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로 이적한 김태진(사진=NC)
KIA로 이적한 김태진(사진=NC)

[엠스플뉴스]

다른 팀에 가면 충분히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다.

최근 2대 2 트레이드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김태진은 NC 다이노스 시절 ‘딴 팀 가면 주전감’이란 평가를 듣곤 했던 선수다.

2014년 입단할 때부터 큰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뛰어난 컨택트 능력에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란 평가를 들었다. 입단 2년 차인 2015년엔 퓨처스리그 86경기에서 타율 0.402(1위)에 4홈런 14도루로 펄펄 날았다. 쟁쟁한 선수들만 모인 경찰야구단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하며 2017년 0.328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1군 무대에선 좀처럼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NC 주전 내야진의 높은 벽에 가로막혔다. 주포지션이 2루엔 비슷한 스타일의 박민우가 버텼고, 3루엔 베테랑 박석민이 있었다.

외야까지 영역을 확장한 2019시즌 데뷔 후 최다인 123경기에 출전하며 운이 트이나 했지만, 올 시즌 초반 부진 속에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났고 부상까지 겹치면서 1군 자릴 잃었다.

이번 KIA 이적은 김태진에게 절호의 기회다. 야수진 뎁스가 두꺼운 NC와 달리 KIA는 1군 내야진 사정이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지난 시즌 이범호의 은퇴, 오프시즌 안치홍의 이적으로 내야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류지혁을 데려왔지만 몇 경기 뛰지도 못하고 부상으로 이탈했다. 주전 2루수 김선빈도 부상이 잦아 불안감을 키웠다. 내야 보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김태진의 합류는 KIA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태진은 컨택트 능력과 근성 있는 플레이가 장점이다(사진=NC)
김태진은 컨택트 능력과 근성 있는 플레이가 장점이다(사진=NC)

김태진이 ‘딴 팀 가면 주전’이란 평가를 KIA에서 현실로 만들려면 우선 수비에서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2루, 3루,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지만 확실한 자기 포지션을 만들지 못했다.

‘수비가 약하다’는 선입견은 NC 시절 김태진이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기회를 받지 못한 원인이 됐다. 어느 포지션이 됐든 수비에서 안정감과 믿음을 보여야 지속적인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김태진은 지난 시즌 2루에서 타구처리율 95%를, 올해도 95.24%의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80%, 올해 89.66%에 그친 3루 타구처리율보다는 2루에서 좀 더 믿음직한 수비를 보여준 김태진이다.

공격에선 장점인 컨택트 능력을 살리면서 기복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KIA 내야진에서 평균 이상 공격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김선빈(OPS 0.857) 정도. 나주환(0.685), 박찬호(0.578), 김규성(0.502) 등 다른 내야수들은 리그 평균 이하의 공격 수치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공격력이 좋은 류지혁은 최근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언제 복귀할지 기약 없는 상황이다.

김태진은 2018시즌 20경기에서 타율 0.355를, 지난해 123경기에서 0.275의 타율을 기록하며 컨택트 능력을 증명했다. 다만 체구가 작다 보니 타구속도는 그리 빠른 편이 아니다. 발이 빠를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주력도 평균 수준이라 내야안타로 타율을 올릴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정확한 타격으로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어야 꾸준히 많은 안타를 생산할 수 있다.

NC에선 포지션 이동이 잦고 출전 기회가 불규칙하다 보니 타격감을 꾸준히 이어가기 쉽지 않았다. KIA에서 기회가 주어질 동안 타격에서 얼마만큼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지가 중요하다. 조계현 단장도 “김태진이 온다면 분위기 동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태진은 오른발목 부상으로 7월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간 뒤 아직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4주간의 재활을 무사히 마치고 이번 주말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조율할 예정이다. KIA는 김태진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1군 복귀 시점을 잡을 계획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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