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롯데 타선(사진=롯데)
꽉 막힌 롯데 타선(사진=롯데)

[엠스플뉴스=잠실]

8번의 득점권 찬스에서 나온 안타는 딱 하나. 반면 병살타는 세 번이나 나왔다. 안타는 두산의 두 배를 쳤는데 득점은 두산의 절반이다. 최근 5경기에서 단 7득점에 그치는 극심한 고구마 야구 속에 3연패, 개막 이후 21경기만에 처음 5할 승률이 무너진 롯데다.

롯데 자이언츠는 5월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즌 4차전에서 2대 4로 졌다. 이날 롯데는 총 10개 안타로 두산(5개)보다 두 배 많은 안타를 기록했다. 4사구도 4개를 얻어 3볼넷의 두산보다 많은 주자가 걸어나갔지만 홈으로 불러들이진 못했다.

롯데는 최근 4경기 동안 득점권 37타수 6안타 0.162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전날 삼성전에선 고졸 신인 허윤동을 상대로 3회까지 잔루만 8개를 남기는 변비야구 끝에 데뷔전 승리를 헌납했다. 허윤동이 잘 던져서 이겼다기보단 롯데가 못해서 진 경기였다.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한 이 날도 롯데 타선의 득점찬스 침묵은 계속됐다. 1회부터 무사 1, 2루에서 전준우의 병살타로 주자를 지우며 시작했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선 안치홍이 내야 땅볼로 물러나 잔루 2개를 남기고 무득점.

2회에도 2사 1, 2루에서 민병헌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3회엔 1사 1, 2루에서 안치홍이 중견수 뜬공에 그쳤고, 이어진 2사 1, 3루에선 한동희의 헛스윙 삼진으로 소득 없이 이닝이 끝났다.

이날 롯데의 첫 적시타는 0대 2로 뒤진 4회초에 나왔다. 2사 1, 2루에서 손아섭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그러나 2사 1, 2루에서 전준우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동점까지 만들진 못했다. 그리고 4회말 곧바로 1실점. 점수는 다시 2점 차로 벌어졌다.

5회 1사 1루에서 한동희의 병살타로 찬스를 날린 롯데는 6회초 공격에서 또다시 찬스를 맞았다. 무사 1, 3루의 대량득점 기회. 여기서 딕슨 마차도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낸 뒤 1사 1루 찬스가 이어졌다. 그러나 민병헌이 병살타로 물러나며 이닝 종료, 적시타 없이 1점을 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7회초 2사 1루에선 안치홍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 이닝 종료. 이후 8회와 9회엔 경기 내내 무수히 찾아왔던 찬스마저도 돌아오지 않았다. 뒷문이 약한 두산을 상대로 마지막 3이닝 동안 한 점도 못 내며 결국 패배. 10안타로 단 2점에 그치는 비경제적 야구를 펼친 롯데다.

반면 두산은 찬스마다 차곡차곡 적시타와 희생타를 날려 득점을 올렸다. 롯데 선발 노경은 상대로 3회엔 박건우의 적시 2루타, 호세 페르난데스의 적시타로 가볍게 2점을 먼저 얻었다. 2대 1로 쫓긴 4회말엔 1사 만루에서 박건우가 희생플라이를 날려 추가점을 올렸다.

7회말엔 바뀐 투수 오현택을 상대로 허경민이 시즌 2호 솔로포를 날려 4대 2로 달아났다. 5안타로 4득점 하는 경제적 야구. 두산이 승리하는 데는 4점이면 충분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최근 3연패, 10승 11패로 승률 5할이 무너졌다. 24일 키움전 2득점을 시작으로 삼성전 3경기 연속 1득점, 이날 2득점까지 최근 5경기 7득점에 그치는 등 득점력 부재가 심각하다. 특히 이날 득점권 8타수 1안타에 그치며 팀 득점권 타율은 0.218까지 내려갔다.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 롯데는 지난해도 득점권 타율 0.250으로 최하위에 그친 바 있다.

롯데가 득점 찬스에서 유독 부진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허문회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타격 접근법이 원인이란 분석도 있다. 실점 위기에선 투수들이 신중한 투구를 하는데, 공격적인 스윙으로 일관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지나친 부담감을 득점권 침묵의 원인으로 볼 소지도 있다. 롯데 투수 아드리안 샘슨은 “초반에 우리 팀이 타격감도 좋고, 투수진이 좋아 연승으로 시작했는데 첫 패배 이후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허문회 감독은 경기를 치르다 보면 점점 나아질 거란 생각을 드러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득점권 부진에 대한 질문에 허 감독은 “지금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선수들을 믿고 가야 할 시기”라며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는 법이다.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표현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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