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고 최동원 선수 어머니 김정자 여사 '거액 사기 피해 사건'이 마무리됐다. 27일 검찰이 피고소인을 사기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동원 동상을 찾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김정자 여사(사진=엠스플뉴스)
최동원 동상을 찾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김정자 여사(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고 최동원 선수 어머니 김정자(86) 여사의 ‘거액 사기 피해 사건’이 마무리됐다.

28일 사단법인 최동원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김 여사가 고소한 대학교수 J 씨를 사기죄와 컴퓨터등 사용 사기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알렸다.

김 여사는 2018년 10월 “지인에게 2억 원가량을 사기당했다”며 부산 남부경찰서에 J 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해 4월 J 씨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여사는 “아들의 명예에 흠집이 날까 싶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직접 고소장을 써 경찰서에 냈다”며 “홀로 사는 노인을 상대로 한 명확한 사기이기에 검찰에서 사건을 속히 해결해주리라 믿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검찰은 1년이 넘도록 해당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김 여사가 검찰에 찾아갈 때마다 ‘아직 검토 중이다. 기다리시리라’는 답변만 들었다. 사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김 여사의 건강이 극도로 나빠졌다”며 안타까워했다.

1년이 넘도록 결론이 나지 않던 이 사건은 최근 언론매체가 김 여사 피해 사실을 보도하면서 급반전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언론 보도 이후 국회의원, 변호사, 일반 시민들이 김 여사를 돕겠다고 나섰다. 그 덕분인지 검찰이 김 여사를 모시고 사건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사건 해결이 지체되면서 건강이 크게 나빠졌던 김 여사가 검찰 방문 후 조금씩 기운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최동원기념사업회 "혼자 사는 노인들 상대로 한 사기사건이 근절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김정자 여사를 만나러 부산을 찾은 송영길 의원이 무릎을 굽혀 김 여사에 인사하는 장면(사진=엠스플뉴스)
김정자 여사를 만나러 부산을 찾은 송영길 의원이 무릎을 굽혀 김 여사에 인사하는 장면(사진=엠스플뉴스)

언론 보도 이후 가장 먼저 김 여사를 돕겠다고 나선 이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이다. 송 의원은 22일 직접 부산에 찾아가 김 여사를 만나 위로를 전하면서 성심성의껏 법률 조언을 했다.

송 의원은 “연세대 선배인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가 억대 사기 피해를 봤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정치인 송영길’이 아닌 ‘변호사 송영길, 야구팬 송영길’의 입장에서 어머니를 돕고 싶어 부산을 찾게 됐다”며 “어머니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법률 조언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로 꼽히는 강윤경 법무법인 정산 대표변호사도 김 여사를 돕겠다고 나선 이다.

22일 강 변호사는 김 여사와 동행해 부산지검 동부지청을 방문했다. 강 변호사는 어머니가 법전을 독학하면서 직접 고소장을 쓰시고, 사기 피해 증거를 밝히기 위해 혼자서 백방으로 뛰셨다는 얘길 듣고 가슴이 아팠다사건이 최종 마무리될 까지 김 여사를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5월 22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을 찾은 최동원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사진 왼쪽부터), 김정자 여사, 강윤경 법무법인 정산 대변호사(사진=엠스플뉴스)
5월 22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을 찾은 최동원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사진 왼쪽부터), 김정자 여사, 강윤경 법무법인 정산 대변호사(사진=엠스플뉴스)

여러 이의 도움과 관심으로 김 여사는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김 여사가 주변의 도움과 관심에 크게 감사해하고 있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하겠다’고 말씀하시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혼자 사는 노인을 상대로 한 사기 사건이 근절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근승, 박동희 기자 dhp1225@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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