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만 유튜버’ 톰톰, 프로동네야구 PDB 유튜브 채널 운영
-“코로나19로 야외 콘텐츠 제작 어려워, 휴식기 뒤 대체 방안 물색 중”
-“야구가 좋아 뛰어든 ‘야구 유튜버’의 길, 동네야구 할 때 가장 행복”
-“‘초딩 격파 시리즈’ 생활 체육 관점에서 야구 보급 역할 가능”
-“유튜버 절대 쉽지 않아, 글로벌 콘텐츠로 한 단계 발전 노리겠다.”

유튜브 채널 프로동네야구 PDB를 운영 중인 유튜버 '톰톰' 김남현 실장(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유튜브 채널 프로동네야구 PDB를 운영 중인 유튜버 '톰톰' 김남현 실장(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코로나19는 일상의 소중함을 빼앗아갔다. 야구를 보지도, 하지도 못하는 야구팬들의 심정을 잘 설명하는 말이다. 동네야구에서 아이들과 야구하던 낙을 빼앗긴 유튜버 ‘톰톰’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동네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떠들고 뛰어다니던 그 순간이 빨리 되돌아오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톰톰’이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버 활동을 하는 김남현 실장은 '프로동네야구 PDB'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프로동네야구 PDB는 야구를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 가운데 가장 많은 25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이다.

김 실장은 동네야구도 ‘프로’처럼 멋있고 재밌게 하고 싶다는 뜻으로 2013년부터 야구 유튜버의 길에 들어섰다. 어린 시절 멋도 모르고 야구를 하던 아이의 마음으로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동네야구를 하자 이 채널은 다양한 야구팬 세대의 공감대를 얻었다. 전 국민이 함께하는 동네야구를 꿈꾸는 김 실장의 얘길 엠스플뉴스가 직접 들어봤다.

야구 잡지로 시작해 야구 유튜버의 길까지

유튜브 채널 프로동네야구 PDB를 운영 중인 유튜버 '톰톰' 김남현 실장(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유튜브 채널 프로동네야구 PDB를 운영 중인 유튜버 '톰톰' 김남현 실장(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코로나19가 동네야구의 일상도 지워버렸습니다. 최근 야외 콘텐츠 제작이 힘들었겠습니다.

저희 채널 콘텐츠가 아시다시피 야외에서 찍는 야구 영상이 대부분입니다. 코로나19 심각 단계 격상 뒤엔 콘텐츠 제작이 어려워졌어요. 2개월 정도 휴식기를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야외에서 여러 명이 함께 야구는 못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어떤 새로운 시도인가요.

옛날 야구 만화에서 나온 특이한 야구 장비를 직접 제작해 보기도 하고요. 축구공에 야구 실밥을 붙여 변화구처럼 차는 것 같이 독특한 실험 영상도 찍으려고 합니다. 여자 체육교사 분들과 야구 실력 테스트를 해보거나 김재박 감독님과 무당을 찾아가 프로야구 예측을 하려고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나면 마스크 착용 뒤 야외 콘텐츠를 촬영해 볼까 고민도 듭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잘 전달됩니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하셨겠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착한 어린이상 선물로 야구 잡지를 줬습니다. 그때부터 야구에 매료됐죠. 구단 캐릭터들이 흥미로웠고, 선수들 기록도 아버지한테 물어봤어요. 아침마다 스포츠신문도 찾아보고요. 집이 서울이라 잠실구장에 자주 놀러 가 야구를 구경했습니다. 홈과 원정 응원석을 오가며 응원하다가 어르신들한테 많이 혼나기도 했죠(웃음). 그땐 야구 관람 문화가 조금 거칠었잖아요.

김남현 실장은 영상 촬영뿐만 아니라 편집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남현 실장은 영상 촬영뿐만 아니라 편집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야구 유튜버라는 흔치 않은 직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또 궁금합니다.

젊을 때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20대 때 필리핀과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계속 돌아다녔어요. 그러다가 귀국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죠. 그것도 잘 풀리지 않았는데 우연히 온라인 영업직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 온라인 영업과 마케팅의 전반적인 업무를 배웠죠. 하지만, 끝내 미련을 떨치지 못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지금의 결과를 본다면 미련을 떨치지 못한 건 야구였군요.

(고갤 끄덕이며) 맞습니다. 영업직 일을 할 때 고등학교 동창이랑 같이 일했거든요. 그 친구랑 글러브를 하나씩 사서 동네에서 캐치볼을 하며 놀았어요. 그러다가 사람들을 더 모아 동네야구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온라인 카페를 통해 초등학생들을 모아 글러브를 사주며 동네야구를 시작했습니다. 살던 동네 빈 부지에 몰래 선을 그어 야구장을 만들었어요. 어느 순간 할아버지도 참여해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이더군요(웃음).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겠습니다.

