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완 유원상과 좌완 조현우(사진=KT)
우완 유원상과 좌완 조현우(사진=KT)

[엠스플뉴스=수원]

시즌 초반 정신없이 널뛰었던 KT 위즈 불펜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간다. 좌완 조현우와 베테랑 우완 유원상의 호투로 불펜 에이스 주권의 부담이 줄었다. 퓨처스에서 불펜 변신을 준비 중인 김민, 임시선발과 롱릴리프를 오갈 예정인 조병욱 등 원군도 있다.

KT 위즈는 7월 2일 잠실 LG 트윈스 전에서 4대 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초반 2대 0으로 앞서다 5회 3실점 역전을 허용했지만, 6회부터 불펜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8회 동점, 10회 역전에 성공한 KT는 10회말을 김재윤이 잘 막아내 원정 3연전을 우세시리즈로 끝냈다.

이날 KT는 6회 조현우가 올라와 LG 상위타선 좌타자 셋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7회부터는 유원상이 2이닝을 책임졌고, 주권이 9회를, 마무리 김재윤이 10회를 틀어막았다. 이날뿐만 아니라 최근 KT 불펜 전체적인 투구 내용이 좋다. 최근 5경기 불펜 평균자책 2.95로 같은 기간 KIA(0.84) 다음으로 좋은 기록이다. 줄곧 꼴찌였던 불펜 평균자책도 5.97로 올 시즌 처음 6점대 아래로 낮췄다.

KT 불펜 안정엔 좌완 조현우와 우완 유원상의 역할이 적지 않다. 군산상고 에이스 출신 조현우는 2014년 KT 창단 멤버로 입단, 오랜 담금질을 거쳐 올 시즌 1군 투수로 올라섰다. 좌완에 140km/h 안팎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조현우는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188로 강점이 있다. 마땅한 좌완불펜이 없어 우완 주권이 좌타자 상대를 도맡아온 불펜에서 요긴한 자원. 이강철 감독이 2일 경기에서 주권을 조기 투입하지 않고 아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베테랑 우완 유원상은 오랜 침체를 끝내고 올 시즌 재기에 성공했다. LG 시절인 2014년 16홀드를 마지막으로 부상과 재활,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는 20경기에 등판해 23이닝 평균자책 3.13으로 활약이 좋다.

주무기인 컷패스트볼 구속 향상에 작년부터 던지기 시작한 스플리터 효과가 좋다. 좌우 타자를 고루 잘 공략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최근 2경기 연속 2이닝을 책임지며 KT 불펜 부담을 덜었다. 이강철 감독도 3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유원상이 7회를 적은 개수로 막아줘 1이닝을 더 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퓨처스에선 김민이 불펜 변신을 준비 중이다. 김민은 지난해 입단과 함께 선발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올 시즌 초반 심한 부진을 겪었다. 타순 첫 바퀴 때는 피안타율 0.159로 잘 던지지만, 두 바퀴(0.444)부터 난타당하는 게 문제다. 짧은 이닝을 던지는 불펜에선 빠른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피칭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퓨처스에서는 3경기 연속 1이닝을 던졌다.

임시선발 조병욱도 당분간 불펜 역할을 할 전망. 2일 선발등판해 5이닝 3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준 조병욱은 소형준 등 기존 선발투수가 복귀하면 불펜으로 자릴 옮길 예정이다. 롱릴리프 역할을 하다 선발진에 구멍이 나면 임시선발로 나서는 형태의 기용이 예상된다.

시즌 초반 이대은-김재윤의 잇단 마무리 실패로 주권 한 명이 짊어진 짐이 무거웠던 KT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서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고, 보직 변경이 효과를 발휘하며 조금씩 불펜이 자릴 잡아가는 흐름이다. 공격력은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KT. 뒷문만 안정되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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