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4승을 거둔 데스파이네(사진=KT)
시즌 14승을 거둔 데스파이네(사진=KT)

[엠스플뉴스=인천]

KT 위즈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프랜차이즈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시즌 14승째로 역대 KT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의 주인공이 됐다. 2000년 이후 개인 한 시즌 최다 선발등판 기록에도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섰다.

데스파이네는 9월 20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 상대 시즌 13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비자책 1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거뒀다. KT는 데스파이네의 호투와 경기 후반 폭발한 타선에 힘입어 10대 2로 승리,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데스파이네는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피칭으로 SK 타자들을 가지고 놀았다. 2회 내준 볼넷과 안타 1개, 4회 내준 볼넷 외엔 나머지 이닝을 전부 삼자범퇴로 잡아냈다. 탈삼진은 3개에 불과했지만 팔각도와 구종, 구속을 수시로 바꿔가며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흩트렸다. 최고 154km/h 속구와 140km/h대 커터에 슬러브와 느린 커브를 섞어 방망이 중심을 피해갔다.

2점 리드를 업고 마운드에 오른 데스파이네는 1회부터 산뜻하게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오태곤과 최정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내야 땅볼로 마무리지었다.

2회가 이날 경기 처음이자 마지막 위기였다. 제이미 로맥의 스트레이트 볼넷과 오준혁의 안타로 무사 1, 3루. 여기서 3루쪽 땅볼 타구를 황재균이 옆으로 빠뜨려 3루 주자 득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데스파이네는 김창평을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잡고 단숨에 2아웃을 만들었다. 추가 실점 없이 한 점 리드를 그대로 지켰다.

3회를 삼자범퇴로 잡은 뒤엔 4회 선두타자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내 다시 위기. 여기서 로맥-오준혁-김강민을 차례로 범타로 잡아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5회와 6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데스파이네는 7회부터 좌완 하준호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임무를 마쳤다. KT는 7회 조용호의 2루타로 추가점을 낸 뒤, 8회 강백호의 적시타와 문상철의 3점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10대 2로 승리, 최근 5연승과 SK전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SK 상대 11승 2패 압도적인 우위도 유지했다.

6이닝을 자책점 없이 호투한 데스파이네는 선발승을 챙겼다. 시즌 14승째로 2019년 윌리엄 쿠에바스(13승)를 넘어 KT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수립했다. 또 NC 드류 루친스키(15승)를 1승 차로 바짝 추격해 다승왕 타이틀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데스파이네는 남은 시즌 또 다른 기록에도 도전한다. 이날 경기 포함 데스파이네는 시즌 27경기에 선발등판해, 144경기로 환산하면 시즌 35경기에 해당한다. 2001년 SK 페르난도 에르난데스의 34경기를 넘어 2000년 이후 선발투수 한 시즌 최다 등판 기록도 가능한 페이스다.

경기후 이강철 감독은 “오늘 선발 데스파이네가 에이스로서 역할을 다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이 1실점으로 잘 막아줬다”며 “데스파이네의 KT 역대 한시즌 최다승을 축하하고, 한주간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랜차이즈 기록을 세운 데스파이네는 “오늘 승리로 팀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해 기쁘다. 개인적인 기록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고,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5일턴으로 등판한 지난 경기 부진 이후 4일턴으로 나온 이날 경기에서 호투를 펼친 데 대해서는 “시즌 초반부터 4일턴을 유지하고 있는데, 월요일 휴식일로 인해 5일턴이 되었을 때 다른 방법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어 “팀 불펜도 현재 잘 해주고 있어, 내가 부담 없이 내가 맡은 이닝에 더 집중해서 던지고 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내 휴식과 회복, 컨디션 유지에 신경을 많이 써주어서 좋은 모습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팀의 승리를 위해 애쓰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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