2013년 말에 회사 업무보다 야구 관련 일을 하는 게 낫겠다고 느꼈습니다. 무작정 같이 일하던 고등학교 친구랑 회사를 관두고 국가 창업 대출을 받아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어요. 그 친구가 지금 같이 일하는 닉네임 오모라는 동업자입니다. 1년 정도 동네야구 영상을 찍어 올리기 시작했는데 월마다 수익이 7만 원 정도 나오더라고요(웃음). 곧바로 망할 위기였죠.

당장 생활부터가 막막했겠습니다.

빌린 돈이 다 떨어지고 어느 순간 잔고가 70만 원도 안 남았을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루 만 원으로 생활했어요. 닭 한 마리를 4,000원에 사 닭볶음탕을 해 하루 세끼를 다 해결했죠. 그래도 굶어 죽을 때까지 가니까 살길이 보이더라고요.

어떤 전환점이 있었습니까.

광고대행사 입찰 건이 있었는데 한 맥주 업체가 ‘야구 맥주’ 상품을 만들어 홍보할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 채널을 통한 홍보 제안서를 넣었는데 계약이 성사됐어요. 그때 생긴 큰 수익으로 숨통이 트였죠. 이후 야구 유니폼 업체나 용품 관련 광고도 맡게 됐고요. 수익이 어느 정도 생기며 영상 콘텐츠 생산에도 집중하게 됐습니다. 몇 년 동안 그렇게 사업을 확장하니까 유튜브 시장도 최근 커지며 자연스럽게 회사가 더 커졌죠.

“‘초딩 격파 시리즈’, 동네 아이들에겐 꿈을 키우는 무대일 수도”

프로동네야구 채널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초딩 격파 시리즈. 김남현 실장이 직접 초등학교 아이들과 야구 대결을 벌이는 콘텐츠다(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프로동네야구 채널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초딩 격파 시리즈. 김남현 실장이 직접 초등학교 아이들과 야구 대결을 벌이는 콘텐츠다(사진=해당 유튜브 영상 캡처)

문득 드는 궁금증 하나가 유튜브 채널 이름을 ‘프로동네야구’로 지은 이유입니다.

‘동네야구’라는 이름 안에 무언가 떨어지고 안 좋은 의미가 담겨 있잖아요. 하지만, 동네야구가 프로처럼 멋있게 할 수 있단 생각에 ‘프로동네야구’로 채널 이름을 지었습니다. 어쩌면 프로야구의 근간은 동네야구라고 생각해요. 어릴 적 아이들이 처음 야구를 접하는 무대잖아요. 어떤 아이들에겐 또 꿈의 무대가 될 수 있는 곳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주로 초등학생들과 야구하는 콘텐츠가 가장 많은 느낌입니다.

저희 채널 주 콘텐츠가 바로 ‘초딩 격파’ 시리즈입니다(웃음). 개인적으로도 가장 즐거운 촬영이에요. 최근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 촬영이 힘들고, 아이들과 야구할 때 위험한 순간도 있어 정말 많이 조심해야 하는데요. 그래도 그걸 촬영할 땐 가장 즐겁고 순수한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마치 제가 초등학생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걱정 없이 즐겁게 야구하는 기분이에요.

예전엔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야구하며 노는 광경이 흔하게 있었지만, 최근 그런 광경은 사라지는 분위기입니다. 동네야구도 희귀한 장면이 됐습니다.

저는 그걸 직접 보고 느끼니까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사실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면 야구를 거기서 하는 게 힘들잖아요. 장비나 공을 사는 것도 아이들은 부담스럽고요. 직접 야구를 할 때도 시작부터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워 흥미를 잃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런 동네야구를 아이들에게 경험하도록 해주고 싶어요.

정말 한국 야구계에서 가장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시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프로야구 업계보다 더 야구 저변 확대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은 셈입니다.

그냥 저는 아이들에게 동네야구를 하는 걸 보여주고 싶을 뿐입니다. 몇몇 아이가 동네야구를 보면 다른 아이들이 또 그걸 보고 야구를 해보고 싶을 거니까요. 일부러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것도 최대한 많은 아이에게 야구를 보여주려고 하니까 그렇게 되더라고요. 사실 사회 야구 규모가 최근 굉장히 줄었잖아요. 이럴 때 어린 세대들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고 봐요. 프로야구 업계도 동네 아이들과 같이하는 이벤트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KBO리그 최초 비선출 선수인 LG 투수 한선태(왼쪽)가 지난해 12월 프로동네야구 영상에 출연해 학생들과 동네야구를 펼쳤다(사진=해당 유튜브 영상 캡처)
KBO리그 최초 비선출 선수인 LG 투수 한선태(왼쪽)가 지난해 12월 프로동네야구 채널 영상에 출연해 학생들과 동네야구를 펼쳤다(사진=해당 유튜브 영상 캡처)

동네야구 출신 프로선수가 훗날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깜짝 활약한 LG 트윈스 투수 한선태 선수가 바로 동네야구 출신이시잖아요(웃음). 지난해 12월에 한선태 선수와 같이 동네야구를 촬영했는데 정말 분위기가 좋았어요. 한선태 선수가 아이들에게 ‘나도 동네야구 출신이야’라고 말하더라고요. 어쩌면 거기에 있던 아이들에겐 큰 꿈을 만들어줄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올해부터는 초딩 격파 시리즈를 라이브 중계 콘텐츠로 구상 중입니다. 최대한 이슈를 만들어 아이들의 야구 신규 유입을 유도하려고요.

