군 리그 경기를 3월 중순부터 이미 시작했다. CPBL도 경기장 출입 인원을 철저히 통제하고 최소화해 무관중 개막을 대비하겠단 입장이다. 원정 구단의 프런트 숫자도 통제할 정도다.

만약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곧바로 리그는 중단된다. 또 올스타전까지 취소하며 정규시즌 일정에 여유를 뒀다. KBO리그도 개막 결정에 충분히 참고할 수 있는 요소가 충분히 많은 셈이다.

KBO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개막을 결정해도 무관중 개막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코로나19 관련 사회적인 분위기를 살펴보며 10%, 30%, 50% 등 서서히 관중 점유율을 늘리는 방향이 유력하다. 아무래도 우리보다 앞서 무관중으로 개막할 타이완 리그의 상황을 유심히 살펴볼 듯싶다. 개막 결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그 진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선수단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단 점이다. 만약 선수단 확진자가 나올 경우 최소 2주 이상 일정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선수 개인의 철저한 위생 관념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타이완 프로야구 무관중 개막은 KBO리그 개막 결정에 있어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타이완 프로야구 무관중 개막은 KBO리그 개막 결정에 있어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이에 CPBL은 야구선수가 마스크를 한 채 손을 씻고 있는 그림의 새로운 리그 로고를 공개하며 위생 관념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CPBL이 예정대로 개막한다면 세계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국제적인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CPBL이 정상적인 프로스포츠 시즌 진행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KBO리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프로스포츠 종목에도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까닭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