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5월 마지막 날 10위 탈출 기회 잡았다
-최근 10G 5승 5패, 이흥련 영입과 함께 반등 시작?
-야수진 연쇄 부상 이탈로 어려움, 6월 부상자 복귀에 희망 건다
-살아난 ‘캡틴’ 최 정도 긍정적, “팀 분위기 최대한 밝게”

이적 뒤 첫 경기에서 3안타 1홈런 맹타를 휘두른 SK 포수 이흥련의 활약상에 팀 동료들도 활짝 웃었다(사진=SK)
이적 뒤 첫 경기에서 3안타 1홈런 맹타를 휘두른 SK 포수 이흥련의 활약상에 팀 동료들도 활짝 웃었다(사진=SK)

[엠스플뉴스]

시즌 첫 2연승에 이어 첫 3연승까지. SK 와이번스가 지긋지긋한 꼴찌 자리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당분간 변하지 않을 듯했던 리그 최하위 자리였다. 하지만, SK는 이제 9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차를 0.5경기 차로 좁혔다. 주말 시리즈 싹쓸이 승리를 확정 짓는다면 드디어 지긋지긋했던 숫자 ‘10’과 결별한다.

5월 30일 한화와의 맞대결에선 제대로 ‘흥’을 끌어 올린 SK의 경기력을 볼 수 있었다. 특히 29일 경기 뒤 두산 베어스와 2대 2 트레이드(투수 이승진-포수 권기영<->포수 이흥련-외야수 김경호)로 넘어온 포수 이흥련의 흥 넘치는 플레이가 인상 깊었다.

SK는 주전 포수 이재원의 사구 장기 부상으로 포수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포수 이현석과 이홍구 모두 1군 무대에서 수비와 공격에서 다소 아쉬움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흥련은 이적 뒤 첫 출전에서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흥련과 처음 호흡을 맞춘 SK 선발 투수 리카르도 핀토도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SK 포수 공·수 부족 갈증 채워준 이흥련의 첫 인상

이흥련은 주전 포수 이재원이 돌아오기 전까지 SK 안방을 지킬 전망이다(사진=SK)
이흥련은 주전 포수 이재원이 돌아오기 전까지 SK 안방을 지킬 전망이다(사진=SK)

5월 30일 경기 초반 0대 3으로 뒤지던 SK는 5회 말부터 8회 말까지 무려 9점을 몰아 기록하며 9대 3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6승 16패를 기록한 10위 SK는 7연패에 빠진 9위 한화(시즌 7승 16패)와의 경기 차를 0.5경기로 좁혔다. SK가 31일 문학 한화전에서 승리한다면 개막 뒤 처음 최하위 자리에서 탈출하게 된다.

이흥련의 트레이드 영입은 최근 SK가 가장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준 성과다. SK는 30일 기준 최다 폭투 리그 1위(15개)다. 올 시즌 리그 포수진 팀 타율에서도 SK는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0.219)에 이어 리그 9위(0.162)였다. 30일 경기에서 이흥련은 폭투 없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3안타 경기로 SK의 3연승을 이끌었다.

이재원이 돌아온다면 이흥련과 함께 팀 포수진에게서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SK 염경엽 감독은 우리 팀엔 즉시 전력감 포수가 필요했다. (이)흥련이를 (이)재원이가 돌아올 때까지 주전 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원이가 복귀하면 기존 백업 포수진인 이홍구·이현석과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수진의 안정화는 곧 마운드의 안정화도 뜻한다. 올 시즌 SK 선발 팀 평균자책은 4.49로 리그 6위의 성적이다. ‘10위’의 팀 성적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반등의 여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실제로 핀토는 점차 리그에 적응하는 흐름이고, 박종훈·문승원·김태훈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은 다른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라인업이다. 데뷔 7년 만에 1군 무대 첫 승을 거둔 이건욱도 선발진에서 꾸준한 호투를 기대할 젊은 피다.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닉 킹엄만 문제없이 복귀한다면 조금 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야수진 연쇄 이탈이 치명타, 6월 부상자 복귀에 희망 건다