동네 아이들과의 콘텐츠 외 다른 콘텐츠 방향도 궁금합니다.

여자야구에도 관심이 큽니다. 지난해 여름에 열렸던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 관련 콘텐츠도 제작했고요. 여자야구의 아기자기한 맛도 더 조명하고 싶습니다. 또 구상하는 게 60대 이상 실버야구단 어르신들이 야구하는 것도 재밌는 소재가 될 듯싶어요. 테니스공이나 병뚜껑으로 하는 야구도 관심이 있습니다. 꼭 프로야구만 야구가 아니잖아요. 동네에서도 다양하고 재밌게 야구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인기 정점에서 다음을 꼭 준비해야 하는 직업이 유튜버”

10만 구독자 이상을 달성할 경우 유튜브 업체에서 보내주는 실버 버튼 상패. 김남현 실장은 구독자 숫자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10만 구독자 이상을 달성할 경우 유튜브 업체에서 보내주는 실버 버튼 상패. 김남현 실장은 구독자 숫자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이제 유튜버는 이색 직업이 아닌 아이들도 선망하는 직업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야구 유튜버 위치에선 독보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유튜버가 절대 쉽지 않은 직업임을 잘 알고 계실 듯합니다.

‘유튜버’라는 직업이 이제 블루오션은 절대 아닙니다. 진짜 쉽지 않은 직업이에요. 너도나도 부업처럼 쉽게 뛰어드는 경향이 생겼는데 시작 전부터 철저한 전략과 향후 발전 방향성에 대한 엄청난 고민이 필요합니다. 무턱대고 시작하면 대부분 다 안 풀려요. 물론 잘 된다면 벌어들이는 수익은 다른 직종과 비교해 높은 편입니다. 연예인과 비슷한 점이 있어요.

어떤 점입니까.

인기 정점은 영원하지 않다는 거죠. 잘 풀리면 광고나 마케팅 수익이 엄청나게 들어오지만, 인기가 떨어지면 수익이 확 줄어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최고의 위치에 있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몇 년 전 인기 정점에 있다가 뚝 떨어진 유튜버의 얘길 들어보면 굉장히 괴로워하고 우울증까지 겪더라고요. 어느 정도 인기가 올라왔을 때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 활로를 개척해야 해요. 인기를 조금 얻으면 비슷한 콘셉트의 유튜버가 따라오고 결국 곧바로 레드오션이 되니까요. 무엇보다 구독자들이 원하는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야죠.

초심을 잃는 순간도 경계해야겠습니다.

단순히 구독자 숫자가 많아졌다고 자만하면 큰코다치는 겁니다. 더 잘 나가는 채널이 수두룩해요. 초심을 잃어버리면 안 돼요. 저희가 최고의 위치라는 생각은 버린 지 오래입니다. 사실 2년 전에 잠시 매너리즘에 빠지며 촬영이 즐겁지 않은 순간이 오더라고요. 다행히 지난해 더 다양한 사람들이 야구하는 걸 보여주려고 노력하니까 본연의 즐거움을 다시 찾았다고 할까요. ‘멘탈’ 관리도 정말 중요한 듯싶습니다.

그렇다면 야구 유튜버로서 향후 무엇을 더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우선 유튜버로서 제 가치를 끌어올려 동네야구 영상 콘텐츠를 더 널리 알려야 합니다. 모든 국민이 즐기는 동네야구를 만드는 게 첫 번째 꿈이고요. 그렇게 생활 체육 관점에서 야구를 더 넓게 보급하고 싶습니다. 또 국경을 넘어 최대한 많은 사람의 야구를 담으려고 노력하려고요. 일본야구 유튜버들과 협업 영상을 이미 찍기도 했고요. 미국과 타이완 야구팬들도 저희 콘텐츠에 관심을 어느 정도 보이더라고요. 야구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된 국가에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면 더 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로동네야구의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거죠(웃음).

우선 코로나19 사태가 잘 해결돼야 할 듯싶습니다. 프로동네야구 PDB 콘텐츠 제작 연기에 프로야구 개막도 미뤄져 야구팬들의 고통도 배가 됐습니다. 야구팬들에게 ‘톰톰’의 위로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일상에서 야구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4월에도 야구 경기를 못 하는 장면은 상상도 못 했으니까 저도 정말 답답합니다. 그래도 프로야구 개막이 곧 다가올 수 있으니까 야구팬들께서 힘을 내셨으면 좋겠고요. 코로나19 위협에서 벗어나 즐겁고 건강하게 야구를 즐기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저희 채널을 사랑해주시는 구독자 여러분들에게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동네에서 만나 다 함께 야구하는 날이 꼭 왔으면 합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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