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과 장민재(사진=LG, 한화)
정찬헌과 장민재(사진=LG, 한화)

[엠스플뉴스=대전]

홈런 허용 그 후. 장민재는 무너졌고, 정찬헌은 버텼다. 그 차이에서 시작해 대승과 대패가 엇갈렸다.

5월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은 나란히 홈런으로 첫 득점을 뽑아냈다.

먼저 홈런을 날린 건 한화였다. 올 시즌 팀 홈런 최하위 한화는 1회말 리드오프 정은원이 LG 선발 정찬헌 상대로 초구에 홈런을 날렸다. 가운데 높은 속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110m짜리 홈런. 시즌 2호이자 통산 53호, 개인 통산 1호 1회말 선두타자 초구 홈런이 나왔다.

그러나 정찬헌은 홈런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2번 정진호를 외야 뜬공으로 잡은 뒤 김문호와 제라드 호잉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차분하게 1회를 마쳤다. 이후 4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간 정찬헌은 6이닝 3실점,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반면 한화 선발 장민재는 홈런 이후 무너졌다. 1회를 실점 없이 잘 막은 뒤 맞이한 2회말. 리그 홈런 1위 로베르토 라모스를 선두타자로 만났다. 장민재는 철저하게 바깥쪽 속구 승부를 펼쳤다. 초구를 라모스가 건드려 파울이 된 뒤, 2구부터 4구까지는 3연속 볼이 됐다.

3-1으로 카운트가 몰린 가운데, 5구째를 약간 안으로 던진다는 게 가운데 몰리는 공이 됐다. 이를 놓치지 않고 라모스의 방망이가 원을 그렸다. 우측 담장 멀리 날아가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 라모스의 9호 홈런으로 점수는 1대 1 동점이 됐다.

매뉴얼대로 던지고서도 라모스 공략에 실패한 장민재는 이후 김민성에게 초구 2루타, 박용택에 초구 적시타를 맞고 정신없이 흔들렸다.

포수의 마운드 방문 뒤 정근우를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다음 타자 유강남에게 투런포를 맞고 2점을 추가로 내줬다. 맞는 순간엔 멀리 가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타구가 우측 파울폴 바로 옆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이 됐고, 장민재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오지환의 안타와 도루, 김현수의 2루타가 이어지며 1점을 더 내줘 2회에만 5실점. 장민재는 4회 첫 타자 유강남에 안타를 맞고, 오지환 상대로 초구 볼을 던진 뒤 우완 김종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종수가 오지환에 투런포를 맞으며 유강남의 득점은 장민재의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최종 기록 3이닝 8피안타 6실점.

결국 이날 경기는 선발투수 대결에서 승리한 LG의 15대 4 대승으로 끝났다. LG는 19안타 5홈런 15득점으로 한화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라모스를 비롯해 유강남, 오지환(2홈런)이 홈런을 터뜨렸고 8회엔 교체 포수 이성우까지 만루포를 날렸다. 반면 선발이 일찍 내려간 한화는 후속 투수들까지 무너지며 대패를 피하지 못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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