야수진 연쇄 이탈에 SK 염경엽(오른쪽)의 마음이 타 들어갔다(사진=SK)
5월 야수진 연쇄 이탈에 SK 염경엽(오른쪽)의 마음이 타 들어갔다(사진=SK)

사실 가장 큰 문제는 팀 타선이다. 리그 팀 타율 최하위(0.239)에 팀 OPS(출루율+장타율) 9위(0.670)에 그치고 있다. 우선 팀 타선에서 부상 이탈자가 시즌 초반부터 쏟아진 탓이 크다. 이재원(사구로 엄지 골절)·채태인(옆구리 근육)·고종욱(발목)·한동민(정강이 골 타박)·김창평(왼쪽 어깨) 등 주전 타자들의 연쇄 이탈이 이어졌다. 시즌 개막 뒤 5월에 주전 타자 5명 이상이 부상으로 이탈한 건 SK가 유일하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부상 이탈자들이 돌아온다면 반등의 여지가 있단 점이다. 아직 시즌 22경기만을 소화한 SK엔 122경기나 남아 있는 상황이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공동 4위(KIA 타이거즈·키움 히어로즈)와의 격차는 5.5경기다. 아직 시즌을 포기할 수치는 절대 아니다.

야수 부상자들은 6월 내로 모두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정강이뼈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던 한동민은 재검진 결과 미세 골절이 아닌 타박상으로 나와 복귀 시점이 더 빨라질 분위기다. 최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표정이 어두웠던 염경엽 감독의 얼굴에 미소를 불러일으킨 소식이기도 했다.

염 감독은 팀 타선 부진과 관련해 해줘야 할 타자가 결국 해줘야 한다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해줘야 할 타자들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캡틴’ 최 정이었다. 5월 24일까지만 해도 시즌 타율 0.125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최 정은 이번 주중 시리즈부터 극적인 반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최근 5경기에서 최 정은 타율 0.467(15타수 7안타) 1홈런 7타점 6볼넷으로 완벽하게 살아났다.

개인과 팀 동반 부진에 멘탈 흔들렸던 캡틴 최 정

최 정은 5월에 캡틴 완장의 무게감을 제대로 느꼈다(사진=SK)
최 정은 5월에 캡틴 완장의 무게감을 제대로 느꼈다(사진=SK)

개인 성적 부진과 팀 성적 부진이 겹쳐 주장으로서 ‘멘탈’이 흔들렸던 최 정에겐 개인과 팀 동시 반등 소식이 더욱 반갑다. 최 정은 “그 어느 시즌보다 부담감이 크게 느껴진다. ‘멘탈 관리’가 쉽지 않다. 나 혼자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다. 또 내가 못하고 있는데 팀까지 부진하니까 이중고로 다가온다. 이렇게 힘들 줄은 예상 못 했다. 주장으로서 신경 쓰이는 게 정말 많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성적 부진에도 SK 선수단은 팀 분위기를 최대한 밝게 유지하고자 노력 중이다. SK 투수 김태훈은 5월 30일 경기 선발 등판 전 커피 60잔을 팀 동료들에게 돌렸다. 커피에 힘을 얻은 SK 야수진은 7득점을 선물하며 김태훈의 시즌 첫 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전 연습 시간 라커룸과 복도에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 ‘흥’을 끌어 올리고자 했다.

최 정은 좋지 않은 팀 성적에도 선수들이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훈련장에선 최대한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라커룸이랑 복도까지 화려한 조명 아래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고 훈련에 임한다. 최대한 좋은 기분으로 그라운드에 나가려고 한다. 앞으로 나와 팀 모두 다시 제 자리에 올라갈 거로 믿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SK는 지난해와 비교해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적으로 전력이 다소 약해졌단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승률 0.273로 최하위까지 떨어질 전력은 분명히 아니라는 게 현장의 시선이다. 만약 최하위에서 탈출하며 5월을 마무리한다면 SK에 올 시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솟아날 구멍이 보인다면 SK 벤치와 선수단도 더욱 힘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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