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사진=엠스플뉴스)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고척]

“우리 팀 선수라서가 아니라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보유한 레전드고, 마흔 살 넘어서까지 큰 사고 없이 묵묵히 걸어온 친구다. 은퇴투어를 마련하면 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의 ‘은퇴투어’에 찬성의 한 표를 던졌다. 8월 8일 오전 LG 구단과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이 박용택의 은퇴투어를 준비 중이란 소식이 전해진 뒤 야구팬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박용택의 개인 기록와 팀 공헌을 들어 찬성하는 의견도 많지만, 일각에선 우승 경험과 국가대표 경험 부족을 이유로 ‘은퇴투어를 할 정도는 아니다’란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 상대 1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감독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라고 반문한 뒤 “하는 쪽이 맞지 않나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류 감독은 “안 그래도 야구장에 오면서 관련 기사를 읽었다. 반대 이유로 국가대표로 활약이 없었다 등을 거론하더라”며 “우리 팀 선수라서가 아니라 박용택은 국내 최다안타 기록을 보유한 선수고 마흔 넘어서까지 큰 사고 하나 없이 묵묵히 걸어온 친구”라고 두둔했다. 이어 “팬들이나 구단에서 은퇴투어를 마련한다면, 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했다.

은퇴 예고와 은퇴 투어는 류중일 감독이 현역으로 활약한 1980, 90년대까지만 해도 없었던 이벤트다. 류 감독은 “우리 때는 은퇴식이나 투어 같은 행사는 없었다. 시즌 전에 예고하고 은퇴하는 경우도 없었고, 시즌이 끝나면 은퇴했다. 경기 전에 기념 배트를 전달받는 정도가 다였다”고 했다.

국내 1호 은퇴투어의 주인공은 삼성 레전드 이승엽(SBS 해설위원)이다. 이승엽은 2017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예고한 뒤 9개 구단 상대 마지막 원정경기마다 선물을 받고, 추억을 떠올리는 특별한 행사를 했다. 이후 한동안 마땅한 대상자가 없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박용택이 은퇴를 예고하며 ‘2호’ 은퇴투어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1호 이승엽도 2호 박용택도 둘 다 류중일 감독 아래서 활약한 선수란 공통점이 있다. 두 선수에 대해 류 감독은 “둘 다 성실하고 야구밖에 모른다. 이승엽만 해도 국민타자로 이름을 날릴 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겠나. 술·담배도 안 하고 야구장과 집만 오가며 생활했다. 박용택도 그런 케이스”라고 했다.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박용택도 은퇴투어 자격이 충분한 선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 류 감독이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LG는 다시 베스트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른다. 홍창기(중견수)-오지환(유격수)-채은성(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김민성(3루수)-로베르토 라모스(1루수)-이형종(좌익수)-유강남(포수)-정주현(2루수)로 이어지는 타순이다.

류 감독은 “사실 오늘 오더를 짜면서 이형종을 1번으로 넣을지, 홍창기를 1번으로 넣을지 약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류 감독은 “이형종이 어제 1번으로 나와서 2안타를 때렸다. 마침 상대 선발이 왼손(에릭 요키시)라 이형종을 1번으로 써야 할지 고민했다”며 “이형종은 초구부터 치는 스타일이라 1번 타순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더라. 1번은 전략적으로 다음 타자가 많은 공을 볼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홍창기를 1번에 배치한 이유를 설명했다.

선발투수는 신인 좌완 김윤식이다. 류 감독은 “김윤식과 경기 전 잠깐 마주쳐서 ‘편하게 던지라’고 해줬다. 너무 잘 던지려고 하지 말고, 도망가지 말고 즐기면서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김윤식이랑 이민호 경기는 편하게 본다. 대학교로 치면 이제 1학년인 나이인데 둘 다 얼마나 잘하고 있나. 베테랑 선수들 상대로 떨릴 만도 한데 정말 잘해주고 있다. 맞더라도 괜찮다. 투수는 그렇게 맞아가면서 크는 법이다.” 신인 투수의 씩씩한 투구를 기대하는 류 감독의 말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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