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타수 무안타에 그친 호세 페르난데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5타수 무안타에 그친 호세 페르난데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리그 최약체 팀이다. 승률 2할대로 10개 팀 중에 최하위, KBO 역사상 첫 100패 팀이 될 위기다.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 팀들에겐 승수 자판기였다. LG는 한화 상대로 내리 9연승을 달렸고 키움도 한화와 첫 6번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그러나 유독 두산 베어스만 한화를 만나면 고전했다. 한화가 역대 최다 타이 18연패 수렁에서 탈출한 경기도 두산전이었다. 두산은 6월 13일 대전 경기에서 서스펜디드 게임 끝에 한 점 차로 졌고, 이어진 14일 경기에서도 한 점 차 패배. 한화에 연승이란 것을 선사했다.

두산은 9월 22일과 23일 대전 2연전에서 다시 한번 한화에 연패를 당했다. 22일 경기 완패에 이어 23일에도 초반 대량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 한화전 상대 전적이 4승 5패 열세로 뒤바뀌었다. 리그에서 한화에 상대 전적 열세인 팀은 두산과 삼성(6승 1무 5패) 두 팀뿐이다.

전날 경기의 답답한 흐름이 23일까지 이어졌다. 1회초 박건우가 선두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타 불발로 무득점. 2회에도 선두타자 2루타가 터졌지만 득점은 없었다. 22일 경기 1, 2회 선두타자 출루 뒤 병살타로 득점에 실패한 악몽이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내야 할 점수를 못 낸 대가는 컸다. 두산은 1회말 선발 김민규가 마운드에 올라오자마자 볼넷-안타-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브랜든 반즈에게 2구째 던진 낮은 슬라이더가 좌측 담장 넘어가는 만루포가 되면서 단숨에 4실점. 올 시즌 만루포가 단 한 개도 없던 한화 타선에 첫 번째 그랜드슬램을 선사했다.

송광민의 3루타까지 터지면서 1점을 추가로 내줘 1회에만 5실점. 1회 득점 리그 꼴찌(113경기 27차례), 1회 빅이닝 리그 꼴찌(5차례) 한화 타선에게 1회 5대 0 리드라는 낯선 경험을 안겨줬다.

두산만 만나면 경기가 술술 풀리는 한화는 빗맞은 타구도 수비수가 없는 곳에 가서 떨어졌다. 3회 최진행의 적시타는 빗맞아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땅볼 타구였지만 2루수와 1루수 사이로 향했다. 4회 하주석의 좌전안타로 비껴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졌다.

반면 한화만 만나면 꼬이는 두산은 매 이닝 찬스를 잡고서도 득점에 실패했다. 대량득점 찬스에선 ‘한 방’이 터지지 않아 소량득점에 그쳤다. 4회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2루쪽 땅볼로 이날 첫 득점, 6회초 1사 만루에서도 정수빈의 희생플라이로 4대 6을 만든 뒤 호세 페르난데스가 내야땅볼에 그쳐 더 이상 따라붙지 못했다. 페르난데스는 5타수 무안타 침묵.

7, 8회 무득점에 그친 두산은 9회초 정우람 상대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정수빈의 안타와 1사 후 김재환의 2루타로 5대 6. 그러나 여기서 앞서 4타수 4안타를 때린 최주환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김재호의 볼넷 출루 뒤엔 허경민이 유격수 땅볼에 그쳐 결국 한 점 차로 무릎을 꿇었다. 5대 6 한화의 승리.

한화에 2연패를 당한 두산은 이날 6위 KIA, 7위 롯데의 패배에도 승차를 벌리지 못했다. 6위 KIA와는 그대로 0.5경기 차. 한화전 상대 전적도 4승 5패 열세가 됐다. 반면 한화는 두산을 잡고 3연승, 5월 30일 이후 처음으로 승률 3할대(0.303)를 회복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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