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으로 이동한 뒤 부쩍 구위가 좋아진 김진영(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불펜으로 이동한 뒤 부쩍 구위가 좋아진 김진영(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장민재, 이태양, 정우람 선배님들께 많은 조언을 구하면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 전력분석팀 형님들 도움으로 데이터적인 부분들도 많이 연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우완 김진영이 불펜으로 자릴 옮긴 뒤부터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김진영은 4월 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3대 1로 앞선 4회 청팀 세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귀국한 뒤 첫 청백전(3월 17일) 당시만 해도 다소 아쉬운 투구내용을 보였던 김진영이다. 당시엔 3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에 폭투까지 하나를 기록하며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다. 김진영은 경기후 한용덕 감독과 개인 면담을 갖고 불펜으로 보직 이동을 결정했다. 긴 이닝보다 짧은 이닝에 힘을 모아서 던지면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단 게 한 감독의 계산이었다.

한 감독은 이에 대해 “정민태 투수코치와 김진영을 2018시즌 이태양처럼 압축해서 쓰면 어떻겠느냐는 얘길 나눴다. 가지고 있는 구질이나 여러가지가 좋아서 결정했는데, 생각보다도 더 구위가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보직 변경은 성공적이다. 이날 등판에서 김진영은 최고 144km/h, 평균 142km/h의 빠른 볼을 던졌다. 지난시즌 기록한 평균구속(138.3km/h)보다 약 4km/h 이상 구속이 향상됐다. 한 감독은 “계속 지금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중간에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한화 불펜의 새 히든카드로 떠오른 김진영과 일문일답.

7일 청백전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인 김진영(사진=한화)
7일 청백전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인 김진영(사진=한화)

오늘 청백전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어떤 점이 달라졌나.

변화는 정말 많았다.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기술적인 부분이나 전체적으로 많이 달라졌다. 더 노력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좋아진 점이 어떤 부분인지 말해줄 수 있나.

일단 심리적인 부분이 많이 차지하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 마운드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한 수정을 정말 많이 했었다. 우리 말로 표현하면 무리수, 도박이라는 표현이 맞을까. 진짜 위험할 정도로 밸런스 수정을 많이 하면서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다. 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단 생각으로 절박하게 임했던 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불펜으로 이동한 뒤 구속이 빨라졌다.

한국에 돌아온 뒤 첫 게임 던지고 나서, 한용덕 감독님과 개인 면담을 가졌다. 감독님께 감사한 부분이 내 부족한 부분을 보시고 따로 말씀을 해주시더라. 선발로 던지면 1, 2이닝은 그런대로 던질 수 있는데 많은 이닝을 던지면 심리적인 부담을 갖는 것 같다, 그런 점이 약점인 것 같은데 중간에서 한 두 이닝을 강하게 던지는 게 어떻겠냐고 감독님 생각을 말씀하셨다. 많은 이닝을 던진다는 생각보다 한 타자 한 타자에게 강하게 던진다는 생각으로 했던 게 마운드에서 강한 공으로 나온 게 아닐까.

팀 내 불펜 선배들에게도 도움받은 게 있나.

나 스스로 풀어가는 부분은 없다. 장민재 형, 이태양 형, 정우람 형에게 캠프 때부터 가깝게 다가가려 했다. 태양이 형, 민재 형도 선발과 중간을 다 던져봤고 우람 형은 국내 최고의 불펜 투수 아닌가. 그 형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있다.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하는지 배운다. 우람이 형은 심호흡 부분이나, 똑같은 공을 던지더라도 완급조절을 어떻게 할지 알려주신다. 나 스스로보다 선배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시다 보니, 수월하게 풀어가면서 답을 찾아가는 것 같다.


불펜투수는 선발만큼 다양한 구종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 투구패턴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존에 던지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 다만 공 하나로 경기가 넘어갈 수 있는 위치가 중간투수인 만큼 볼배합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다. 지난 경기들을 보면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볼배합 연구는 어떻게 하나.

아무래도 선수가 할 수 있는 건 전력분석실에서 사는 것밖에 없다. 전력분석 형님들한테 더 다가가서 어느 타이밍에 공을 어느 공을 던져야 하는지, 내가 잘 던지는 공이 특정한 타자 스윙 궤적에 맞을 수 있는지. 그런 데이터 적인 부분들도 많이 연구해야 한다. 선배들이 던지는 것도 보고, 최근 몇년간 잘 던졌던 중간계투 투수들을 보면서도 연구한다.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올 시즌이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즌이다.

사실 한화란 팀에 감사한 부분이 정말 많다.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내 역할을 전혀 소화하지 못했다. 이번에 한용덕 감독님, 정민태 코치님이 중간투수로서 역할을 계속 테스트하고 계시기 때문에 잘 소화한다면, 올해 마운드에서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득남해 아빠가 됐다. 올해 더 잘해야 한다.

아들이 2019년 1월 29일생이다. 아들에게 잘보이려는 생각보단, 일단은 팀이 우선이다. 팀에서 잘 돼서 자리를 잡으면 가족들도 좋아하겠죠.

‘분유파워’란 말도 있지 않나.

머리 속에 생각은 하는데, 솔직히 마운드 위에서 의식하진 않는다. 아들이 있으니까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선배들이 ‘여기서 이렇게 던져라’ 했으니까 던져야겠다는 생각만 한다. 계속 테스트하면서 그게 좋은 결과로 연결돼서 잘 던지고 나면, 경기 끝난 뒤에 ‘웃으면서 영상통화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으로 연결된다.

아들 이름이 ‘하성’이다. 어떤 의미인가.

솔직히 조금 의식했다. 김하성 선수를 의식했다기보다 이름이 너무 좋더라. 기독교 신자라 ‘하나님의 성민(백성)’이란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다. 아들이 아직 야구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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