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상대 절대 강자 이승호(사진=엠스플뉴스)
두산 상대 절대 강자 이승호(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고척]

꽉 막혔던 ‘1승’ 혈이 뚫리니 모든 것이 순조롭다. 키움 히어로즈 영건 이승호가 지난해 챔피언 두산 베어스와 시즌 첫 맞대결에서 눈부신 호투로 2연승을 기록했다. 두산 상대 4연승 행진으로 ‘곰 사낭꾼’ 면모도 과시했다.

이승호는 6월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상대 시즌 1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키움은 이승호의 호투와 14안타 11득점을 쏟아부은 타선의 폭격에 힘입어 두산을 11대 2로 대파하고 리턴매치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출발은 다소 아쉬웠다. 1회초 1사후 호세 페르난데스의 2루타와 오재일의 진루타로 2사 3루. 여기서 김재환의 1루 땅볼 때 이승호의 베이스커버가 다소 늦어 타자 주자가 세이프, 그 사이 페르난데스가 홈을 밟아 두산이 선취점을 뽑았다.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승호는 최주환을 3구 삼진으로 잡고 추가 피해 없이 1회를 마쳤다. 2회에는 더 안정적인 투구로 삼자범퇴. 그러자 키움 타선이 응답했다. 2회말 박병호의 볼넷과 1사 후 나온 허정협의 안타, 이어진 이지영의 2타점 2루타로 2대 1로 경기를 뒤집었다.

타선의 도움에 힘을 받은 이승호는 3회 1사 1, 2루와 4회 무사 1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5회는 삼자범퇴. 5회말 키움 타선이 다시 한 번 폭발했다. 1사 후 3타자 연속 안타와 상대 투수 유희관의 실책, 이정후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2점을 달아나 4대 1을 만들었다.

키움은 6회말에도 박동원의 2루타-이지영의 희생플라이로 1득점, 7회말엔 타자일순하며 6점을 추가해 11대 1로 멀찍이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키움은 7회 김태훈, 8회 문성현, 9회 조덕길을 차례로 투입해 두산의 추격을 뿌리쳤다. 11대 2 키움의 대승. 두산과의 게임 차를 2.5경기 차로 벌리며 2위 자리를 굳건히 다진 키움이다.

선발 이승호는 6이닝 동안 볼넷 없이 5피안타 1몸에맞는볼 삼진 5개를 잡아내며 1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총 투구 수는 87구. 평소보다 커브(15구), 슬라이더(18구), 체인지업(16구) 등 변화구를 빠른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구사해 패스트볼에 포커스를 맞춘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올 시즌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이승호다. 25일 LG전 첫승 전까지 8경기에서 단 1승도 없이 2패만 기록하며 지독한 불운에 울었다. 특히 고척 홈에선 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만 기록했다. 타선의 득점지원도 3.72점으로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시즌 첫 승을 계기로 자신감이 생겼다. 이날도 강팀 두산 상대로 내내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승리가 없는 동안 좀처럼 도와주지 않았던 타선도 이날은 두 자릿수 득점으로 아낌없는 지원을 베풀었다.

두산 상대 절대 강세도 이어갔다. 지난 시즌 두산전에서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 2.52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이승호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5.1이닝 2실점으로 키움 선발 중에 유일하게 호투를 펼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날도 시즌 첫 대결부터 최고의 호투를 펼치며 두산 킬러의 능력을 다시 증명해 보였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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