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2차 2라운드에서 선택한 나승엽(사진=엠스플뉴스)
롯데가 2차 2라운드에서 선택한 나승엽(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파격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진출 선언으로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했던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을 2차 2라운드 1순위로 지명했다. 만약 계약에 성공하면 ‘1라운드급’ 대어 세 명을 한꺼번에 손에 넣는 대박이 기대된다.

롯데는 9월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2021 KBO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1순위 김진욱(강릉고)에 이어 2라운드에서 나승엽을 지명했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고교 좌완 최대어에 이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선택을 한 롯데다.

나승엽은 원래 롯데의 유력한 1차지명 후보였다. 동일 학교 동일 권역 복수 1차지명 불가 조항에 따라 지난해 최하위 롯데에 서울권 선수 나승엽을 지명할 찬스가 주어졌다. 그러나 1차 지명을 앞두고 나승엽이 미국 진출을 선언했고, 이에 롯데는 나승엽 대신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지명해 약점인 포수 포지션부터 보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국제계약이 내년 1월 16일 이후로 미뤄지면서 나승엽은 2차 지명을 앞둔 시점까지 미계약 상태로 남았다. 이에 2차 지명을 앞두고 몇몇 구단이 1라운드에서 나승엽을 지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부 구단은 3라운드 이후 나승엽이 남아있으면 지명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1라운드에서 나승엽의 이름을 부른 구단은 없었다. 나승엽 지명설이 나왔던 팀들은 계약 불발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다른 포지션 선수를 선택했다. 그런데 2라운드 시작과 함께 롯데가 나승엽을 지명해 허를 찔렀다. 결국 돌고 돌아 애초 유력 행선지였던 롯데의 선택을 받게 된 나승엽이다.

롯데로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픽이다. 만약 나승엽에게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한다면, 롯데는 김진욱과 손성빈에 더해 나승엽까지 1라운드급 대어 셋을 한꺼번에 손에 넣게 된다. 각각 차세대 좌완 에이스, 주전 포수, 중심타자로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물론 나승엽이 예정대로 미국에 가면, 롯데는 2라운드 지명권을 날리게 된다.

한편 롯데는 나승엽 이후 3라운드 경남고 김창훈, 4라운드 라온고 송재영, 5라운드 야탑고 우강훈, 6라운드 강릉영동대 정우준, 7라운드 개성고 이병준, 8라운드 서울고 최우인, 9라운드 제물포고 김정주, 10라운드 부경고 권동현 등 투수만 8명 연속 지명했다.

이 가운데 서울고 최우인은 올해 전까지만 해도 서울권 1차 지명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선수. 올해 성적이 좋지 않고 구속이 크게 하락한 상태긴 하지만, 신체조건과 잠재능력이 좋아 프로에서 어떤 모습으로 커나갈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이 또한 하나의 승부수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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